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乘佛敎에 있어서 淨土思想의 意味

Ⅰ. 淨土思想의 內容

1. 淨土思想이란 무엇인가

印度에서 비롯된 大乘佛敎는 그대로 중앙아시아를 경유하여 中國,
韓國, 日本에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정착하였으나,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思想潮流의 하나가 바로 淨土思想이다. 韓國佛敎에 있
어서는 元曉이래로 新羅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
의 지지를 얻고 信仰的으로도, 敎學的으로도, 괄목할 만한 思想的
발전을 보였다. 그러나 密敎와 禪宗이 급진적인 발전을 하고 독점
적인 위치를 점하자 淨土思想은 후퇴하게 되었고, 주술적인 모습으
로 변하게 되었다.
淨土思想의 起源에 대하여는 많은 부분이 해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는 하지만, 1883년에, 옥스퍼드 대학의 막스·뮐러교수와 南條文雄
박사의 공동연구의 성과로서 『無量壽經』과 『阿彌陀經』의 산스
크리트 原典이 간행되었으며1), 이것은 淨土思想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였다. 근래에는 1970년에 東京大學에서 藤田宏達박사에
의해서, 『原始淨土思想의 硏究』가 출판됨으로 인해서2), 상당부분
이 밝혀지게 되었다.
불교에서 淨土思想이 구체적으로 형태를 갖추어서 드러난 것은 大
乘佛敎가 흥기한 시대이며, 그것은 淨土系經典群이 편찬됨으로서
구체화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淨土思想>, <淨土系經典群>이라고
하는 것은 阿彌陀佛의 極樂淨土에 관한 思想이나 經典들을 가리키
는 말이다. 본래 淨土라고 하는 用語는 大乘佛敎一般에서 쓰이는
術語이며, 阿彌陀佛의 極樂淨土에 한정해서 쓰이는 말은 아니다. 다

시 말하자면, 淨土란, 十方三世의 모든 佛國土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것이 어느 틈에 阿彌陀佛의 極樂國土만을 淨土라고 부르게 되었
다. 그것은 印度의 龍樹·世親과, 中國의 曇鸞·道綽·善導 등의 大
思想家들과 鳩摩羅什·玄斡 등의 譯經의 巨匠들, 新羅의 元曉·憬
興·義寂, 日本의 法然·親鸞 등의, 저마다의 지역과 시대를 주도했
던 大思想家들에 의해서, 阿彌陀佛의 極樂淨土가 가장 뛰어난 大乘
佛國土로 지칭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로 거의 모든 大乘經典에
서 阿彌陀佛의 極樂淨土가 언급되고 있으며, 佛敎의 궁극적 목표가
往生極樂에 있다고 결론 짓고 있는 것은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부
분이기도 하다.
淨土思想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用語는, <極樂>과 <阿彌陀佛>과
<本願>이다. <南無阿彌陀佛>을 念佛하여 極樂淨土에 <往生>하는
것이 淨土信仰의 요체이다. 往生은, 阿彌陀佛의 本願에서 비롯되며,
그것은 바로 부처의 본질인 중생을 구제하지 않을 수 없는 同體大
悲의 智慧와 慈悲가, 阿彌陀佛의 本願을 통해서 중생에게 회향되어
지는 것을 말한다. <南無阿彌陀佛>은 本願이라고 하는 약속을 통
해 중생에게 베풀어지는 귀한 선물이기도 하다.
<南無阿彌陀佛>이란 아미타불에게 귀의한다는 말이다. 산스크리트
로는 두 가지로 표현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Namo-Amit-abha = Namas + a + mita + -abha
Namo-Amit-ayus = Namas + a + mita + -ayus

Namas는 귀의한다는 말이며, a는 否定의 의미를 지닌 접두사이며,
mita 는 헤아린다/잰다는 말이다. -abha 는 光明이며, -ayus 는 生
命/壽命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南無阿彌陀佛>이라고 하는 말
은, <헤아릴 수 없는 光明에 귀의합니다>·<헤아릴 수 없는 生命
에 귀의합니다>라고 하는 말이다. 無限光明/無量光에 귀의하고, 無
限生命/無量壽에 귀의한다고 하는 말은, 다르마/法에 귀의하는 것이
며, 眞理 그 자체에 귀의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身口意三業을 총동
원하여 眞理 그 자체에 귀의하는 것이 바로 <南無阿彌陀佛>이다.
그것을 念佛이라고 한다. 『無量壽經』에서는 이 부분을 강조하기
위하여 <佛佛相念>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3). 佛과 佛이 서로 念
한다
─── 부처가 念佛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彌陀三昧에 들어
『無量壽經』을 說하셨으며, 無限光明과 하나되고, 無限生命과 하나
되어 저절로 眞理 그 자체와 하나되어 往生極樂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속적인 욕망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으며, 純粹價値만
이 존재하며, 純粹信仰의 세계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淨土思想의 창으로 불교를 볼 때에, 佛敎란 念佛인 것이다. 南無阿
彌陀佛만이 불교인 것이다.

2. 淨土思想의 所依經典

많은 대승경전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연구되어 온 경전은
淨土三部經이다. 정토삼부경이란, 淨土經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경전을 통틀어 말한 것으로서, 康康僧鎧역이라고 전해지는
『佛說無量壽經』二卷(大經이라 약칭으로 부르기도 하며, 魏譯이라
고도 한다)·畺良耶舍역이라고 전해지는 『佛說觀無量壽經』一卷
(觀經이라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鳩摩羅什역 『佛說阿彌陀經』
一卷(小經이라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을 말한다.

