僧伽의 信行方向

이 태 원
중앙승가대 교수

  목 차
Ⅰ. 문제의 소재
Ⅱ. 승가의 의무
Ⅲ. 승가가 지향해야 할 신행
Ⅳ. 승가의 질서 유지
Ⅴ. 현실에 맞는 수행법
Ⅵ. 결 론

Ⅰ. 문제의 소재

  信行이란 하나의 이상적인 목적을 향하여 진리를 굳게 믿고 실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것을 일본 淨土眞宗에서는 信行이란 信心, 즉 아미타불의 본원을 믿는 것을 信이라 하고, 아미타불을 부르고 염하는 念佛을 行이라 하였다. 그리하여 信과 行이 서로 여의면 안된다고 하여 信行不離를 주장하였다. 이것은 정토신앙을 근본으로 하는 하나의 종파에서 주장한 것으로 원래의 본 의미는 순수하게 부처님의 모든 교설을 믿고 실천하는 종교생활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出家僧과 在家者의 신행을 따로 분류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다시 말하면 승가만이 갖고 있는 신행을 규명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불교의 신행은 주로 參禪과 念佛, 呪力·看經·懺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四部大衆이 똑 같이 실천하는 수행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가지고 승가만의 신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고민을 갖게 된다. 그래서 本考에서는 먼저 僧伽란 범위와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고, 初期敎團에서는 어떠한 절차에 의해 승가만이 수행하였고, 이 수행이 오늘날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논할까 한다.
  석존의 가르침을 믿고 있는 단체를 흔히들 敎團이라 말한다. 이 '敎團'이라는 술어에 대해 정의하면 {佛敎大辭彙}1)에서는 "同一한 敎義를 받드는 집단으로 범어의 僧伽(sa gha)2)는 곧 이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설명에 의하면 敎團과 僧伽(sa gha)를 동일시하였고, 승가라는 것은 동일한 교의를 받드는 승려들의 집단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아마도 넓은 의미로 在家信者를 포함한 僧伽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범어에서 말한 sa gha의 술어 가운데는 재가신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즉 僧伽라고 하는 것은 出家修行者를 통제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專門僧侶集團이고, 재가신자는 이 出家修行者의 집단에 귀의하고 신뢰하면서 福田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석존이 탄생한 이후 25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하여 佛敎徒를 보면 재가신자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승가에 포함시켜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본다. 이 점에 관해서 우이하꾸쯔박사는 "승가의 내용에는 좁은 뜻과 넓은 뜻이 있다. 좁은 뜻의 승가는 출가자만의 집단이지만 넓은 뜻의 승가는 재가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3)고 하였다. 즉 불교에서 말하는 승가란 불교 집단을 지칭한 말로 불교도 전부를 포함시켜서 생각할 수도 있으나 초기 교단의 승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律藏에서 승가란 단어를 사용한 예를 먼저 열거하고, 뒤에 四衆, 五衆, 七衆에 대해서 논해 보기로 한다.
  먼저 {摩訶僧祗律}에서는,僧이란 여덟 가지가 있는데 比丘僧·比丘尼僧·客僧·去僧·舊住僧·安居僧·和合僧·不和合僧 등이다.4)

라고 하여, 여덟 가지 僧을 열거하고 있다. 여기서 客僧이란 먼 지방에서 온 승려이고, 去僧은 이 精舍에서 다른 지방으로 간 승려를 말한다. 舊住僧이란 이 精舍(住處)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 승려이고, 安居僧은 이 정사에서 安居하여 수행 정진한 승려를 말하며, 그리고 화합한 승려를 和合僧, 화합치 못한 승려를 不和合僧이라 하였다. 여기에서 客僧이하는 비구승과 비구니승들이 어떻게 활동했느냐 하는 것과, 집단 생활을 어떻게 하였느냐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출가한 승려를 승가로 보았음을 알 수 있다.
또 {十誦律}에서는,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시기를 僧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無　愧僧, 둘째는 　羊僧, 셋째는 別衆僧, 넷째는 淸淨僧, 다섯째는 眞實僧이다.5)

라고 하여, 승려를 다섯 가지로 구분하였다. 즉 無　愧僧이란 具足戒를 破戒한 比丘, 　羊僧이란 머리가 鈍根한 사람으로 지혜가 없는 비구, 別衆僧이란 同一한 界內에서 따로 　磨(kamma)6)를 한 승려의 집단, 淸淨僧이란 具足戒를 잘 지키는 비구, 眞實僧이란 學과 無學人의 비구다. {십송율}에서 구별하는 測度는 승려들이 具足戒를 지키고 참회하며 지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구분한 것이며, 또 僧團內에서 同一하게 함께 　磨를 실시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승가는 따로 승려들의 집단을 만들어 　磨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한 사원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승려는 한 곳에 모여 갈마를 해야 하며, 청정하게 화합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승가의 화합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根本薩婆多部律攝}에서는,僧伽를 말하면 모두 아홉 가지가 있는데 無恥僧伽·有恥僧伽·恥無恥僧伽·順理僧伽·非理僧伽·理非理僧伽·未脫僧伽·己脫僧伽·脫未脫僧伽이다.7)

라고 하여 아홉 가지 僧伽를 말하고 있다. 이 분류는 승가의 行業과 깨달음의 깊이에 의한 것이다. 즉 惡業을 짓고 부끄러움을 갖고 참회했느냐 안했느냐 하는 것과, 부처님의 진리에 隨順했느냐 안했느냐 하는 것, 그리고 解脫했느냐 안했느냐 하는 것에 의해 구별한 것이다. 이 밖에 {四分律}에서는 比丘僧·比丘尼僧·二部僧·四方僧·結內僧·同　磨僧8) 등 여섯 가지가 열거되어 있고, {毘尼母經}에서는 凡夫僧, 聖人僧, 　愧僧, 無　愧僧9) 등 네 종류로 구별하고 있다. 또 다른 律藏에서는 現前僧伽·安居僧·四比丘僧·五比丘僧·十比丘僧·二十比丘僧 등 여러 가지 승가의 종류를 열거하고 있다.
  이상의 설을 보면 在家者에 대해서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고 出家者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초기 원시불교 시대에 교단의 구성원은 주로 출가자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다는 것을 엿볼 수 있고, 둘째는 율장에서 부처님이 승가의 종류를 말씀하실 때 듣는 대상이 출가자들이었고, 또 출가자를 중심으로 교단을 운영하고 재가자는 출가자의 생활을 돕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출가자를 중심으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석존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수행 집단에 관여하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그들의 수행을 도우면서 그들이 증득한 진리를 듣는 것에 그쳤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폭넓게 조사하면 四衆·五衆·七衆이란 술어를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서 '衆'이란 복수를 가르키는 말로서 比丘衆 하면 비구의 복수이며, 比丘尼衆 하면 비구니의 복수를 말하고, 優婆塞衆 하면 남자 신자인 淸信士의 복수를 말하며, 優婆夷衆 하면 여자 신자인 淸信女의 복수를 말한다.
  {十誦律}에서는 "復有四衆比丘衆比丘尼衆優婆塞衆優婆夷衆云云"10)이라 하였으며, {毘尼母經} 제6권에서는 "衆者有四衆比丘衆比丘尼衆優婆塞衆優婆夷衆云云"11)이라 하여 '衆'字를 붙여 복수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상에 의하면 比丘(bhik u)·比丘尼(bhik uni)·優婆塞(up saka)·優婆夷(up sik ) 등은 複數를 지칭한 것이 분명하나 '衆'字가 없는 경우도 엿보인다.
  {중아함경}에서는 "我爲四衆比丘比丘尼優婆塞優婆私所敬衆云云"12)이라 하였고, {五分律}에서는 "爲諸四衆比丘比丘尼優婆塞優婆夷國五大臣云云"13)이라 하여, 比丘比丘尼優婆塞優婆夷 아래에 '衆'字가 없이 단수로 되어 있다. 여기서 四衆이란 말은 비구 이외에 세 종류가 더 있기 때문에 衆이란 말이 있는 것 같지만 비구 아래에 衆이란 글자가 없어도 比丘衆과 같은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衆이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외에 '四衆'이란 술어를 조사해 보면 {법화경}·{대반열반경}·{아함경}·파-리경전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四衆은 석존의 在世時부터 敎團을 유지하는데 불가분의 관계를 가졌던 것 같다. 이 四衆이 승가를 의미한다는 뜻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러기에 초기 교단 가운데 순수한 승가는 비구 승가와 비구니 승가다. 다시 말하면 出家衆은 比丘·比丘尼·式叉摩那·沙彌·沙彌尼등 5衆이지만 沙彌는 比丘僧伽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단계이기에 비구승가에 포함되고, 式叉摩那와 沙彌尼는 비구니승가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단계이기에 비구니승가에 포함된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승가의 신행방향'의 승가는 초기 교단에서 말하는 출가자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의무가 무엇인가를 논해 볼까 한다.

