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第一回 韓日淨土(Pure Land)學術發表會
發表論文■ |
주최: 韓國淨土學會
▶인 사 말 ▶念佛往生의 根據 - 康東均(동아대학교 철학과 교수) ▶新羅의 三國統一과 淨土信仰 - 韓普光(동국대학교 선학과 專講) ▶淨土理念과 經濟發展 - 張源宗(동국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淨土社會具現을 위한 社會科學에서의 問題提起 - 韓相範(동국대 학교 법과대학장) ▶南北統一을 위한 이데올로기의 克服과 緣起論的 不二論 - 鄭泰爀 (한국정토학회 회장·동국대학교 대우교수)) ◆일 시 : 1988년 7월 7일(木) 오후 1시~7시 ◆장 소 : 동국대학교 본관 교수세미나실 |
인 사 말 오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 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學園의 어려 운 상황 속에서 애쓰시는 교수님들과, 일본에서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서 와주신 여러분, 그리고 많은 신도님들께 무어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읍니다. 한국 불교사상 획기적인 사건으로서 만들어진 淨土學會가 창립된지 얼마 안되는 동안에 이렇게 韓日共同으로 學術會를 가지게 된 것은 생각해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것은 오직 부처님의 뜻에 의한 것입니다. 특히 神佛敎를 위주로 하는 韓國에서 淨土學會가 창립된 것과, 淨 土에 대한 學者가 적은 속에서도 뜻있는 몇 분이 흔쾌히 동참하셨 다고 하는 것은 부처님 뜻이 아닐 수 없읍니다. 오늘 이 발표회가 비록 빈약하다 하더라도 高麗以後에 처음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시어 무사히 끝나게 해주시고, 많은 가르침과 도움 주시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런 모임이 되었읍니다 만 내년에는 보다 알차게 계획하고 있읍니다. 곧 세계 淨土學術大 會가 이 곳에서 열리도록 준비중에 있읍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 온지 이틀도 못되는 아기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을 대견하게 보 아주시고, 내년에는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보실 것이니, 사랑스럽게 지켜보시고 키워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이것으로써 인사말씀을 대신하겠읍니다. 1988년 7월 7일 한국정토학회 회장 정태혁 |
念佛往生의 根據 강 동 균* (동아대학교 교수) 1. 佛敎라고 하는 말에는 두 가지 意味가 있다. 하나는 「佛의 가르 침」이라고 하는 敎理的인 展開이며 다른 하나는 「누구나 佛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가르침」이라고 하는 實踐的인 展開로서의 意味이 다. 「佛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데에는 아무도 異義를 提起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佛이 될 수 있다」고 하는 部分은 多義의 解釋이 可能해진다. 「佛이 된다」고 하는 말은 달리 「成佛」이라고도 表現된다. 成佛 이라는 말은 大乘佛敎에서는 衆生救濟가 前提된 成佛을 意味하기도 한다. 이는 釋尊이 過去因行時로부터 現世의 樹下成道에 이르기까 지의 숱한 難行·苦行이 論理的으로 究明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樹 下成道에서 鹿園說法으로 移行하게 되는 大乘的인 轉廻를 통해서 얻어지는 無上等正覺(anuttara-Samyaksambodhi)에서 그 意義를 찾 아야 한다. 그것은 成道한 「佛陀」(Buddha)에서 說法하는 「如 來」(Tathagata)로 이어지는 大轉廻로 說明되어진다. 如來의 語義는 大乘佛敎에서 重要한 意味를 지닌다. 如來란 그 原 語 tathagata에서 「如來」(tatha+agata)와 「如去」(tatha+agata)의 두 가지 뜻으로 說明되어진다. 