1) 『無量壽經』
『無量壽經』에는 고래로부터 「五存七缺」이라고 말하여지고 있으
며, 도합 十二譯이 있었다고 전하여진다. 그러나 실제로 열두번의
번역이 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五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佛說阿彌陀三耶三佛薩樓佛檀過度人道經』二卷
일반적으로 『大阿彌陀經』이라고 불리어진다. 後漢의 支婁迦讖이
번역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222년, 혹은 223-228, 또는 253년에 번
역되었다고 한다.
② 『無量淸淨平等覺經』四卷
『平等覺經』이라고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後漢의 支婁迦讖이
번역하였다고도 하며, 魏의 帛延이 번역했다는 설도 있으며, 西晉의
竺法護가 번역했다는 설도 있다. 258년경에 번역되었다고 한다.
③ 『佛說無量壽經』二卷
『大經』, 혹은 『魏譯』이라고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中國·韓
國·日本에서 가장 많이 유포된 경전이며, 일반적으로 『無量壽
經』이라고 할 때에는 이 경전을 가리킨다. 中國의 思想家들이나
韓國의 思想家들과 日本의 思想家들도 거의 모두가 이것을 바탕으
로 하여 淨土思想을 피력하였으며, 淨土信仰을 고취시켰다. 魏의 康
僧鎧가 252년에 번역한 것으로 전하여진다. 그러나 근래의 연구 보
고에서는 조심스럽게 東晋의 佛陀跋陀羅(覺賢)와 劉宋의 寶雲의 공
동 번역이 아닌가 하고 추정되어지고 있으며, 그렇다면 421년에 번
역되었다고 추정된다. 한편으로는 西晉의 竺法護가 308년에 번역했
다고 하는 설도 있다.
④ 『無量壽如來會』二卷
「大寶積經」卷 17·18. 『如來會』라고 약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唐의 普提流志가 706년에서 713년에 걸쳐서 번역하였다.
⑤ 『大無量壽莊嚴經』三卷
宋의

法賢이 991년에 번역하였다.

『無量壽經』의 산스크리트 原典은 이제까지 50부 이상의 사본이
발견되었으며, 현재 다섯 종의 원전이 간행되었다. 그것은 모두 네
팔 사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원전과 漢譯된 원전을 비교하여
대조해 보면, 한역 가운데에서는 『無量壽經如來會』와 가장 가깝
다. 한편 티베트말로 된 번역본도 「티베트 大藏經」가운데에 수록
되어 있으나, 이것은 8 세기초에 번역된 것이며, 산스크리트 원전과
거의 내용이 같다.
『無量壽經』은 淨土思想의 모든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가운
데에서 가장 많이 유포된 魏譯의 『無量壽經』의 내용을 살펴보기
로 한다.

『無量壽經』은 上·下 양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은 如來淨土의 因
果를 설하고 있으며, 하권은 衆生往生의 因果를 설하고 있다. 여래
정토의 因은 四十八願이며, 果는 極樂淨土이다. 중생왕생의 因은 念
佛이며, 果는 往生極樂이다. 이것은 新羅의 元曉聖師와 憬興大師의
주석서에 잘 들어나 있으며, 이후에 이어진 韓·中·日의 淨土思想
家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無量壽經』은 마가다국의 교외에 있는 靈鷲山에서 많은 長老格의
大弟子들과 普賢, 文殊 등의 大菩薩들을 위시한 많은 대중 앞에서
아난다(阿難)尊者의 물음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說하여졌다. 그 中心
思想은 阿彌陀佛의 本願에 있다. 久遠의 과거에 錠光佛이 이 세상
에 출현하시어 한없는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에 들게 한 연후에 조
용히 열반에 드시었다. 이어서 五十三佛이 차례 차례로 출현4)하시
어 중생을 제도하여 열반에 드시었다. 마지막으로 출현하신 부처님
이 世自在王佛이었다. 이때에 한 국왕이 모든 명예와 재산을 버리
고 출가하였으니, 그가 바로 法藏比丘이다. 本經에서는 54불이 출현
하지만, 다른 번역본들에 의하면 반드시 일정하지만은 않다. 혹은
34불이 출현하기도 하며, 많게는 81불이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諸佛의 숫자가 아니라 그 내용이다. 영원의 옛날, 태
초로부터 오랜 시간을 걸쳐서 수 많은 부처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진리 그 자체의 드러남이다. 마치 헤아릴 수 없이 엄청난 물을 머
금은 샘이 저 깊은 산 속