Ⅱ. 승가의 의무

  승가인 비구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보면 승가의 의무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먼저 비구란 뜻을 살펴보면 비구란 음식을 구걸하는 사람(乞士), 번뇌를 부수는 사람(破煩惱), 깨끗이 계를 지키는 사람(淨戒), 악을 파하는 사람(破惡) 등으로 번역된다. 이러한 의미가 승가인들이 실천해야 할 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비구의 종류에 대해서 {사분율}14)에서는 名字比丘15)·相似比丘16)·自稱比丘17)·善來比丘18)·三歸依比丘19)·乞求比丘20)·着割截衣比丘21)·破結使比丘22)·受大戒白四　磨23)如法成就得處所比丘24) 등 아홉 가지를 열거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善來比丘와 三歸依比丘, 그리고 마지막의 白四　磨에 의한 비구는 석존 在世時에 있는 비구며, 다른 것은 비구가 如法하게 수계한 것인지 안한것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비구에 대한 설명이라 본다. 이렇게 여러 가지 종류의 비구가 있지만 비구의 의무를 한 마디로 말하면 밖으로는 밥을 구걸하여 몸을 유지하고, 안으로는 法을 구하여 法身을 증득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승가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衣食住를 구걸에 의존해 생활하면서 수행은 법신을 증득하는데 목적을 두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출가한 승려가 법신을 증득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남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야 할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 유능한 비구가 되어 남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추고 의무를 지켜야만 한다고 율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첫째는 본인 스스로 無學25)의 계율, 無學의 삼매, 無學의 지혜, 無學의 解脫, 無學의 解脫知見26)을 갖추어야 하며27), 둘째 의무는 남에게도 無學의 계율, 無學의 삼매, 無學의 지혜, 無學의 解脫, 無學의 解脫知見 등을 갖추게 해야 하고,28) 셋째는 信心이 있는 비구, 부끄러움을 아는 비구, 미안함을 아는 비구, 열심히 精進하는 비구, 기억을 갖춘 비구가 되어야 한다.29) 넷째는

增上戒30)를 어기지 않는 비구, 增上行을 어기지 않는 비구, 增上見을 어기지 않는 비구, 들은 것이 많은 비구(多聞), 지혜를 갖춘 비구여야 하고,31) 다섯째는 侍者나 弟子가 병이 났을 때 곁에서 스스로 보살필 수 있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보살피도록 할 수 있는 비구, 불쾌할 때 그것을 스스로 없애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없애도록 할 수 있는 비구, 후회스러워할 때 교법에 입각하여 그것을 스스로 제거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제거할 수 있는 비구, 범죄를 아는 비구, 범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아는 비구가 되어야 하며,32) 여섯째는 시자나 제자에게 增上行儀를 배우게 할 수 있는 비구, 梵行의 가르침으로 인도할 수 있는 비구, 增上法으로 인도할 수 있는 비구, 增上律로 인도할 수 있는 비구, 이미 잘못된 견해에 대해 스스로도 여읠 수 있고, 남으로 하여금 여읠 수 있게 하는 비구가 되어야 한다.33) 그리고 일곱째 범죄를 아는 비구, 범죄 아님을 아는 비구, 가벼운 범죄를 아는 비구, 무거운 범죄를 아는 비구, 두 가지 Pr timok a34)를 자세히 이해하고 잘 분별하여 잘 굴리며, 經과 글(文)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는 비구가 되어야 한다.35)
이러한 자격을 갖춘 비구는 남을 인도하고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또 수계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것은 출가한 비구라고 하면 이 정도는 갖추어야 명색이 출가 본연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가 있다. 다시 말하면 비구의 의무가 법신을 증득하는데 있지만 만약 법신을 증득하지 못할 경우에는 위에서 이야기한 자격을 갖추어야만 출가자와 재가자를 지도하고 인도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리경전에서 출가자와 재가자의 관계에 대해

세존의 제자인 僧團은 몸을 잘 닦고 지혜로써 몸을 닦으며 바르게 몸을 닦아야 한다. 世尊의 제자인 승단은 四雙八輩36)로 그는 공양을 받을 만해야 하고 접대 받을 만해야 하며, 예배 받을 만해야 하고, 합장을 받을 만해야 한다. 즉 세상의 無上福田이 되어야 한다.37)

고 하였다. 이 문구에서 우리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관계를 알 수 있다. 먼저 출가자는 聖人의 길을 멀리 여의지 않고 항상 가까이 하면서 梵行을 정진하여 福田의 자격을 갖춘 승려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출가한 승단은 깨끗한 행을 실천해야 할 뿐 아니라 四雙八輩의 果를 證得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으며, 공양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이와 반면에 재가신자인 優婆塞와 優婆夷는 승가에게 공양해야 하고, 접대해야 하며, 합장하고 예배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과 法, 출가한 승가를 믿고 이들의 생활 필수품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신자의 자격상실에 대해서 "비구를 보아도 선뜻 일어서지 않고, 선뜻 절을 하지 않으며, 선뜻 자리를 권하지 않고, 비구가 앉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으며, 무슨 말을 해도 들은 체 하지 않고, 의복·의식 따위를 요구하면 비구를 업신여겨 주지 않으며, 많이 가졌으면서도 조금 주고, 고운 것이 있으면서도 거친 것을 주는 것"38) 등 아홉 가지를 말하고 있다. 이 아홉 가지를 가지고 있는 在家者는 信者로써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삼보에 귀의한 신자는 아무리 부족한 사문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공경하고 예배하며, 접대해야 하는 신자의 의무를 강조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재가신자는 단순히 집에 있으면서 수행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구 승가와 비구니 승가에게 앞에서 논한 여러 가지 사항을 준수할 의무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Ⅲ. 승가가 지향해야 할 신행

이상으로 살펴 본바와 같이 출가한 승가가 세상의 무상복전이 되기 위해서는 법신을 증득해야 하고, 이 법신을 증득하기 위해서는 身口意三業을 깨끗이 하는 수행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하면 수행의 근본은 몸과 입, 그리고 생각을 어떻게 잘 행동하고 갖느냐 하는 것이다. 이 삼업을 청정하게 갖기 위한 행이 우리가 생각해야 할 신행이라고 본다. 이러한 것을 하기 위한 수행이 초기 교단에서 살펴보면 安居와 布薩, 그리고 自恣가 승려들만이 하는 독특한 것이라 본다. 이 세 가지 제도가 오늘날 승려사회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21세기를 향한 현대는 고도의 산업이 발달되고 정보화 사회가 되어 우리에게 많은 문명의 이익을 주지만 이 이익을 받는 것으로 인해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식은 희박해지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상황으로 인해 승려사회에서도 물질만을 추구하고 사원을 확장
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불교가 발전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수행을 등한시 하는 폐단이 있기에 오늘날 승려는 사회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면을 고치고 승려의 근본 본연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초기 교단에서 석존이 강조한 안거와 포살, 자자를 도시나 산중에 있는 사찰 모두 생활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에 세 가지 제도가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자.

  1) 安居制度
  수행하는 비구 생활에 있어서는 安居와 遊行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安居는 자기 자신을 返照할 수 있는 기회로 遊行할 때 잘못했던 점을 생각하여 참회할 수 있고, 대중으로부터 滅罪　磨를 받을 수 있으며, 좀더 착실한 수행에 몰두 할 수 있는 것이고, 遊行은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부처님의 진리를 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승려의 기본적인 생활이라 생각하여 승려라면 이것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安居란 석존께서 출가 승가에게 매년 雨期 3個月간 遊行을 금지시킨 것이다. 그럼 안거가 생기게 된 동기를 파-리율39)에서 보면 비구들이 겨울과 여름, 그리고 雨期에도 늘 유행을 다니면서 푸른 풀들을 짓밟고 감각이 있고 하나뿐인 생명을 가진 중생들을 죽이고, 많은 미세한 목숨들을 빼앗는 것을 본 재가자들의 건의에 의해 석존은 "비구들아 雨期에는 어떤 비구든지 반드시 安居를 행해야 하느니라"고 하신 것으로 인해 안거 제도가 생겼다. 이 안거를 할 때는 의지할 사람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40)
  이상의 내용으로 보아 몇 가지 점을 알 수가 있다. 첫째는 안거 제도는 부처님이 교단을 성립하신 즉시에는 없었고 후에 채택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안거 제도는 원래 인도 고대에 있어 왔던 종교적인 하나의 관습으로 출가한 사람은 雨期 한철을 유행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물면서 정진하는 관습이다. 즉 安居란 범어 var a로서 비(雨)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이다. v r ka는 夏行·夏書·夏經·夏斷·夏寵·坐夏·夏臘이라고 하여 雨期 한철 동안 밖을 다니지 않고 한곳에 머물면서 수행 정진하는 것이다. 둘째는 남의 생명을 존중히 하는 사상이다. 인도라는 나라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기후의 특성상 여름철에는 비가 풍부하게 와 모든 생명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기 때문에 이 雨期에 무성한 풀과 여러 가지 미세한 벌레들의 생명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인도 고대 종교계의 풍습이었다.