如來가 이 世界에 出現하는 것은 如來의 慈悲의 顯現이며, 그 目的 은 衆生濟度에 있다. 如來의 本質은 無限한 智慧와 無限한 慈悲에 있다. 如來의 慈悲를 感得할 수 있는 記錄은 現在라고 하는 時代的인 制限 속에서 三毒 煩惱를 여실히 覺知하는 데에 있다. 바꿔 말해서 如來의 救濟하겠 다는 慈悲와 衆生의 救濟를 要求하지 않을 수 없는 切迫함이 만남 을 가질 때에 記錄은 成立하는 것이다. 이 때의 慈悲의 根據는 「願」(Pranidhana)으로서 表象된다. 如來는 모두가 더 菩薩因行時 에 衆生을 救濟하기 위하여 發願하였고, 그 願이 圓滿成就되어서 佛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阿彌陀佛의 四十八願, 藥師如來의 十二 願, 普賢菩薩의 十八願 등이 그것이다. 淨土思想에 있어서 念佛往生의 必然的인 根據로서 本願思想을 주목 하게 된다. 그것은 阿彌陀佛의 因行時에 成立된 四十八願이며, 그 가운데 第十八願인 「念佛往生願」이다. 設我得佛 十方衆生 至心身樂 欲生我國 乃至十念 若不生者 不取正覺 이 本願이 念佛往生을 可能하게 하는 根據이다. 佛敎가 成佛을 爲主로 한 宗敎라고 한다면, 往生도 成佛이어야 한 다. 그것은 念佛이라는 實踐을 통해서 感得되는 成佛이다. 여기서 大乘思想이라는 見地에서 念佛往生의 思想的 根據를 明示해야 할 必然性이 要請되어진다. 그 要請을 滿足시켜 주는 것이 앞에서 말 한 것처럼 바로 「本願」(purva pranidhana)인 것이다. 2. 本願思想이 가장 發達한 것은 「無量壽經」의 四十八願이라고 할 수 있다. 「無量壽經」의 本願은 釋尊이 阿難에게 法藏比丘가 發願 했던 故事를 이야기하는 過程에서 明示된다. 여기서 注目할 部分은 阿難이 釋尊께서 五種의 瑞相을 顯現함을 보고 讚嘆하면서 그 緣由 를 물었을 때의 對話의 內容이다. 먼저 阿難이 스스로 慧見 發見으 로 發問하였음을 밝혔고 釋尊도 이를 認定하고 기쁜 뜻을 表明했지 만, 그것은 結局 「如來의 뜻」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것이다. 무릇 往生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 의 힘으로) 能히 正報莊嚴을 感得(=往生)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며, 또한 그 依報淨土를 感得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오직 如 來의 本願力으로 인하여 비로소 感受用할 수 있는 것이다. (결코) 自業因力으로 成就되어지는 것이 아니다.(無量壽經宗要) 本願이란 衆生이 挫折의 밑바닥에서 믿고 依持할 수 있는 純粹生命 이며 絶對價値이다. 眞理 앞에서는 無力할 수 밖에 없는 凡愚衆生 이 그를 「攝取不捨」하겠다는 如來의 本願(=約束)을 믿고 依持할 때, 거기에 本願의 意義는 뚜렷이 現前하는 것이다. 本願이 바탕이 되어 阿彌陀佛로 向한 信仰心은 成立한다. 阿彌陀佛 이 아니면 救濟될 수 없다고 하는 나의 省察은 「懺悔」를 意味한 다. 「懺悔」는 身心을 다하여 自力을 棄捨하고 他力을 選擇하는 轉換의 記錄이 된다. 苦惱를 통하여, 懺悔를 통하여 大悲願力이 無 限한 慈悲의 顯現임을 感得하게 되고, 驚異와 感動과 歡喜가 나타 난다. 여기서 비롯되는 念佛은 法悅의 念佛이며, 口稱의 念佛이며, 그것은 「南無阿彌陀佛」이다. 南無阿彌陀佛은 淨土往生의 增上緣이며, 이는 곧 念佛往生의 根據 는 阿彌陀佛의 大悲願力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無量壽經」은 그 導入部分에서 이미 如來의 無限한 威神力이 提 示되어 있으며, 衆生이 衆生일 수 밖에 없는 側面을 如實히 보여주 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여기에 衆生救濟의 悲願이 숨어 있는 것이다. 다음에 法藏比丘가 世自在王佛前에서 佛國淸淨莊嚴無量妙士를 敎示 하여 줄 것을 간절히 表白할 때, 如來는 「汝自當知」라고 하였고, 法藏은 「非我境界」라고 스스로 凡愚한 衆生임을 밝혔다. 바로 이 것이 「救濟의 機緣」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四十八願은 이러한 「구제의 기연」 바꿔 말해서 「淨土의 기연」의 顯現이며, 如來大 悲心의 發露이다. 二百一十億 諸佛如來의 淨土의 行을 모두 觀察한 法藏은 無上·殊 勝의 願을 招發하여 그 心은 寂靜하였고, 志는 執著하는 바가 없었 다. 五劫에 이르는 동안 思惟하여 이윽고 佛國을 莊嚴할 淸淨의 行 을 모두 攝取하였다. 그리하여 世自在王前에 나아가 四十八願을 建 立하였다. 