골짜기에서부터 시작되면서, 계속하여 모
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자비심으로 충만한 엄청난 힘(如來의 위신
력 = Tath-agatasya-a·nuv-abha)으로 능동적으로 온 누리에 작
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과거의 수 많은 諸佛이 佛佛相念하여
釋尊의 배후에서 다르마의 근거로서 존재하고 있으며, 釋尊을 통하
여 다르마가 十方三世의 모든 중생들에게 연설되어지는 것이다. 그
것을 說法이라고 한다. 그리고 佛佛相念의 근거는 本願에 있는 것
이다.
법장 비구는 세자재왕 여래를 통하여 210억의 불국토의 장엄5)을
관찰하였으며, 五劫思惟를 거친 연후에 四十八願을 선언하기에 이
르렀다. 이것은 중생을 향한 약속이며, 그 약속은 阿彌陀佛의 成佛
이란 형태로 이행되었다. 그리고 極樂淨土는 완성되었다.
諸佛菩薩의 本願을 관찰해 보면, 일관되게 上求普提·下化衆生의
정신을 저변에 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諸佛이 목
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下化衆生이다. 이제 阿彌陀佛이 極樂淨土를
준비하신 것도, 오로지 정토에 중생을 맞이하기 위한 것이다. 法藏
菩薩은 專念念佛하는 사람들을 남김없이 모두 정토에 맞이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이 약속(願)을 成就하기 위하여 兆載永劫에 걸친 수
행을 쌓았으며, 修行의 功德을 모두 중생들에게 회향하신 것이다.
우리들은 五濁惡世에 태어나 末法時代에 살고 있기 때문에, 阿彌陀
佛의 誓願에 의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阿彌陀佛은 스스로

「我建超世願」이라 선언하셨지만, 이렇게 간절하게 거듭 거듭 약
속을 확인하면서 本願을 세운 부처는 달리 찾을 수 없다. 「모든
중생이 그 이름을 들어 至心·信樂·欲生의 他力三信을 얻어 南無
阿彌陀佛이라고 念佛하거나, 그렇게 열 번 하는 사람이 極樂淨土에
往生하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 되지 않으리」(제18원)라고 굳은 약
속을 했으며, 그 약속은 성취되었다. 또 經 가운데에, 「阿彌陀佛의
本願力은, 중생이 그 이름을 들어 往生하고자 바란다면, 누구든지
모두 極樂淨土에 往生하여 스스로 不退轉에 이르게 하리라」하고
또 강조하고 있지만, 이것은 本願力의 不可思議함을 들어내 보이는
말이다.
下卷의 후반부에서는 對告衆이 彌勒으로 바뀌면서 이 經의 流通을
부촉하신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저 아미타불의
명호를 들어서 환희용약하며 일념으로 念佛하는 사람은 큰 이익을
얻게 되리라. 이들은 無上의 공덕을 구족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하고 설해지고 있지만, 이것은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미륵보살에게 이 경전을 부촉하시는 자리에서까지 念佛의 공덕이
매우 뛰어남을 명백하게 들어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2) 『觀無量壽經』
『觀無量壽經』은 흔히 「왕사성의 비극」이라고도 불리어진다. 이
경은 그 첫 부분에 「宋의 元嘉年中에 畺良耶舍가 번역하다」라고
되어 있다. 宋이라고 하는 나라는 중국 역사상 두 번 있었다. 하나
는 수, 당, 오대, 그 다음에 일어 난 宋 나라가 있고, 또 하나는 그
보다도 훨씬 이전 남북조 시대에 생긴, 劉武帝가 양자강 남쪽 建
業에 도읍을 정하고 세운 宋 나라가 있다. 이것을 劉宋이라고도 한
다. 여기서는 후자를 가리킨다. 그 시대에 서역에서 畺良耶舍라고
하는 사람이 宋을 찾아 왔으며, 終南山의 도림정사에 살면서 이 경
을 번역하였다고 전하여진다.
인도에서 전래된 경전들은 거의 두 가지 이상의 異譯이 있지만, 이
『觀無量壽經』은 한 가지 번역 밖에 없다. 물론 인도말로 된 원전
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경은 역경사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경이다.
『觀無量壽經』이라는 제목은, 본래의 이름을 「觀極樂國土無量壽
佛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이라고 한다. 이것을 줄여서 『觀無量壽
經』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 경의 이름의 내용은, 極樂國土
의 莊嚴과 그 나라에 계시는 無量壽佛(아미타부처님)과, 좌우에서
부처님을 보좌하고 계시는 觀音勢至 양대 보살을 <觀>하는 경이라
는 말이다. <관>한다고 하는 말에는 <觀見>과 <觀知>의 두 가지
뜻이 있다. <관견>이란, 극락 정토의 아름답고도 不可思議한 장엄
을 마음속에 그려보

는 것을 말하며, <관지>란, 아미타 부처님께 귀
의하는 絶對信心을 말한다.
왕사성의 비극이라고 불리어지는 연유는, 이 경의 첫 머리에 태자
아자타삿투가 그 아버지를 가두고 어머니마저 가두어 버리고, 감옥
에 갇힌 어머니가 부처님을 부르는 장면이, 현대에도 있을 수 있는
비극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아자타삿투가 그런 끔찍한 사건을 왜
일으켰는지에 대하여 경에서는 말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먼저 그
런 비극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보도록 하자.
마가다국의 왕인 빈비사라왕은 어진 정치를 펴고 국민의 절대적인
신망을 받고 있는 왕이었다. 부처님께 귀의하여 항상 진리에 접하
였으며, 곁에는 언제나 아름답고 총명한 왕비 위제희 부인이 있었
다. 이 세상에 행복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는 것은 모두 갖추고 있
었다. 단 한 가지 나이가 이미 50줄에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슬하에 아들이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점치
는 사람을 불러 점치게 하였더니, 「안심하십시오. 반드시 왕자를
얻게 됩니다. 저 건너 산에서 수행하고 있는 仙人이 있는데, 그 선
인이 수명이 다 하면 부인의 몸에 왕자로 잉태될 것입니다. 그것은
앞으로 삼 년 후의 일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대단히 기뻐하였지만, 그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앞으로 삼 년이나
지나야 한다는데, 그것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더구나 더 다급한
것은 부인이었다. 인제 40이 넘고 여성으로서의 매력도 한