석존은 이러한 사상을 받아 들여 雨期에 遊行을 금지시켜 남의 생명을 존중하게 하였다. 셋째는 洞窟이나 寺院의 일정한 장소에 모여 음식과 생활 필수품의 공양을 받으면서 지나간 생활에 대해 잘못한 점이 있으면 참회하고 미래에 성자가 되기 위한 정진에 몰두한 기간이 安居이다. 넷째는 재가자들의 건의에 의해서 시행된 제도다. 처음부터 불교교단안에 안거 제도가 없었던 것을 받아들여 석존이나 덕이 높은 아시리나 화상의 지도하에 서로 탁마 하면서 자기의 인격 도야에 매진하게 한 것이다.
이 안거중에 증득한 것을 遊行時에는 일반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이 승가의 근본 생활이라 본다. 이러한 안거는 비구나 비구니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41) 그리고 비구니의 안거는 비구대중에게 敎授받을 수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비구니 波逸提42)에서 설하고 있다. 이것은 비구니가 교수를 받을 때는 유능한 비구에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로 볼 때 초기 교단에서는 비구니의 지도는 비구에 의해서 행해졌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제도는 오늘까지 행해지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 안거 시기에 대해 파-리율43)에서는 前安居와 後安居를 말하고 있다. 즉 전안거는 4월 15일부터 3개월간이고, 후안거는 5월 15일부터 3개월간이 부처님 재세시의 안거 기간이라 볼 수 있다. 이것은 안거를 한 해에 두 번 하는 것이 아니고 전안거 날짜를 어겨 안거를 하지 못한 사람을 위하여 후안거 제도가 생긴 것이다. 즉 {사분율}에서는 사리불과 목건련이 부처님과 함께 안거를 지내기 위하여 15일에 살던 곳을 떠나 늦게 17일에 도착함으로써 비롯되었다고 하였다.44) 이 안거의 기간 가운데 前安居制度는 석존 이전부터 있었던 것을 도입한 것 같고, 後安居制度는 석존이 승단을 운영하면서 모든 대중들이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안거하게 하기 위해 새롭게 만든 제도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제도가 北方佛敎에 들어와서 안거의 횟수가 변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夏安居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와 冬安居 10월 15일부터 다음해 1월 15일까지로 변하여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다니지 않고 일년에 두 번 안거하는 제도가 생겨 오늘날까지 행해지고 있다.
위 안거 제도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출가한 승려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거를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안거를 하지 않고 유행을 하면 석존의 가르침에 위반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불교에서는 안거를 참선하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산중에 있는 몇몇 선원에서만 안거를 하지 그 외 사찰에서는 안거를 하지 않아 자기를 성찰하는 기회를 갖지 못해 참신한 승가상을 잃어 간다. 우리는 부처님 재세시에 있는 안거 제도를 현실에 맞게 실행하여 참신한 승가상을 구현해야 할 것이다. 또 안거하는 기간에는 참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염불이나 看經, 그리고 주력, 참회 등 어떠한 수행을 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바람직한 일은 안거가 끝나면 유행을 할 때 자기가 안거 중에 깨달은 진리를 이웃에게 전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오늘날 납자들은 자기 혼자만 깨달으려고 하지 다른 이로 하여금 깨닫게 하려는 傳法思想이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2) 布薩制度
  安居하는 도중에 중요한 행사는 매월 두 번씩 실시하는 布薩과 해제시에 하는 自恣일 것이다. 이것은 승단을 운영하고 통제하면서 유지 발전시키는데 아주 중요할 뿐만 아니라 승려가 수행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럼 먼저 布薩에 대해서 살펴 본 다음 自恣를 검토해 보자. 포살이란 범어로는 upavasatha라고 하고 파-리어로는 uposatha라고 하는데 veda의 축제인 소-마祭를 준비하는 날이다. 이것이 발전하여 불교가 일어날 시대에는 중요한 행동을 위해 준비하는 것을 upavasatha라 불렀다. 즉 소를 기르는 사람들에게는 upavasatha란 내일 방목하는 방법을 熟考하고 準備하는 것을 말한다. 자이나교도들은 비폭력의 실천을 upavasatha라고 생각한다.45) 또 {잡아함경}에서는 바라문교에서 행하는 의식이라 하였고,46) 파-리율47)과 {사분율}48)에서는 外道梵志들이 반 달 중 8일, 14일, 15일에 하는 행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포살은 세존이 새롭게 만든 제도가 아니고 불교 이전에 있었던 하나의 행사를 도입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파-리율의 布薩　度와 {사분율}의 說戒　度에 열거되어 있다. 즉 Bimbis ra왕이 外道梵志들이 8일, 14일, 15일에 함께 모여 법을 설하는 행사를 보고, 석존께 건의하여 석존께서는 "비구들아, 반달 중 8일, 14일, 15일에 모두 모여야 하느니라"고 하여 포살이라고 하는 의식이 거행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이 행사가 불교에서도 布薩會라 하는 敎團行事로 채용된 것이다. 처음에는 이 행사가 신자와 승려들이 모여 단순히 음식을 먹고 서로간의 우대를 쌓으면서 출가 수행자와 재가신자 사이에 교섭이 친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佛敎徒는 이 행사를 통하여 조직화하는데 그친 것으로 특별한 행사는 없었던 것 같다. 뒤에 신자들이 법을 설하여 주기를 청하여 석존께서는 법을 설하게 되었고, 이어서 이것이 발전하여 뒤에 pr timok a를 비구들에게 암송하도록 규정하여 布薩磨를 실시하게 하여 불교 특유의 행사로 정착된 것이라고 본다.
  비구들이 처음에는 날마다 波羅提木叉를 외우는 것을 금지시키고49) 半月에 한 번, 14일 혹은 15일에 바라제목차를 외울 것을 허락하시었다.50)
  이렇게 정착된 포살행사가 오늘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출가자인 비구 비구니 등에 대한 포살이다. 이것은 매월 두 번 즉 14일(혹은 15일)과 29일(혹은 30일)로써 白日과 黑日에 걸쳐 시행하는데 이 날은 총명하고 계행을 잘 지키는 長老가 pr timok a의 條文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조문에 위배되었는가 안되었는가를 마땅히 물어 檢問하는 의식이다. 이 행사는 모든 비구가 참석해야 하고 재가자의 참석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는 半月마다 비구니는 비구승 중에 가서 敎授를 청해서 布薩하지 않으면 안된다.51) 세 번째는 在家者들의 포살로써 매월 8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등 여섯 번에 걸쳐 실시하는데 이들은 생업에 종사하는 일은 쉬고 사찰에 가서 부처님 법을 듣고 나서 명상하고 참회하기도 하며, 八關齋戒52)를 받아 惡을 짓지 아니하고 善을 행하며 정진하는 것이다. 즉 재가 신자들은 음식 사치 不淨行日常俗事 등을 여의고 법을 듣고 청정한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는 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포살을 精進日·長養·善宿·淨住·說戒 등 여러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포살의 목적은 불자들로 하여금 계율을 파하지 않고, 교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梵行을 지키면서 화합 속에서 보리를 증득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여법한 포살이란 화합한 대중을 모아 놓고 여법하게 pr timok a를 誦出하는 것이다. 왜 석존께서 포살일에 pr timok a를 誦出하게 하였는가를 생각해 보자. 부처님께 귀의하여 성자의 길로 가는 교단의 구성원들이라 할지라도 多劫동안 쌓아 온 業 때문에 梵行을 지키고 화합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교단의 구성원들이 포살일을 맞아 pr timok a를 경청함으로 인해 자기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또 자기의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화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pr timok a에 대해서 간단히 논하면, 이 pr timok a를 지킴으로 인해 외부의 삿된 욕심에 대해 자제하게 되고, 梵行을 지키면 교단이 화합될 뿐만 아니라 결국 보리를 증득할 수 있다. {五分律}과 {四分律}에서는 pr timok a에 대해 정의를 내린 것을 요약하면 "pr timok a란 六根으로 惡을 짓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善法을 증장시키며 삼매를 성취케 한다"고 하였다. 즉 梵行을 지키고 그릇된 길을 걷지 않으면서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 pr timok a다. pr timok a를 지키지 못하고 교단이 화합되지 못했을 때는 어떠한 징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징계를 내리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잘못 된 일들이 미리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즉 이 두 가지 징계와 예방을 실행하여 승가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가 포살(uposatha)이다. 이 포살의식을 여법하게 행하여야만 개인적으로는 성자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며, 단체적으로는 승가가 화합하여 불교의 밝은 미래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포살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境界를 정하고53) 난 다음 布薩堂을 정하여 유능한 비구가 여법하게 진행해야 한다. 첫째는 경계를 정하여 한 경계안에 거주하고 있는 현존하는 모든 대중(現前僧伽)은 한 장소에서 모여 다 같이 如法하게 포살하는 것이 승가가 화합하면서 수행하는데 이상적인 형태이다. 즉 한 회상에 거주하는 승려가 따로 모여 포살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포살할 때는 대중이 참석할 수 있는 지역을 먼저 정하는 것이 一住處이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승려는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모두 한 곳의 포살당에 모여 如法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포살이 화합한 가운데 동일한 경계에서 동일한 住處를 정하여 半月에 한 번 행하는 如法한 포살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포살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동의를 얻어 해야 한다. 아무튼 포살은 동일한 경계와 동일한 주처에서 전 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동일하게 해야만 화합된 布薩　磨法이다. 이렇게 결정된 境界에서 포살을 하고 비구들이 떠날 때는 白二　磨法에 의해 경계를 풀고 떠나는 것이 원칙이다.
  둘째는 경계가 定해지고 現前僧伽의 범위가 결정되면 포살을 할 포살당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포살당을 정하게 된 동기는 비구들이 각자의 방에서 파라제목차를 암송하여 여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온 비구들이 어디에서 포살의식이 행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되어 석존께서는 "비구들아, 승가의 동의 아래 포살당을 설정하도록 해라. 포살당은 승가가 원하는 정사나 平覆屋54)·전당·누각·동굴 등이다."55) 라 파-리율에서는 정하고 있는데 {사분율}에서는 說戒堂이라 하여 큰방·다락 위의 방·집·강변·나무 밑·바위·풀밭이라56)하여 비를 피할 수 있다면 방이 아닌 들판에서 할 수 있게 하여 범위를 넓게 잡고 있음이 다르다. 이 포살당도 앞의 경계를 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白二　磨法에 의해 대중의 허락을 받아57) 선포하면 布薩堂이 결정되는 것이다. 즉 한 경계 안에 포살을 여러 곳에서 하여 혼돈을 가져오게 하면 惡作을 범하게 되기 때문에 반듯이 한 곳으로 정하여 모든 대중이 한 장소에 모여 여법하게 포살을 행해야 한다. 이렇게 포살당을 결정한 뒤 포살을 실시하다가 대중들이 다른 곳으로 옮길 때는 반듯이 白二　磨法에 의해 포살당을 풀고 떠나야 된다고 파-리율에서 포살당 해제법58)을 말하였다.
  이러한 포살의식에는 현전하는 승가가 모두 다 참석해야 하지만 참석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 경우가 있다. 가령 비구들의 포살의식에는 비구니·식차마나·사미·사미니·극한 죄를 범한 사람·범계하고 참회하지 않는 사람·내시·외도로 돌아간 사람·짐승·오역죄를 지은 사람·남녀추니등이 참석하면 안된다. 그리고 승단의 화합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布薩日이 아닌데 포살의식을 행하면 안된다.59) 이것은 비구의 波羅提木叉를 들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비구 외의 出家者와 극한 죄를 지은 사람, 그리고 출가의 자격이 없는 사람을 말한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추어지면 먼저 총명하고 유능한 비구가 나와서 승단에 表白60)한 후 波羅提木叉를 암송하면 여법한 포살이다. 이러한 절차를 걸쳐 포살하게 한 것을 보면 석존은 승가의 청정과 화합을 얼마나 강조하였는지 알 수 있다. 즉 이것은 승가가 청정으로 향한 수행을 강조한 것이고, 교단 안에서 행하는 민주적인 승가의 통제이다. 오늘날 이러한 것들을 등한시하기 때문에 승려들이 계를 무시하여 승려의 위의와 존엄성을 잃어 간다.