法藏은 願을 成就시키기 위하여 不可思議非載永劫을 菩 薩의 無量德行을 積植하였고, 그 願은 圓滿成就되었다. 成就한 願은 超世의 願이며, 그것은 大悲의 本願(Purvapranidhana=宿願)이다. 「無量壽經」의 「重誓揭」는 다음과 같은 말로 緖頭를 裝飾하고 있다. 我建超世願 必至無上道 斯願不滿足 誓不成正覺 我施無量劫 不爲大施主 普濟諸貧苦 誓不成正覺 이것은 그 앞에서 敍述한 四十八願의 再演이다. 四十八願의 內容은 모두가 「設我得佛……不取正覺」이라는 定型의 偈頌으로 되어 있 다. 以下의 文은 「願」이며, 「不取正覺」은 「誓」이다. 法藏은 正覺을 이루었고, 그의 四十八誓願은 成就되었다. 이런 一連의 事實 을 「確信」할 때 極樂淨土는 現前하는 것이다. 阿彌陀佛의 本願을 眞實로 받아들이고 믿고 信仰한다는 것이 容易 한 일은 아니다. 그것을 「信樂하여 受持하는 것은 難中의 難이요, 이 難보다 더한 것은 없다」고 「無量壽經」에서도 말을 하고 있으 며, 「阿彌陀佛」에서도 「이 法을 믿기란 지극히 어렵다」고 하고 있다. 「如來가 出世할 때에는 出世하기 어렵고, 如來를 보기도 어 려우며, 諸佛의 經道는 難得難聞이다. 또 菩薩의 殊勝한 法은 모든 波羅蜜도 또한 듣기 어렵다. 善知識을 만나 聞法하여 能行하는 것, 이 또한 어려운 것이다.」(「無量壽經」 卷下). 그런 어려운 가운데에서 믿고 依持한다는 宗敎心의 發露를 재촉하 고, 그 信仰의 根據를 本願思想은 提示해 주고 있다. 本原思想이란 釋尊에 의해서 自覺된 智慧와 慈悲가 바탕이 된 如來 의 大悲心이 阿彌陀佛의 本願이라고 하는 具體的인 모양을 갖추고 表現된 것이다. 그것이 如來의 大悲心의 發露라고 한다면, 人間은 단지 如來의 本願에 의지하기만 하면 救濟되는 것이다. 救濟되는 因은 衆生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如來에게 있기 때문이다.(그것을 元曉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新羅의 三國統一과 淨土信仰 한 보 광* (동국대학교 교수, 정토사주지) 韓半島에 있어서 최초의 統一國家를 이룩한 新羅史를 살펴볼 때 삼 국통일은 커다란 전환점이 아닐 수 없다. 삼국통일을 기점으로 정 치·사회·군사·경제·문화 등의 면에 있어서 일대변화를 일으켰 지만 그에 못지않게 佛敎의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현상이 일 어났다. 즉 통일 이전에는 국민의 이상적인 세계관이 현세적이었으 나 후에는 내세적으로 전환했던 점이다. 이러한 실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특히 불교신앙적인 면에서 살펴본다면 淨土信仰의 변화이다. 통일전에는 現世的인 彌勒下生信仰이 주축을 이루었으나 후에는 來世的인 彌陀淨土信仰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러한 신앙적인 변화는 통일전의 貴族中心의 불교에서 庶民 을 중심한 大衆佛敎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의 근본요인은 신라 최대과업의 하나였던 三 國統一이었다. 신라는 통일을 위하여 새로운 군사조직을 강화할 필 요를 느꼈으며 그를 위하여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때에 새로운 사상을 찾기 위하여 그들은 중국을 비 롯한 강대국에서도 이미 널리 신봉되어져 오는 불교에서 찾고자 했 을 것이다. 그리하여 法興王 14年(527)에 불교신앙이 국가적인 공인 을 받게 되었으며 그 뒤 귀족을 중심으로 널리 신봉되어 왔다. 그 러면 이러한 불교 가운데서도 신라 위정자들이 요망하는 統一大業 과 사상적으로 가장 잘 합치되는 불교사상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 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 彌勒下生經에 의한 彌勒下生信仰 즉 미 륵부처님이 도솔천에서 현세의 사바세계에 下生하여 출현한다고 하 는 점에 착안하였을 것이며, 이러한 미륵불국토인 龍華世界를 신라 에 건설하고저 하는 현세불국토사상으로 연결짓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라의 엘리트 군부조직인 花郞徒를 龍華香徒라고 부르기 도 하였으며, 그 우두머리인 國仙을 彌勒佛의 化身으로 여기게 되 었으며, 그를 지도하는 자로서는 승려가 담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花郞徒의 조직은 중국 慮山慧遠의 白蓮社念佛結社와 같은 信仰結社 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미륵불국토를 건설하기 위하여 목숨을 초개같이 여길 수 있는 사상적인 무장이 된 젊은 화랑들은 전쟁에서 용감히 싸울 수 있었다. 