물 가버
린 지금, 삼 년을 기다린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여러 모로 생각한 끝에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삼 년 후에 아이
를 갖게 된다는 것은 선인이 앞으로 삼 년을 더 산다고 하는 말이
지요. 그 말은 바꿔 말해서 그 선인이 죽기만 하면 곧 태자로 태어
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 선인도 나이 들어 그렇게 서글프게 사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태자로 태어나는 편이 훨신 나으리라고 생
각합니다.」 참으로 무서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왕은 곧 사신를 보내서 그 선인을 죽였다. 그러나 아무리 선인이라
고 하드라도 목숨이 아깝지 않는 사람은 없다. 죽음에 임해서 그
선인은 원한을 품고 반드시 두 사람에게 원수를 갚을 것을 다짐하
였다.
그런 저런 일이 있은 다음 달에 부인은 아이를 갖게 되었다. 위제
희 부인이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소식은 금방 온 성안에 퍼졌다.
왕을 비롯하여 온 국민이 모두 기뻐하였으며, 그렇게 세월은 흘러
갔다. 이윽고 산달이 다가오자 왕은 다시 점을 치도록 하였다. 점치
는 사람은 점괘를 보고는 안색을 바꾸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분명히 왕자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이 아이는 두 분을 몹시 원망
하고 있으며, 성인이 된 다음에 반드시 두 분에게 복수할 것입니
다.」 이 말을 들은 왕과 왕비는 매우 두려워하였다. 잔인하게도 자
기네의 행복을 위해 무고한 선인을 죽인 일이 있으며, 그 선인이
죽음에 임해서 복

수하겠다고 다짐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 것이
었다. 그로부터는 매일 밤마다 그 선인이 꿈에 나타나고서는 무서
운 형상을 하고서 복수하겠다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왕과 왕비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다시 무서운 계획을 세웠다. 산실을 높은
누각에다 마련하고서는 그 밑에 칼을 빽빽히 세우고서 아이를 낳아
떨어뜨렸다. 참으로 끔찍한 일을 실천에 옮긴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죽지 않았다. 새끼손가락 하나만 잘리고 기적적으로
살았다.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그 울음소리를 들은 왕비는 모성
이 살아나 그 아이를 키우게 되었다. 아이는 예쁘게 자랐으며, 어느
덧 왕도 왕비도 끔찍한 일들은 말끔히 잊어버리고, 태자는 어엿한
성인이 되도록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성인이 된 태자는 총명
하였으며, 부모를 존경하고 따랐다.
여기에 調達(=提婆達多 Devadatta)이 등장한다. 조달이는 부처님의
사촌 동생이며, 대단히 뛰어난 수행자였다. 그러나 부처님의 교단을
탐내고 분열을 조장했던 악인이다. 그가 아자타삿투를 현혹시키고,
과거에 두 번이나 자신을 죽이려 하였던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쿠데
타를 일으키도록 종용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를 가두고 그 아버지를
살리려고 애쓰는 어머니 마저 감옥에 가두게 된 것이다.
『觀無量壽經』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기의 잘못은 깊이 뉘우
치지 못하고, 순전히 남의 탓만 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여성-
韋提希 부인을 통해서, 불교의 깊은 신앙의 세계

를 열어 보인 경전
이 바로 이 『관무량수경』이다.
이 경전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그 첫 째는, 惡人
을 구제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인이란, 진실을 구하면서
도 진실과 거리가 멀고, 善을 가까이 하려 하지만 선할 수 없는, 영
겁의 시간과 공간에서, 죄업이 막중한 범부 중생을 말하는 것이다.
최저·최하의 열악한 악인 범부이기는 하지만, 현실 생활 가운데서
는 왕비라고 하는 최고의 지위에 있는 위제희 부인이 바로 그런 악
인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그런 악인이야말로 아미타 부처님의 구
제대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 특징은 女人成佛이다. 이 부분
에 대하여는 후대의 思想家들에 의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다.

3) 『阿彌陀經』
『佛說阿彌陀經』은 5세기초에 鳩摩羅什이 번역하였다. 그 밖에도
玄裝이 650년에 번역한 『稱讚淨土佛攝受經』一卷이 있다. 산스크
리트 원전과 티베트語 번역본도 現存한다. 산스크리트 원전은 앞에
서 소개했던 영국의 종교학자 막스·뮐러와 南條文雄이 공동 출판
한 교정본이 1883년에 발표되었다6). 산스크리트 원전은 『佛說阿彌
陀經』과 거의 일치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유포되어
알려진 것도 이 『阿彌陀經』이다.
『아미타경』은 극락정토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功德莊嚴을 설하고
있다. 이러한 공덕장엄은 국토, 의복, 음식, 그리고 육체나 정신에까
지 미치고 있다. 이렇게 功德莊嚴을 널리 설하는 이유는 모든 중생
으로 하여금 極樂淨土에 왕생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을 願樂(원요)라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중생의 업인
작은 善根으로는 왕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하루 내지
이레 동안 念佛한다면 반드시 왕생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생이 이것을 믿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六方의 恒河沙
諸佛이 廣長舌을 내어 三千大千世界를 두루 덮으면서 증명하고 있
으며, 경계하고 있다. 그리고 석존을 향하여, 「매우 하기 어려운
일을 하셨다」고 찬탄하고있음은 매우 稀有한 일이다. 이 부분을
善導는 다음과 같이 단언하고 있다. 「이 증명에 의해 중생이 왕생
할 수 없다면 六方如來의 廣長舌은 한번 입에서 나온 다음에 다시