   3) 自恣制度
  자자란 범어로는 prav ra 고 파-리어로는 pav ra 라고 하는데 漢譯으로는 請, 自恣請, 廣恣, 自恣食이다.61) 승가의 생활 가운데 안거라고 하는 수행 기간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수행하는 동안에 생활하면서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을 안거가 끝나는 最終日에 수행승들이 마음대로 말하면서62) 최종적인 자기 반성을 하는 것도 무엇 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안거의 마지막 날에 自恣라고 하는 의식을 통하여 3개월 동안 자기가 실천한 생활에 대해서 남으로부터 지적을 당하여 스스로 반성한다는 것은 앞으로 실천해야 할 행동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화합된 승가 생활에 보다 더 충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를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자자하는 의식과 경계 설정, 참석하는 대중은 거의 포살의식을 거행할 때와 같다.
  먼저 자자하는 날을 알아보면 파-리율에서는 "비구들아, 자자에는 두 가지가 있다. 14일의 자자와 15일의 자자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두 가지이다."63)고 하여 14일 자자와 15일 자자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안거가 끝나는 해제일이 어느 날이냐 하는 것에 의해 14일과 15일로 분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 번 안거한 승려는 해제하는 날이 14일이면 14일에 하고, 15일이면 15일에 하면 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날 가운데 한 가지 날을 선택하여 한 번만 자자하면 된다. 그리고 이 자자는 위 포살과 같이 여법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자자를 하기 위해서는 自恣하는 場所와 참석할 수 있는 大衆을 뽑아야 한다. 첫째 자자하는 장소를 정할 때는 갈마를 할 수 있는 상좌를 뽑아 "대덕스님네, 들으시오. 비구들이 앉을 자리가 이미 차서 이와 같은 비구들이 자리를 이루었습니다. 스님네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네는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대중이 여기에다 작은 경계를 맺겠습니다. 이렇게 사룁니다. 대덕스님네 들으시오. 이와 같이 비구들이 자리를 이루었는데 여기에다 작은 경계를 맺으려 합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이와 같이 비구의 자리를 이룬 곳에다 작은 경계를 맺은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스님네가 이미 승인하시니 이와 같은 자리에다 작은 경계를 맺었고, 대중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64)라고 하여 자자를 할 수 있는 경계를 설정한다. 이와 같이 경계를 설정하여 자자를 하고는 떠날 때는 경계를 해제해야 한다. 이 자자하는 경계와 해제하는 법은 포살할 때와 같이 白二　磨法에 의해 대중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둘째 이 자자에 참석해야 하는 사람은 포살에 참석하는 사람과 같이 現前僧伽 전원이 참석해야 한다. 이 현전승가의 경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포살할 때처럼 먼저 자자에 참석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하여 그 안에 거주하는 모든 대중이 참석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 경계 안에 거주하는 모든 대중이 참석해야하고,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은 참석할 수 없다. 이 참석할 수 없는 사람을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다음과 같다. 한 가지는 계를 범한 사람은 自恣에 참석할 수 없다. 만약 계를 범한 사람이 있을 경우는 참회를 시켜 참석토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례임을 알 수가 있다.65) 만약 참회하지 않고 자자에 참석하려고 하는 사람은 금지시켜야 한다.
  또 한 가지는 비구들의 자자하는 모임에 비구니·식차마나·사미·사미니·극한 죄를 범한 사람·범계하고 참회하지 않는 사람·내시·외도로 돌아간 사람·짐승·오역죄를 지은 사람·남녀추니 등이 참석하면 안된다.66) 이것 역시 포살에 참석할 수 없는 사람과 같은 것으로 출가자 가운데 비구가 아닌 사람과 비구이더라도 대중으로부터 어떠한 처벌을 받은 사람, 또 출가의 자격이 없는 사람과 구족계를 받을 수 없는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은 자자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결격사유가 없는 승려가 다 모이면 自恣儀式을 행해야 한다. 자자 의식을 행할 때는 安居중에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을 대중 앞에 나와 말하고 남으로부터 지적을 당하여 그것을 시정하는 의식이다. 즉 한 사람씩 나와 자자를 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나와 자자를 하면 질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란스럽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위 장로부터 차례대로 나와 자자를 하라고 하시었다. 이 자자를 진행할 사람은 유능하고 명민한 화상이어야 하는데 선정하는 법은 白二　磨法에 의해 선정한다.
  이렇게 白二　磨法에 의해 선출된 비구는 모든 대중들이 모인 곳에 나와서 "어른들이시여, 승단은 저의 말을 들으십시오. 오늘 自恣日입니다. 승단을 위해 적절하다면 승단은 자자를 거행하십시오."라고 表白한 후 대중들의 上下의 순서에 의해 제일 웃어른인 장로 비구가 나와 한쪽 어깨에 상의를 걸치고 무릎을 끓고 합장을 한 채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벗이여, 승단이 雨安居중에 저에 관해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이 있다면 자자를 하겠습니다. 존자들은 동정심을 베풀어 저에게 말해 주십시오. 제가 알게 되면 참회하겠습니다. 다시 벗이여, 승단이 우안거 중에 저에 관해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이 있다면 자자를 하겠습니다. 존자들은 동정심을 베풀어 저에게 말해 주십시오. 제가 알게 되면 참회하겠습니다. 또 다시 벗이여, 승단이 우안거중에 저에 관해 본 것, 들은 것, 의심한 것이 있다면 자자를 하겠습니다. 존자들은 동정심을 베풀어 저에게 말해 주십시오. 제가 알게 되면 참회하겠습니다.67)

  이것은 파-리율에 서술된 것으로 세 번에 걸쳐 대중들에게 묻고 여기서 대중들로부터 지적을 당하면 참회하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 똑 같이 하는 의식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자의 근본 의식이다. 이러한 자자 의식은 불교만이 가지고 있는 제도로써 上下 누구를 막론하고 대중들 앞에 나와 무릎을 끓고 묻는다는 것은 다른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라 본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지적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흔히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일이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충고를 한다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불교의 자자는 아무리 높은 장로라 할지라도 자기보다 낮은 비구에게 자자를 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을 받아 시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것은 아무리 높은 비구라도 한 인간으로서 수행하기 때문에 잘못할 수 있기 마련이고,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좀 고쳤으면 하는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대중 앞에 자자를 하는 것으로 이것은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석존의 재세시에 있었던 안거와 포살, 그리고 자자는 오늘날 승가에서도 지키고 행해야 할 신행으로 승려 자신들이 이것을 여법하게 수행할 때 자기 발전이 있을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승가의 위의가 있어 한 단계 불교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석존의 재세시에 행해졌던 것을 오늘날 무시하여 실천하지 않을 때는 사회인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다.

   Ⅳ. 승가의 질서 유지

  승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못한 승려에게 그에 상응한 징벌을 여법하게 내려 그로 하여금 참회하여 여법한 신행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승단 안에서 波羅夷罪를 범한 사람은 斷頭罪에 해당되기 때문에 승려로써 자격을 박탈당해 승단에 함께 거주할 수 없지만, 僧殘罪이하는 참회한 후 같은 승단에서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그러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윤리와 도덕적으로 잘못하여 뭇 사람에게 비난을 받을 수 승려, 승단 내에서 波羅提木叉를 범한 승려를 다스려 청정한 승가를 만드는 방법은 참회라고 할 수 있다. 이 懺悔의 懺은 과거에 잘못한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고, 悔란 다음에는 잘못을 다시는 짓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사분율}에서 "대덕 스님네, 제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마음을 자책하고 멈추어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68)고 본인 스스로 참회를 청하는 법을 설하였다고 본다. 또 참회하는 방법에는 마음으로 참회하는 理懺과 몸으로 참회하는 事懺등 두 가지가 있다.69) 다시 말하면 몸과 마음으로 참회를 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깨끗하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두겠지만 이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범계의 행위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다짐이기 때문에 불교의 수행법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 참회는 7滅諍法 가운데서 자주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참회하므로 인해 어떠한 諍事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범계를 해결하는 법이다. 다시 말하면 참회에 의해 승가 안에서 일어났든 분쟁의 요소가 해결되어 화합을 이루고, 본인의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이며, 청정한 대중과 같이 살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기 때문에 불교 가운데 참회는 자기가 앞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하나의 수행 법이며, 승가가 화합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참회는 자기 스스로 참회하느냐 타의에 의해 참회하느냐는 것이 다르고, 범계를 스스로 자백하느냐 안하느냐가 다르며, 범계의 종류에 따라 참회 방법이 다르다고 볼 수 있으나 이것에 대한 자세한 것을 다 논할 수는 없고, 대충 참회하는 법을 논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본인 스스로 범계를 인정하고 참회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범계를 인정하면서 참회하지 않는 비구에게는 表白과 白四　磨에 의해 다스려야 한다. 즉 부처님께서는 참회하지 않는 비구에게는 먼저 대중을 모이게 한 후 범계에 대한 것을 들추고, 들추고 나서는 기억시키고, 기억시키고 나서는 죄에 대해 징벌을 하라고 하였다. 이것이 表白과 白四　磨에 의해 교단을 여법하게 통제하는 법이다.70)
  다시 말하면 죄의 결정에 의해서 懲罰이 부과되는데 여기에 따른 갈마법이 각기 다르다. 즉 죄를 숨긴 사람에게는 數日에 따라 죄를 주는 隨覆藏71)日　磨72)라고 하는 갈마를 실시해야 한다. 이 갈마는 비구가 僧殘罪를 범하고 숨긴 날 수에 따라 숨긴 죄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다시 말하면 僧殘罪를 범하고 숨긴 사람에게는 숨긴 날만큼 따로 거주시키는 別住法이다. 그런데 이 別住處分을 받은 비구가 거듭 계를 범하였을 경우는 6일을 가산하여 더 別住시키는 것이 摩那　다. 이 摩那　를 주는 법도 위 別住處分을 내릴 경우와 마찬가지로 表白과 白四　磨로 대중의 동의를 얻어 징벌하는데 이것을 覆藏本日治　磨73)라 한다. 여기에 나오는 本日治란 어떤 징벌을 받고 있는 비구가 거듭 계를 범하였을 때 다시 어떤 처분을 내리기를 바라면 바로 그 날 　磨를 하여 다스린다는 의미다.
  또 覆藏本日治　磨에 의해 摩那　를 행하는 동안에 다시 죄를 범하였을 경우는 죄를 지은 사람이 대중 앞에 나아가 죄를 지은 사실을 아뢰고 摩那　本日治　磨를 주기를 세 번에 걸쳐 청해야 한다. 이렇게 세 번 청하면 대중은 능히 　磨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表白과 白四　磨를 하여 다시 6일간 摩那　를 주는 것이다.74)
  이상은 僧殘罪 가운데 한 가지를 범하였을 경우를 다스리는 법이다. 그러면 여러 가지 승잔죄를 범하고 하루나 열흘 밤을 숨길 경우에 거행하는 갈마는 일수에 따라 하기 때문에 覆藏一夜白四　磨乃至覆藏十夜白四　磨75)라고 한다. 이것은 죄를 숨긴 사람이 사실을 고백하고 징벌할 것을 요청하면 대중은 위 갈마법과 같이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磨를 하는데 먼저 하루 밤이나 열흘 밤 동안 숨긴 날 만큼 갈마를 주고 난 후 이것을 다 행하면 다시 대중을 모아 6일간 摩那　를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에게 隨覆藏日　磨와 摩那　를 주는 것이다. 다음 여러 가지 죄를 짓고 기억나는 범계와 기억나지 않는 범계가 있을 경우는 기억나는 것만 다스리고,76) 또 죄를 숨긴 날을 확실히 기억하지 못할 때는 기억나는 數日만 다스리면 된다77)고 하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僧殘罪를 범했는데 범한 수효와 날 수도 알지 못할 경우는 淸淨已來覆藏　磨를 주면 된다.78) 이 淸淨已來覆藏　磨란 청정한 이후 죄를 숨긴 날만큼 갈마를 주면 되는 것이다.
  다음 비구로써 僧殘罪를 짖고 환속하였다가 다시 승려가 되었을 경우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만약 어떤 비구가 두 가지 僧殘罪를 범하고서 두 가지 죄를 모두 숨기다가 수행을 그만 두고 환속했다가 다시 구족계를 받고도 숨기면 먼저 범하고 숨긴 날 수와 뒤에 다시 구족계를 받았더라도 숨긴 날 수에 따라 覆藏　磨를 주고 난 후 다시 摩那　를 주면 된다. 또 두 가지 僧殘罪를 범하고서 두 가지 죄를 모두 숨기다가 수행을 그만 두고 환속했다가 다시 구족계를 받고 죄를 드러내면 먼저 범하고 숨긴 날 수에 따라 覆藏　磨를 주고 난 후 다시 摩那　를 주면 된다. 두 가지 승잔죄를 범하고서 두 가지 죄를 모두 숨기지 않다가 수행을 그만 두고 환속했다가 다시 구족계를 받은 후 두 가지 죄를 숨기면 숨긴 날 수에 따라 覆藏　磨를 주고 난 후 다시 摩那　를 주면 된다.79) 그리고 僧殘罪를 범하고서 偸蘭遮罪를 범한 것으로 생각하고 승잔죄를 숨길 경우는 먼저 偸蘭遮의 참회를 시킨 뒤 다시 摩那　를 주면 된다고 하였다.80) 이것은 죄의 성격이 분명하지 않을 때 하는 방법으로 먼저 생각나는 것을 참회시키고 난 후 다시 마나타를 주는 갈마법이다.
  이상은 본인이 죄를 숨겼다가 참회할 마음이 있어 본인 스스로 숨긴 죄를 대중 앞에 밝혀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죄를 끝까지 숨기고 참회하지 않으려고 하면 다른 사람이 대중 앞에 밝힐 수 밖에 없다. 남의 죄를 밝히려고 할 때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구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a. 시기가 적절할 때 하고, 시기가 적절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하며, b. 진실로써 하고 진실이 아닌 것을 하지 말아야 하며, c. 이익으로써 하고 損減으로써 하지 말아야 하며, d. 부드러움으로써 하고 거칠음으로써 하지 말아야 하며, e. 인자한 마음으로 하고 성내는 마음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81) 이 다섯 가지 조건으로 남의 죄를 밝혀 죄가 입증이 되면 別住와 摩那　處分을 받아 참회하면 된다. 이렇게 부처님이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추고 남의 죄를 밝히라고 하는 것은 승가는 수행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남의 허물을 말하는 것도 수행에 근본을 두고 말해야지 남을 모함하고 비난하기 위해서 말해서는 안된다는 의도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본다.
  이상의 것을 종합해 보면 僧殘罪를 범하는 사람은 승가로부터 징벌을 받는 것이 別住(pariv sa)82)와 摩那　(m natta)83)며, 摩那　處分에는 覆藏本日治　磨와 摩那　本日治　磨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摩那　는 6일간이란 기간을 정하여 따로 머무르는(禁固) 것이고, 자기의 죄를 고의적으로 감추는 경우는 그 엄폐한 日數만큼 별주시켜 摩那　에 가산시키는 것이다.84)
  이렇게 別住와 摩那　處分을 받은 비구에게 죄를 풀어 주는 법을 出罪　磨라고 하는데 이것은 다음과 같이 한다. 먼저 摩那　를 다 행한 비구가 대중에게 와서 죄를 벗겨 주기를 청하면 대중은 능히 　磨를 할 수 있는 장로를 뽑아 表白과 白四　磨에 의해 대중의 동의를 얻어 풀어 주면 된다.85)
  위에서 열거한 내용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대단하다고 본다. 한국 불교에서 초기에 석존이 내린 이러한 징벌에 의한 참회법을 실천하였더라면 교단의 질서는 바로 잡아지고 개개인의 승려가 자기의 본분을 다하려고 하는 수행 풍토가 이룩되어 청정한 승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등한시한 결과 오늘날 교단의 질서는 바로 서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개개인뿐만 아니라 전체 불교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 이러한 것이 계속된다면 불교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할 것이며 사회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아 불교는 외면 당해 설 곳이 없을 것이다.