는 입으로 돌아오지 않아 그 혀는 썩어버릴 것이다.」 얼마나 자신
에 찬 믿음의 선언인가를 알 수가 있는 말이다. 바꿔 말해서, 往生
極樂을 의심하는 것은 六方의 恒河沙諸佛의 말씀을 의심하는 것이
되며, 왕생극락을 믿는 것은 彌陀의 本願을 믿는 것이다. 미타의 본
원을 믿는 것은 釋尊의 말씀을 믿는 것이며, 석존의 말씀을 믿는
것은 육방의 항하사제불의 말씀을 믿는 것이다.
『阿彌陀經』은 믿음에 관해서 많은 시사를 하고 있지만, 六方의
恒河沙諸佛의 증명이 클라이막스가 된다. 「이 五濁惡世에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一切世間難信之法을 설하는 것은 甚難希有한 일입니
다.」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매우 어렵고도 있기 어려
운 일을 釋尊께서는 하셨고, 이 일은 六方諸佛마저도 찬탄하지 않
을 수 없는 不可思議한 本願力에 근거하고 있음을 信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미타경』은 「俱會一處」의 사상을 가지고 화합정
신을 도모하고 있다. 모든 중생이 마침내는 極樂淨土에서 모두 함
께 만남을 성취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깊은 사색이 요구되
는 부분이기도 하다.

Ⅱ. 淨土思想의 思想的根據

불교의 실천이라고 하는 문제를 가지고 고찰할 때 그 대상이 되는
과제는 「禪」과 「念佛」이다. 念佛에 대한 觀念은 우리 나라에
있어서 新羅의 元曉에게까지 소급되어지는데, 그 사상적인 전개는
『三國遺事』를 비롯하여 元曉·法位·憬興·法一·義寂 등에 의해
서 찬술된 일련의 淨土系典籍을 통하여 살펴 볼 수가 있다7). 그러
나 新羅末에 流入되어진 禪의 觀念이 「九山禪門」을 형성하고 高
麗末에 「臨濟宗」의 宗致를 계승한 普照·太古의 「曹溪宗」이 그
극성을 이룬데 반하여 念佛은 끝내 宗派를 이루지 못하고, 高麗時
代에 있어서는 독립된 典籍마저 단 하나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굳
이 찾는다면 禪師들의 典籍가운데서 간혹 비난과 비판을 전제로 하
여 논급되어지거나, 天台나 密敎의 典籍에서 부수적인 실천항목으
로 설정되어 있는 것을 엿볼 수가 있을 따름이다.
新羅에서는 貴族佛敎·護國佛敎로서 군림했던 佛敎가, 元曉 이후에
는 일반서민에게까지 이르는 大衆佛敎·信仰佛敎로서 新羅王朝와
新羅人의 精神的支柱가 되었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大衆佛
敎·信仰佛敎의 구체적인 전개양상은 元曉가 小乘戒律을 破棄하고
大乘菩薩의 길을 選擇한 데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大乘菩薩의
길이란 菩薩의 願과 行이 일치되는 실천을 뜻하며, 그것은 絶對的
인 信仰을 통한 衆生救濟가 첫째 요건이 된다. 그것은 元曉가 많은
典籍에서 중시하고 있는 「一心」이, 단지 觀念의 世界가 아닌,
「衆生救濟」라는 실천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信仰心의
발로라고 하는 점을 直視해야 한다. 바꿔 말해서, 信仰을 통한 價値
觀設定이 可能한 宗敎로서의 佛敎, 그것이 大衆佛敎이며, 信仰佛敎
이며, 「淨土信仰」인 것이다. 「淨土信仰」은 新羅가 가장 바라던
理想國家 ― 佛國土建設을 可能케 하였으며, 後代에도 精神的으로
많은 영향을 남겼다.
淨土信仰이 이와 같이 新羅의 精神的支柱가 되었지만, 高麗王朝에
서는 무슨 緣由로 독립된 典籍마저 남기지 못하고 다른 宗派의 부
수적인 실천항목이거나, 혹은 非難과 批判의 대상이 되었는지 조차
검토되지도 않는 것이 現實이다. 그것은 현대의 韓國佛敎가 놓인
位相이 普照·太古의 延長線上에 있으며, 元曉의 大乘佛敎的인 廻
心이 信仰的으로도 敎理的으로도 계승되어 이해되어지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1. 大乘佛敎의 起點