Ⅴ. 현실에 맞는 수행법

  불교의 수행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수행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 검토한 후 이 수행법 가운데 석존이 입멸하신지 2500여 년이 지난 末法時代에 맞는 수행을 알아보자. 수행법에 대해 여러 가지로 열거한 사람은 N g rjuna(약 150-250)이다. 이 N g rjuna는 석존 이후에 대승불교를 완성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 N g rjuna를 후대 8宗의 시조라고 부른다. 이 N g rjuna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신행에 대해 {십주비바사론}에서 "阿惟越致地를 구하는 사람은 단 憶念과 稱名, 그리고 禮敬할뿐만 아니라 마땅히 모든 부처님 전에 懺悔와 勸請·隨喜·廻向해야 한다"86)라 하였고, 또 {대지도론}에서는 "이 가운데 많은 法을 믿는 善男子와 善女人이 여러 가지 꽃과 향, 그리고 瓔珞·幢幡·伎樂·燈明·珍寶등 재물을 가지고 공양하면서 만약 스스로 寫經을 하고, 남으로 하여금 사경하게 하든가 또는 讀誦하면서 경을 설하는 것을 듣고 바르게 憶念하고 修行하면서 法을 가지고 供養하는 이 사람은 이 因緣으로 인해 여러 가지 世間의 즐거움을 받고 결국은 三乘을 얻어 無餘涅槃에 들어간다"87)고 하여 不退轉의 지위를 얻기 위한 수행 방법으로 憶念·稱名·懺悔·勸請·隨喜·廻向·寫經과 여러 가지 재물로 공양하는 것 등 많은 수행법을 말하고 있다. 이밖에 參禪, 呪力, 8정도, 6바라밀 실천 등 수많은 수행법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불교의 수행의 목적은 불퇴전의 지위를 얻어 결국은 성불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실과 자기에게 맞는 수행법을 택하여 수행해야 할 줄 안다.
  이 많은 수행법을 N g rjuna는 수행하기 어려운 難行門과 수행하기 쉬운 易行門등 두 가지로 분류하였다.88) 즉 難行門이란 陸地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과 같고, 易行門이란 기차나 버스, 비행기 등 어떤 수단방법(信方便)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도달한 것과 같다고 하였다
. 그리고 難行門에 들어가 실천하는 사람은 성문이나 벽지불에 떨어져 그 곳에 안주하는 경우가 있어 대승의 목적지인 阿惟越致에 도달할 생각들 내지 못하고, 만약 阿惟越致에 도달하려는 마음을 내어 수행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려 도달하기 때문에 도중에 잘못될 경우가 있다고 경계하면서 易行을 실천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本願에 의해 목적지에 도달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빠르고 수행하는 도중에 성문이나 벽지 불에 빠질 위험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면 이 이행문 가운데 부처님의 본원인 信方便이란 어떤 것인가? 이에 대해 N g rjuna는 "이 모든 부처님과 세존이 현재 시방청정세계에 계시니 모두 명호를 부르고 억념하라. 아미타불의 본원도 이와 같이 만약 사람이 나를 염하고 명호를 부르며 스스로 귀의하면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 갈 것이다"89)고 하여 "稱名憶念"을 말하고 있다. 즉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사람은 곧 아미타불의 본원인 信方便에 의해 不退轉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용수의 본의는 參禪·禮拜·稱讚·懺悔·書寫·讀誦·多羅尼 등90)과 같은 많은 수행방법가운데 칭명염불이 제일이라는 견해, 즉 염불 중심의 실천 수행을 주장한 것이다. N g rjuna가 이러한 설을 하게 된 근거는 {무량수경}의 48원 가운데 제18원 "만약 제가 부처가 되어 시방의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원해 저의 나라에 태어나려고 十念을 해도 태어날 수 없다면 저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念佛往生願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이러한 본원을 의지하는 사상은 우리 나라의 원효(617-186)가 정토의 正報와 依報를 感得한 것은 "단 여래의 本願力의 가피에 의한 것이지 자기의 業因에 의해 이루지는 것이 아니다"91)라고 하여 불교를 수행하는데 부처님의 본원력을 입는 타력과 입지 않는 自力을 구분하여 왕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행문에서 신방편이 필요하듯이 부처님의 본원력을 입지 않으면 안된다고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것은 용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92)  이러한 易行門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에 왜 필요한가를 알아보자. 중국의 道綽禪師(562-645)는 그가 지은 {안락집}에서敎를 일으킨 이유를 밝히면 시기를 잡고 근기를 입는[約時被機]것이기에 정토에 귀의하기를 권한다. 만약 敎가 時期에 부합하면 닦기 쉽고 깨닫기 쉽다. 만약 機와 敎와 時가 어긋나면 닦기 어렵고 悟入하기 어렵다. 이렇기 때문에 正法念經93)에서 이르기를 수행자가 일심으로 道를 구할 때 항상 마땅히 時方便을 관찰해야 한다. 만약 時期를 얻지 못하고 方便이 없으면 이를 이름하여 失이라 하고, 利라 이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습기가 있는 나무를 모아서 불을 구하면 불을 얻을 수가 없다.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마른나무를 쪼개어 불을 찾으면 불을 얻을 수가 없다.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94) 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정토교는 時機相應의 敎이고, 방편의 교이며, 智慧가 있는 교다. 道綽은 이 시기에 관해서 "今時의 衆生을 헤아려 보건대 부처님이 세상을 떠나신 후 네 번째 오백년[第四五百年]이 된다"95)라고 하였다. 즉 부처님이 入滅하신 후 2000년으로써 末法時代임을 自覺하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작은 태어나서 정토에 귀의할 때까지 불교 내부나 사회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末法時代임을 자각하여 강조한 것이다. 즉 도작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가 末法時代이기 때문에 불교가 타락되어 가고, 사회가 불안정하며, 중생의 根機는 下劣할 뿐 아니라 罪惡의 凡夫들만이 생존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이러한 것을 자각함에 의해 선택한 것이 정토교다.
  도작이 선택한 정토교 즉 염불의 수행법은 時期와 根機를 自覺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시기와 근기에 相應한 것이다. 이 시기와 근기에 相應한 염불의 수행에 의해서만 구제 받을 수 있다.96)
  그럼 지금 불교의 현실을 조명해 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는 석존이 入滅하신 지 2500여 년이 지난 末法時代라고 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대는 고도의 과학 문명이 발달하여 문명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으며, 더 많이 받으려고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종교를 믿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는가 하면 만약 종교를 믿더라도 수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들이 출가자나 재가자에게 팽배하여 불교의 본래 목적을 잃어 가고 있다. 과학 문명이 발달하여 우리에게 이익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반면에는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자연이 파괴되어 생존의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이를 시정하려는 움직임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아 시정되고 있지 않아 안타까움을 가져온다. 다시 말하면 많은 사람들은 문명의 이익에 현혹되어 불교에서 말하는 본래의 심성을 찾으려고 하는데 힘을 쏟지 않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보면 현재의 인간은 根機가 下劣한 下根機로써 自力的인 수행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의 본원력의 가피를 입을 수 있는 염불을 수행하여야만 된다. 그래서 중국의 道綽禪師97)나 善導大師98)는 6-7세기의 시대가 末法時代99)이고 五濁惡世이며, 현세의 인간은 죄악을 많이 짓는 罪惡凡夫이고, 번뇌를 구족한 凡夫이며, 끊임없이 생사를 윤회하는 범부이기 때문에 부처님의 본원력을 입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도작과 선도의 시대보다도 천삼사백년이 지난 현 시대가 말법시대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능력이 하근기 중에 하근기임을 우리는 자각하고 여기에 맞는 염불 수행법을 수행하여 본원력을 입어 하루 빨리 생사 윤회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염불을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자세가 있겠지만 먼저 참회하면서 염불해야 한다. 이 참회란 과거에 지은 업장을 참회하여 마음을 청정히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염불하는 사람은 꼭 참회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참회염불에 대해서 도작은 " 바로 이 懺悔하고 福을 닦으며 마땅히 부처님의 명호를 불러야 할 때이다. 만약 一念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면 곧 능히 八十億劫의 生死罪가 제거된다. 一念이 이미 이렇거늘 하물며 항상 念을 닦는 것이야. 곧 이것을 항상 참회하는 사람이라 한다."100)고 하여 참회염불을 강조하였다. 즉 이 懺悔的인 염불이 시기와 근기에 相應한 實踐行이라 한 것은 末法思想에 근거한 도작의 견해다. 末法時代에는 많은 罪를 짓고, 이 業에 의해 재앙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참회라고 한 것은 본인 스스로가 凡夫이며, 罪惡人이라고 自覺했을 때 나오는 行이다. 이 참회하므로 인해 業障이 消滅되고 재앙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罪惡人이 염불하는데는 참회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선도도 "念念에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고 항상 참회[稱名常懺悔]하라. 사람이 능히 부처님을 염하면 부처님도 도리어 생각하신다."101)라고 하여 [稱名常懺悔]를 강조하였다. 염불하는 사람이 과거에 지은 죄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염불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자기의 罪業을 自覺하고 참회할 때 입으로 부르는 염불은 專一한 상태의 염불이 될 것이다.
  다음은 계를 지키면서 염불해야 한다. 이 持戒念佛은 앞으로 죄를 짓지 않으면서 염불하겠다는 자세로 염불인 뿐만 아니라 불자라면 누구나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이다. 이 戒를 굳건히 지키려고 노력할 때에는 未來에 죄를 짓는 것을 방지할 뿐 아니라 持戒에 의해 마음이 맑아지기 때문에 散亂心이 없는 定心念佛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선도는 지계염불에 대해 "彌陀의 안락국에 이르고자 하면 염불과 戒行을 반드시 회향하라. 戒行을 오로지 정성껏 하면 모든 부처님이 찬탄하시고 임종시에 연화대를 갖고 스스로 오시여 맞으신다."102)고 하여 강조하였는지 모른다. 다시 말하면 懺悔念佛은 이미 과거에 지은 罪를 참회함에 의해 마음이 眞實해지고, 이 眞實한 마음에 의해 염불하는 것이 진정한 염불이라고 생각된다. 즉 참회는 과거의 죄업을 소멸하는 것이며, 持戒는 미래에 죄를 짓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修行者가 마땅히 실천해야 할 修行의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염불하는 사람은 이 修行의 道인 持戒와 懺悔를 끊임없이 실천하면서 부처님의 명호를 불러야 하는 것으로 현세에서 맞는 수행법이라고 본다.