佛敎란 佛陀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통해서 모든 衆生
이 佛陀임을 自覺할 수 있는 길이 제시된 종교이다. 佛陀임을 自覺
한다는 것은 「成佛」을 의미한다.
佛敎가 佛陀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데에는 아무런 異見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모든 衆生이 成佛할 수 있다고 하는 데에는 많은 異
見이 제시되며, 또 多義의 解釋이 가능하여진다. 다시 말해서, 成佛
이란 人間釋迦가 깨달음을 成就했다(bodhima·n·da-ni·sadana)
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모든 人間이 覺者(Buddha=佛陀)로 되는
것을 뜻하고 있다. 이것은 佛敎의 思想的인 始源임과 동시에 궁극
적인 목표이다. 특히 大乘佛敎에 있어서는 成佛이 의미하는 바가
단지 形而上學的인 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衆生救濟와 직결되어
있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관찰할 때 大乘의 意義가 더욱 명백하여
진다. 다시 말해서, 成佛이란 釋尊이 過去因行時로부터 現世의 樹下
成道에 이르기까지의 숱한 難行·苦行이 論理的으로 究明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樹下成道에서 鹿苑說法으로 移行하게 되는 大乘的인
轉廻를 통해서 얻어지는 無上等正覺(anuttara-samyaksa·mbodhi)
에서 그 意義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成道한 「佛陀」(Buddha)에서
說法하는 「如來」(Tath-a gata)로 이어지는 大轉廻로 說明되어진
다. 龍樹가 『中論』의 「歸敬偈」에서 歸依의 대상으로 삼았던
「戱論(prapa～naa)을 寂滅시키는 吉祥한 緣起(prat - Ity

asamutp
- ada)를 가르치신 正覺者, 가장 殊勝하신 說法者」8)가 바로 그
「如來」인 것이다.
佛敎의 入信은 歸依三寶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앞에서 龍樹가 하였
던 「緣起를 說하신 佛陀에 歸命」하는 것으로서 成立되어진다. 佛
陀가 樹下成道로 끝날 때에 거기에는 단지 「獨覺
(Pratyeka-buddha=緣覺)」만이 存在하게 되지만, 說法하는 如來는
곧 說하신 法과, 그 法을 廳聞하는 弟子를 그 안에 포함하게 되니
저절로 「三寶」를 갖추게 되어 歸依三寶를 成立시키게 된다고 하
는 말이다.
如來의 語義는 大乘佛敎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如來란 그 原
語 tath-agata에서 「如來」(tath-a+-agata)와 「如去」
(tath-a+gata)의 두 가지 뜻을 가지고 說明되어 진다. 『十住毘婆沙
論』卷一에서는 「如란 이름하여 實이라고 한다. 來란 이름하여
至라고 한다. 眞實中에 이르는 故로 이름하여 如來라고 한다」라고
敍述하면서 眞實을 열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9). 이것은 분
명히 「如來」를 의도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만 그 다음에 이어
서 「如去不還인 故로 如來라고 이름한다10)고 하는 표현은 「如
去」를 意圖하고 있는 것이다. 『大智度論』卷二에 「法相처럼 알
고 法相처럼 說한다. 諸佛이 安穩道에서 오는 것처럼 佛도 또한 이
와 같이 와서 다시 後有中에 가지 않는다. 그런 故로 多陀阿伽陀라

고 이름한다11)」 고 「如來」·「如去」의 二義를 설명하고 있으
며, 다시 卷五五에서도 거의 같은 뜻으로 如來를 정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12).
이상에서 如來란 「眞如가 來至했다」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았다.
그것을 다시 모든 衆生이 如來의 德相을 具備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衆生이 모르기 때문에 法을 說하여 가르침을 펴게 되는 필
연적인 如來의 不可思議妙用을 뜻하기도 한다13). 하지만 一切衆生
이 모두 如來의 德相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 그대로의 상
태로 곧 「成佛」하는 것은 아니다. 『維摩經』을 비롯한 많은 大
衆經典에서 「娑婆卽淨土」·「生死卽涅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처럼 眞如의 세계는 중생을 떠나서 있을 수 없으며, 衆生은 곧 覺
者인 것이다. 동시에 衆生은 衆生인 것이다. 왜냐하면 一切衆生이
成佛할 수 있는 근거는 釋尊이 說法하신 敎法에 있는 것이지 衆生
의 知解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如來의 金口聖言
에 대한 「믿음」이 먼저이며, 成佛에 대한 「知解」는 모두 「敎
法」에 의거해서 成立되어지는 分別智이기 때문에 모두 「棄捨」하
여야 하며 오직 如來의 無限한 慈悲에 包容되는 것만이 곧 成佛의
길인 것이다.
說法에 의해서 모든 衆生이 救濟되어야 한다는 것은 一切衆生의 요
청이며, 그 요청을 무시해서 佛陀가 樹下成道만으로 끝나 버린다면
그것은 小乘의 깨달음에 지나지 않는 獨覺(Pratyeka-buddha)인 것
이

다. 佛陀가 小乘의 범주를 벗어나서 鹿野苑으로 나아가게 된 轉
機가 「發菩提心」이며 說法으로까지 이끈 힘이 「本願」
(p-urva-prani·dh-a·na=vow, prayer)이며 「菩薩行」인 것이다.
이 「發菩提心」`→`「菩薩行」으로 연결되는 방정식이 바로 大乘
의 起點이 되는 것이다.

2. 淨土思想의 根據

1) 救濟의 機緣
如來가 이 世界에 出現하는 것은 如來의 慈悲의 顯現이며, 그 目的
은 衆生濟度에 있다. 衆生의 成佛의 根據가 衆生에 있으면서 衆生
에 있지 않은 緣由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緣起를 보는 者는 法
을 보고, 法을 보는 者는 如來를 본다」는 有名한 이야기는 大小乘
의 여러 經典에서 볼 수 있는 말이다. 이것은 如來의 本質은 法임
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涅槃經』에서 말
하는 「如來의 法身은 常住하며 不滅이다」라는 意味가 살아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諸行無常·諸法無我 등의 佛敎의 根本敎理가
『涅槃經』의 「常樂我淨」이라든가, 『法華經』의 「常在靈鷲山」
등의 永遠相과 對立되는 것이지만, 如來의 本質이 「法」이 될 때
에 그 대립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理論化된 것이 「法身」
이다.
如來가 眞如이며 法身이며, 常住不滅한 것은 많은 大乘經典에서 論
謂되는 바이기도 하다. 常住不滅의 法身은 時空을 超越한, 우리의
分別智로서는 認識될 수 없는 無爲의 存在이다. 그것은 不可得이며,
相이 없으며, 說할 수도 없으며, 念할 수도 없다14). 그러나 法身의
方便의 相으로서 衆生에게 常住不滅의 法相을 보이고자 하는 慈悲
의 妙用이 바로 釋尊이며, 十方三世佛인 것이다15).
인간은 현재라고 하는 時空의 제한된 범위 안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행동하고 있다. 인간의 가치는 언제나 「現在」라고 하는 時代相을
통해서 普遍의 價値를 추구하

게 된다. 예를 들면 善과 惡이 그것이
다. 그것은 다시 현재의 「나의 행동」에서 分別되지만 「나의 생
활」 속에서는 보수적인 의미의 가치체계가 형성된다.
현재라는 시대상을 통해서 「나의 행동」은, 혁신적이고 고답적인
가치체계가 無限한 自由를 추구하는 양상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오
히려 不自由를 초래하고 만다. 아비달마불교를 구축한 출가비구들
이 그랬으며, 삼독번뇌를 떨쳐 버리려고 몸부림치면서 더욱 三毒煩
惱 속에 沈淪하게되는 韋提希夫人이 그랬다16). 자유를 추구한 機緣
을 따라 쫓아서 가다 보면 거기에는 不自由라고 하는 올가미가 기
다리게 마련인 것이다.
현재라는 시대상에 비치는 「나의 생활」은 무수한 가치의 엄습으
로 인해 向內的인 보수적 가치체계를 지향하게 된다. 그것은 歷史
와 文化, 社會 가운데에서 受容과 反潑을 통해서 安穩함을 추구하
게 되지만, 三毒煩惱 속에 安穩함이란 없는 것임을 覺知할 뿐이다.
거기에서 시대적인 不安과 挫折이 대두하여 「나의 괴로움」이 형
성된다. 그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할 때, 하나의 價値指向이 나타난
다. 괴로움이 깊으면 깊을 수록 그것은 專一한 것으로 응결된다. 이
때에 「救濟의 機緣」이 성립된다. 마치 『涅槃經』「梵行品」에
서 般涅槃을 앞둔 釋尊이, 오직 阿世王의 離苦得樂만을 위하여 涅
槃에 들지 않겠다고 한 것과 같은 것이다17).
如來의 本質은 無限한 智慧와 無限한 慈悲에 있다. 如來의 慈悲를
感得할 수 있는 機

緣은, 現在라고 하는 時代의 制限 속에서 三毒煩
惱를 覺知하는 데에 있다. 바꿔 말하자면, 如來의 救濟하겠다는 慈
悲와 衆生의 救濟받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함이 만남을 가질 때에
「救濟의 機緣」은 성립하는 것이다. 이 때의 慈悲의 근거는
「願」(pra·nidh-a·na=vow, prayer)으로서 표상된다18). 如來는
모두가 다 菩薩因行時에 衆生을 救濟하기 위하여 發願하였으며, 그
願이 圓滿成就되어서 佛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阿彌陀佛의 四十
八願, 藥師如來의 十二願, 普賢菩薩의 十願 등이 그것이다. 한편 衆
生이 發願하는 수도 있다. 衆生의 願은 탐진치의 삼독번뇌의 제약
가운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如來의 願과는 구별된다. 그것은
「願」을 받치는 「力用」이 「慈悲」로서 不可思議하게 「廻向」
할 수 있는가의 可否에 달려 있다. 如來의 그것은 願行滿足, 自利利
他, 自覺覺他, 覺行窮滿인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如來의 願을
「本願」(p-urva-pra·nidh-a·na=宿願)이라고 한다.
如來의 本願과 衆生의 願이 만남을 가질 때 비로소 救濟의 機緣은
성립하게 된다. 이 때의 衆生의 願이란 時空의 제약가운데에서 탐
진치의 삼독번뇌에 허덕이지 않을 수 없는 凡夫의 自覺이다. 衆生
이 스스로 覺知하는 계기는 물론 如來의 敎法에 대한 「聞法」과
「絶對的인 믿음」에 의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2) 淨土往生의 思想的根據
人間이 幸福해지고 싶다. 자유를 획득하고 싶다고 하는 바램(願)은
근원적인 것이며 순수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 바램이 성취될
수 없는 상태의 凡愚한 存在일 수밖에 없다. 眞實한 意味의 幸福과
自由란 時空의 制限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人間은 時空의 制
約을 떠나서는 思惟할 수도 存在할 수도 없다. 三毒煩惱에서 헤어
날 길이 없는 人間存在가 내 자신의 고뇌를 해결하기 위하여 무한
히 묻고(問) 묻는 과정에서 생기는 絶望과 挫折은 결국 諸行無常과
諸法無我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無量壽經』의 도입부분에서
는 그 과정마저도 如來의 威力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無量壽經』
에서 阿難이 釋尊께서 五種의 瑞相이 顯現함을 밝혔고, 釋尊도 그
것을 긍정하지만, 그 뒤에 如來의 出世의 意義와, 慈悲와 智慧의 無
限함을 강조한 다음에 아래와 같이 如來의 威力을 표현하고 있다.