Ⅵ. 결 론

  이상으로 부처님 재세시의 신행생활과 염불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시 말하면 초기 교단에서 승가의 신행생활은 안거에서 비롯된 포살과 자자를 행하여 진보적인 신행생활을 하였다. 이 안거제도를 한국불교에서는 산중에 있는 몇몇 사찰에서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부처님 재세시에는 산중에 있는 승려나 마을에 있는 승려 등 모든 승려가 안거를 철저히 시행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안거를 철저히 시행하였을 때 승가는 화합된 승가가 이루어지며, 보다 진보적인 인격도야가 이루어져 일반 신도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오늘날 승려들이 현대에 맞는 안거제도를 정착시키고 수행을 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할까 한다.
  첫째는 승려가 많이 사는 本寺格인 산중사찰에서는 선원과 강원, 그리고 율원에서는 부처님 재세시와 같은 여법한 안거를 실시하여야 하고, 소임을 보는 승려도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밖에 외출하는 것을 삼가하여 사찰에 있으면서 많은 시간을 수행하는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소임을 보는 승려중 대다수가 수행을 등한시하는가 하면 심지어 아침예불도 참석하지 경우가 있다. 또 사찰의 소임을 보는 것은 수행하는 승려들의 심부름을 하고 그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세속화된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것은 승려의 본분을 망각한 것으로 본인에게나 승가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엄격한 규율 속에 통제되어야 한다.
  둘째는 승려가 적게 사는 산중사찰과 도시사찰에서는 하나의 경계를 정하여 여기에 맞는 안거를 거행하여 布薩과 自恣를 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된다. 즉 市의 경우는 區단위, 산중사찰의 경우는 郡단위로 나누어 사암연합회를 구성하고, 그 區나 郡안에 사는 승려는 분위기 좋은 한 사찰에 모여 안거의식을 거행한 후 각 사찰에 돌아가 살면서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하면서 수행에 몰두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그리고 한 경계 안에 사는 승려는 黑月과 白月에 한 사찰에 모두 모여 여법하게 포살을 실시하여 持戒의 정신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며, 해제일에도 경계 안에 사는 승려가 모두 한 사찰에 참석하여 自恣를 하고 안거 중에 잘못된 부분은 서로 말하여 참회하고, 자기가 잘못하고도 미쳐 인식하지 못한 부분은 도반으로부터 지적을 받아 시정하며, 의심스러운 부분은 물어 해결하는 것이 자기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안거중에 손보지 못한 사찰의 업무를 해제철에 열심히 하면 된다고 본다.
  셋째는 승려가 보는 사찰 업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승려가 사찰 업무를 하나에서 열 가지 모두 맡아보기 때문에 수행할 시간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사찰의 업무를 외부적인 일과 내부적인 일, 승려가 해야 할 일과 재가자가 해도 되는 일을 구분하여 승려자신이 출가 본연 자세를 갖추어 수행할 시간을 많이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事判僧이라도 재가자가 해도 될 일은 과감하게 맡기어 사찰의 업무를 줄이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여기서 터득한 것을 재가자에게 전하는 일이 자기에게도 이익되고 재가자에게도 이익이 되며 나아가 불교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길이다. 즉 이것이 초기교단에서 강조한 재가자의 복전이 되는 길이라 본다. 그런데 오늘날 사판승 가운데 몇 사람은 하나의 직책을 갖고 있는 것이 출가의 목적이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양 생각하고 이것을 이루기 위하여 일반인도 하기 어려운 상대를 모함하는가 하면 심지어 피비린내 나는 일을 저지른 경우도 있어 가슴아프고, 이것이 메스콤을 통하여 사회에 알려지면 승려의 본분에 입각하여 정직하게 살아가는 승려는 얼굴이 부끄러워 거리를 다니지 못한다. 이러한 일은 자기 자신과 불교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교가 파멸의 길로 치닫는 것이기 때문에 승려들의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는 현대에 맞는 신행생활이다. 현대는 末法時代이기 때문에 인간이 永久不滅한 진리를 구하는데 나약하고, 또 사회의 문명의 이기로 인해 닥쳐오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가하지 않으려고 할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을 먹고 오래 살면서 육체적인 쾌락을 즐길까 하는데 몰두한다. 그리고 이러한 육체적인 쾌락을 즐기기 위해 富를 축적하려고 산업화와 정보화로 치닫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나 자신의 주인공을 찾으려는 사람은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설사 주인공을 찾으려고 불교에 귀의한 사람이라도 굳건한 신념 속에 꾸준한 정진을 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한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한 것은 진리를 구하려고 하는 마음이 나약하기 때문이다. 이 나약한 마음이 있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本願力을 입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하면 자기 스스로 자기 인생을 건전하게 지키지 못하여 사도와 악도에 떨어질 사람이라면 자기를 지켜줄 힘을 가진 부처님께 의지하는 수행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수행이 바로 염불이다. 이 염불이야말로 부처님의 본원력에 의해 자기를 건전하게 지키고 악도에 떨어지지 않으며 빨리 성불하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현실에 맞는 수행법이다.
  이러한 염불법은 초기 교단에서도 중요시하였다. 즉 Kosambi 비구들이 쟁론할 때 부처님께서는 이 諍論을 화합시키기 위해 여섯 가지 法103)을 가리켰다.104) 이 여섯 가지 법 가운데 염불이 맨 처음에 들어 있는 것으로 승가가 화합하는데 염불이 중요함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 염불은 석존의 재세시나 현실에 맞는 법이다.
  이상이 오늘날 승가에서 실천해야할 신행이라 본다. 만약 한국불교의 승가가 현재 가지고 있는 구태의연한 의식을 과감히 전환하지 않고 아만과 독선에 빠지면 한국의 승가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고, 이와 반대로 구태의연한 의식을 전환하여 위에서 열거한 신행생활을 과감히 실천한다면 승가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

각주모음

1) {佛敎大辭彙} p. 3057
2) 동일한 敎義를 가진 宗派나 불교의 단체. 漢譯에서는 衆, 和合衆이라고하였다.
     부처님이 되기 위한 道를 실천하고 수행하는 사람들의 집단.
     많은 비구가 한 곳에서 화합하여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3) 宇井伯壽著 {印度哲學硏究} 제4권 p. 49
4) 僧者八種比丘僧比丘尼僧客僧去僧舊住僧安居僧和合僧不和合僧(大正藏 22권 p. 324b)
5) 佛語優波離有五種僧一者無　愧僧二者　羊僧三者別衆僧四者淸淨僧五者眞實僧無　愧僧者破壞諸比丘是名無　愧僧　羊僧者云云(大正藏     23권 p. 220a)
6) 受戒, 懺悔, 結界, 布薩(uposatha) 등 의식을 하는 작법, 人·事·界 등을하는 것.
7) 言僧伽者總有九種謂無恥僧伽有恥僧伽恥無恥僧伽順理僧伽非理僧伽理非理僧伽未脫僧伽己脫僧伽脫未脫僧伽(大正藏 24권 p. 546b)
8) 大正藏 22권 p. 865c
9) 大正藏 24권 p. 834b.
10) 大正藏 23권 p. 370c
11) 大正藏 24권 p. 843b
12) 大正藏 1권 p. 567c
13) 大正藏 22권 p. 2b
14) 大正藏 22권 p. 571a
    李智冠著 {南北傳六部律藏比較硏究} pp. 48-49
15) 이름만 가지고 있는 비구.
16) 삭발하고 승복을 입었으나 부처님 계를 받지 아니한 사람.
17) 受戒　磨할 때에 탈락된 사람이 병풍 뒤에 숨어 법문을 도청하고 대중에게 스스로 계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
18) 석존이 직접 구족계를 준 千二百五十餘人을 말한다.
19) 삼귀의를 외우고 구족계를 받은 비구를 말한다.
20) 밖으로는 밥을 구걸하여 몸을 유지하고, 안으로는 法을 구하여 法身을 증득하는 비구.
21) 具足戒를 받지 아니하고 비구의 三衣, 비구니의 五衣를 입는 사람.
22) 번뇌를 제거하고 아라한과를 증득한 사람.
23) 議題를 한 번 외우고 세 번 묻는 것을 말한다.
24) 如法하게 受戒節次를 거쳐 受戒한 사람.
25) 이미 배울 것을 다 배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경지로 성문 중의 최상의 지위인 阿羅漢果를 얻은 聖者를 말한다.
26) 해탈한 뒤에 해탈했다고 분명히 알고 보는 것. 즉 해탈했다고 아는 자각을 말한다.
27) 남전대장경 3권 p. 110,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77.
28) 남전대장경 3권 p. 110,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78.
29) 남전대장경 3권 p. 111,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78.
30) 增上이란 훌륭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增上戒란 戒 자체가 훌륭하여 계를 지키는 수행이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1) 남전대장경 3권 pp. 111-112,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80.
32) 남전대장경 3권 p. 112,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80.
33) 남전대장경 3권 p. 113,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81.
34) 波羅提木叉(Pr timok a)를 살펴보면 이것에 대한 한문 의역은 別解脫·解脫戒經·戒經·戒本·學處 등이다. 이 波羅提木叉에 대해 남전대장경에서는 "波羅提木叉란 모든 善法의 처음이고, 얼굴이며, 上首이다. 이것에 의해서 波羅提木叉라 이름한다."(남전대장경 제3권 p. 183)고 하였다.여기서 두 가지 波羅提木叉란 4波羅夷와 13僧殘罪를 말하는 것 같다.
35) 남전대장경 3권 p. 114, 최봉수 역 {마하박가} 1권 p. 182.
36) 小乘의 四向四果를 말함.
37) {남전대장경} 7권 pp. 59
38) {사분율} 大正藏 22권 p. 1011b.
39) 남전대장경 3권 pp. 245-246,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p. 130-131.
40) "나는 여기에서 여름 안거를 하겠습니다. 장로시여, 일심으로 생각하여 주시오. 나 아무 비구는 아무 마을 아무 절에서 아무 방에 의해서 석달동안 여름 안거를 하겠으니, 방이 파괴되었거든 고쳐주시오"라고 하여허락을 받아야 한다.(대정장 p. 830b-c)
41) 비구니계 파일제 제164조를 보면 "전후안거를 모두 하지 않으면 안된 다."고 하였다.(大正藏 22권 p. 773a-b)
42) {사분율}의 波逸提 제14조(大正藏 22권 p. 766b-c), 파-리율 波逸提 제56조(남전대장경 2권 pp. 504-505)이다.
43) 남전대장경 3권 p. 246,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131.
44) 大正藏 22권 p. 832a
45) 나까무라 하지매 著 {佛敎語大辭典} p. 1145.
46) 大正藏 2권 p. 321b. {別譯雜阿含經} 大正藏 2권p. 408c에도 있음.
47) 남전대장경 제3권 p. 180
48) 大正藏 22권 p. 814c
49) {四分律}에서는 "爾時世尊在閑靜處思惟作是念言我與諸

比丘結戒說波羅提木叉中有信心新受戒比丘未得聞戒不知當云何學戒我今寧可聽諸比丘集在一處說波羅提木叉戒 (大藏經 제22권 p. 817b)라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南傳大藏經 제3권 p. 182.(일본판)에도 있다.
50) 남전대장경 제3권 pp. 185-186
51) {사분율} 비구니 波逸提 제141조(大正藏 22권 p. 765a-c), 파-리율 비구니 波逸提 제59조(남전대장경 2권 pp. 508-509)이다.
52) 중생을 죽이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을 마시지 말라. 꽃다발을 쓰거나 향을 바르고 노래하지 말고 가서 구경하지 말라. 높고 넓은 평상에 앉지 말라. 때아닌 때 먹지 말라.
53) 남전대장경에서는 "和合(samagga)이란 僧伽가 同一하게 住하는 것으로同一한 界를 세우는 것이다. 파괴하려고 기획한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다르게 하고, 不和하게 하려고 하여 黨을 만들어 대중을 모으는 것이다"라 하였다.(南傳大藏經 제1권 p. 290, 塚本啓祥著 {初期佛敎敎團의 硏究} p. 340)
54) 어떤 학자는 현대 인도에서 볼 수 있는 집으로 지붕의 끝 부분이 위로굽어져 있는 집을 말한 것 같다고 하였다. (최봉수 譯 {마하박가} 제2권p. 44의 註 34)
55) 남전대장경 3권 p. 190,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44.
56) 大正藏 22권 P. 818b.
57) 총명하고 유능한 비구가 "대덕스님네, 들으시오. 스님네가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네는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아무 곳을 설계당으로 하겠습니다.이렇게 사룁니다. 대덕스님네, 들으시오. 지금 대중이 아무 곳을 說戒堂으로 하겠습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아무 곳을 설계당으로 하는 일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네가 이미 승인하시니 아무 곳을 설계당으로 하였으며, 스님네가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大正藏 22권 p. 818b-c, 남전대장경 3권 p. 190, 최봉수 역{마하박가} 2권 p. 44)
58) 남전대장경 3권 pp. 190-191,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45.
59) 남전대장경 3권 pp. 240-241,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p. 123-125.
60) 남전대장경 3권 pp. 182-183,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p. 34-35에서는 표백하는 순서를 열한 가지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61) 荻原雲來編纂 {梵和大辭典}p. 871, 全在星編著 {삐알리語辭典} p. 488
62) 파-리율 남전대장경 3권 p. 285,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167, {사분율} 大正藏 22권 p. 766a.
63) 남전대장경 3권 p. 286,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169.
64) 大正藏 22권 p. 837b-c.
65) 남전대장경 3권 p. 300,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 219.
66) 남전대장경 3권 pp. 295-296,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p. 212-213.
67) 남전대장경 3권 p. 285, 최봉수 역 {마하박가} 2권 pp. 167-168.
68) 大正藏 p. 890a.
69) 牧牛子述 {誡初心學人文}
70) 大正藏 22권 p. 894c.
71) 여기서 말하는 覆藏이란 죄를 숨기는 것을 말한다.
72) {사분율} 人　度(大正藏 22권 pp. 896b-903c)와 覆藏　度(大正藏 22권 pp. 904a-906a), 그리고 파-리율 小品 제2 別住　度(남전대장경 제4권 pp. 47-57)와 제3 集　度(남전대장경 제4권 pp. 59-114)에 자세하게 열 거되어 있다.
73) 大正藏 22권 p. 897a-b.
74) 大正藏 22권 p. 898a-b.
75) 大正藏 22권 pp. 989c-899a
76) 大正藏 22권 pp. 899c-890a.
77) 大正藏 22권 p. 901a
78) 大正藏 22권 p. 903b.
79) 大正藏 22권 p. 900a-b.
80) 大正藏 22권 p. 903a-b.
81) 大正藏 22권 p. 907b.
82) 僧殘罪를 범한 비구에게는 거처를 따로 정하여 거기에 머무르면서 외부와의 일체 거래를 끊고 홀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것. 즉 성적인 악습이 나, 무리를 지어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등의 죄를 지은 비구에게 죄를 짓고 숨기고 있었던 동안 따로 홀로 거주하면서 참회하게 하는 징계를말함. 대개 죄를 범한 비구가 스스로 죄를 고백하고 별주의 처분을 청하여 받음.
83) 고의로 射精을 하는 등의 性的인 죄나 타인을 비방하는 등의 죄를 지은사람이 죄를 즉시 승단에 고백하고 赦罪를 청하면 僧團으로부터 6일 동안 마나타 처분이 내려짐, 또는 別住가 끝났을 경우 역시 6일 동안의 마나타 처분이 내려짐, 마나타도 일종의 별주 처분이지만, 기본적인 별주는 죄를 숨기는 기간에 따라 그 기간이 정해지는데 비해 마나타의 별주는 언제나 6일 동안을 별주하는 것이며, 또 마나타의 별주 기간이 끝나면 죄를 모두 赦한다는 것이 다르다.
84) 남전대장경 제4권 pp. 62-77.
85) 大正藏 22권 p. 898b-c
86) 大正藏 26권 p. 45a.
87) 大正藏 25권 p. 59b.
88) 佛法有無量門如世間道有難有易陸道步行則苦水道乘船則樂菩薩道亦如是或有勤行精進或有以信方便易行疾至阿惟越致云云(大正藏 26권 p. 41a-b)
89) 大正藏 26권 p. 43a.
90) {십주비바사론}에서는 求阿惟越致地者非但憶念稱名禮敬而已復應於諸佛所懺悔勸請隨喜廻向 (大正藏 제26권 p. 45a) 라 하였고, 또 {대지도론}에서는 是中多有信法善男子善女人種種華香瓔珞幢幡伎樂燈明珍寶以財物供養若自書若敎人書若讀誦聽說正憶念修行以法供養是人以是因緣故受種種世間樂末後得三乘入無餘涅槃. (大正藏 제25권 p. 59b)이라고 하여 여러 가지 수행법을 말하고 있다.
91) 大正藏 37권 p. 128b.
92) 拙著 [淨土敎判說에 대한 一考察](伽山李智冠스님華甲紀念論叢{韓國佛敎文化思想史}下卷 p. 733.
93) 현존하는 {정법념경}에는 없고 구마라집이 번역한 {좌선삼매경} 하권 (大正藏 제15권 p. 285c)에 있다.
94) 大正藏 제47권 p. 4a-b
95) 計今時衆生卽當佛去世後第四五百年 (大正藏 제47권 p. 4c)
96) 拙著 {念佛의 源流와 展開史} pp. 346-347.
97) 拙著 {念佛의 源流와 展開史} pp. 347-349에 懺悔念佛에 대해 논하였다.
98) 拙著 {念佛의 源流와 展開史} pp. 460-469에 持戒念佛과 懺悔念佛에 대해 자세하게 논하였다.
99) 拙著 [淨土敎判說에 대한 一考察](伽山李智冠스님華甲紀念論叢{韓國佛敎文化思想史}下卷 p. 742에 도작의 시대가 왜 末法時代인가에 대해서 논하였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100) 大正藏 제47권 p. 4b
101) 大正藏 제47권 p. 452b
102) 大正藏 제47권 p. 449a
103) 6法이란 念佛念法念僧念戒念施(善施를 가지고 중생을 攝하는 것) 念天 등이다.
104) {중부경전} 남전대장경 10권 pp. 5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