如來에게 그 뜻을 묻고자 하였던 그것도 실은 如來의 뜻
(Tath-aga- tasyaa·nubh-ava=如來의 威力)인 것이다.19)

이것은 阿難이라고 하는 人間의 智慧로움은 阿難이라는 人間自身에
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如來의 뜻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이다.
自身의 苦惱를 통해서 묻고 묻는 過程마저 自力으로 비롯됨이 아니
라고 否定되어진다면,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如來의 威力에 依支
하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如來의 威力에 의지할 수 밖에 없
는 阿難을 위하여20) 法藏菩薩의 發願과 修行을 전개하여 가는 것
이 바로 『無量壽經』인 것이다.
앞에서 阿難은 자기 자신의 智慧로움을 앞 세우다가 좌절했지만,
法藏은 결코 그런 愚를 犯하지는 않는다. 法藏比丘가 世自在王佛前
에서 佛國淸淨莊嚴無量妙土를 敎示하여 줄 것을 간절하게 表白할
때에, 如來는 「네 스스로도 잘 알텐데 왜 묻느냐」라고 하였고, 法
藏은 「제가 알 수 있는 境界가 아니니 바라옵건데 가르쳐 주십시
오」라고 스스로 凡愚한 人間임을 如實하게 밝혔다21). 바로 이것이
「救濟의 機緣」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四十八願은 이러한 救濟
의 機緣, 바꿔 말해서 「淨土往生의 機緣」의 顯現이며 如來大悲心
의 發露이다.
法藏은 五劫동안 思惟하고 發願하였으며22), 그 願을 成就시키기 위
하여 不可思議兆載永劫 동안의 無量德行을 積植하였다23). 그리고
成就하였다24). 成就한 願은 超世의 願이며, 그것은 大悲의 願이다.
『無量壽經』의 「重誓偈」의 첫머리에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내 超世의 願을 세워 반드시 無上道에 이르리라. 이 願이 圓滿具足
되지 않는다면 맹세코 正覺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내 無量劫을 통하여 大施主가 되어서 두루 모든 가난한 者를 救濟
하지 못한다면 맹세코 正覺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내가 佛道를 성취함에 이르러 그 명성이 시방을 넘어 서리라. 마침
내 듣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맹세코 正覺을 이루지 아니하리라25).

이것은 그 앞에서 서술한 四十八願의 내용에 대한 면밀한 재확인이
다. 四十八願은 모두가 「設我得佛, ……不取正覺」이라는 定型의
偈頌으로 되어 있다. 「設我得佛」 이하의 文은 「願」이며, 「不取
正覺」은 「誓」이다. 法藏은 正覺을 이루었고, 그의 四十八願은 成
就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을 「確信」할 때에 「極樂」은 現前하
는 것이다.
彌陀의 本願을 眞實로 받아들이고 믿고 信仰한다는 것이 容易한 일
은 아니다. 『無量壽經』에서는 그것을 「信樂하여 受持하는 것은
難中의 難이요, 이 難보다 더한 것은 없다26)」고 말하고 있으며,
『阿彌陀經』에서도 「이 法을 믿기란 지극히 어렵다27)」고 하였
다. 「如來가 出世할 때에 出世하기 어렵고, 如來를 보기도 어려우
며, 諸佛의 經道는 難得難聞이다. 또 菩薩의 殊勝한 法·모든 波羅
蜜도 또한 듣기 어렵다. 善知識을 만나 聞法하여 能行하는 것 또한
어려운 것이다28)」 그런 어려운 가운데서 믿고 信仰한다는 宗敎心
의 發露를 재촉하고, 그 根據를 本願은 提示해 주고 있다.
本願思想은 釋尊에 의해서 自覺된 慈悲와 智慧가 바탕이 된 如來의
大悲心이 阿彌陀佛의 本願이라는 具體的인 모양을 갖추고 表現된
것이다. 그것이 如來의 大悲心의 發露라고 한다면, 人間은 단지 如
來의 本願에 의지하기만 하면 救濟되는 것이다. 여기서 救濟되는
因마저도 衆生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如來에게 있는 것임을
알아야만 한다. 그것을 元曉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무릇 往生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人
間의 힘으로> 能히 그 正報莊嚴을 感得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며,
또한 그 依報淨土를 感得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如來의 本願力의 <能動的인 妙用으로> 인하여 비로소 隨感受用되
는 것이다. <결코> 自業因力으로 成就되어지는 것이 아니다29).”

本願이란 衆生이 挫折의 밑 바탕에서 믿고 依支할 수 있는 純粹生
命이며 絶對價値이다30). 眞理 앞에서는 無力할 수밖에 없는 凡愚衆
生이, 그를 「攝取不捨」하겠다는 如來의 本願(=約束)을 믿고 依支
할 때에, 거기에 本願의 意義는 뚜렷이 現前하는 것이며, 淨土往生
의 근거도 명시되어지는 것이다.
이상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大乘佛敎思想은 바로 淨土思想일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