그들은 삼국통일만 되면 이 땅에 미륵불국토가 이루어지며 지상의 낙원이 건설될 것을 믿어 의심하 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결과 신라는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까지는 진흥왕 11년 3월(550)의 백제·고구 려의 공격으로부터 시작하여 문무왕 16年(676) 당나라군을 몰아내 기까지 약 100년 간의 전쟁이 계속되었다. 여기에는 때로는 수 백 명의 출병에서 많을 때는 3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등 약 60여회 이 상의 전투가 계속되었다. 그 결과 전쟁의 참상이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때의 상황중 文武王代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에 접하여 北伐과 西侵으로 잠시도 평안한 세월이 없도다. 전사자들은 뼈를 부숴 들판을 쌓고 몸과 목을 강토 에 내놓았도다.” (文武王下敎書) “남으로는 熊津으로 수송하고 북으로는 평양으로 공급하여 조그마 한 신라가 두 곳으로 곡식을 나누어 보내게 되니 사람의 힘은 극도 로 피폐하고 牛馬들은 다 죽어버리고 정사는 때를 읽고 해마다 곡 식은 잘 되지 못하였으며, 창고에 저장하였던 곡식은 모두 수송하 여 버렸으므로 신라의 백성들은 草根木皮로도 오히려 부족하였지만 熊津의 唐兵들은 양식의 여유가 있었다.” (文武王答薛仁貴書) 이와 같이 전쟁의 피해와 당나라군들의 갈취는 극도에 달하였다. 전란의 傷痕은 위정자 뿐 만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겨주었다. 즉 전사자의 慰靈문제, 가족의 생 계대책, 전쟁미망인의 激增, 전쟁고아의 방랑, 고구려·백제유민들 의 敵愾心의 앙양, 일반민심의 수습등에 대하여 국가로부터의 물질 적인 보상만으로는 사회의 안정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일반민 중의 정신적인 변화는 오랜 전쟁으로 인한 허탈감과 말법사상의 절 박감 등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지배해왔던 현세 적인 미륵신앙으로는 이러한 난국에 대처할 능력을 상실하였다. 신라에 있어서 삼국통일은 정치·사회 등의 외적인 변화 뿐 만 아 니라, 내적으로도 새로운 사상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가치 체계의 변화는 신앙적인 측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라의 정토신앙에 있어서 초기에는 미타·미륵신앙을 별로 구분하 지 않고 신봉되어져 왔으나 통일전에는 미륵신앙이 왕권과 결탁하 여 귀족을 중심으로 삼국통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통일후에는 현세적인 미륵하생신앙보다는 내세적인 미타정 토신앙이 서민을 중심으로 널리 신봉되게 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미 타정토교학도 깊이 연구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은 신앙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안되었는 가? 또 이러한 변화의 사회적인 요인은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가 등 의 문제점을 규명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또한 직접적인 해 답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만 그 시대적인 배경을 유추하므로 써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신라는 삼국통일이라고 하는 역사적인 대과 업을 성취하기 위하여 약 백년 동안의 전쟁이 계속되었으며, 결국 은 통일을 성취하게 되었다. 그들은 삼국이 통일만 되면 지상의 낙 원이 건설될 것으로 믿어왔던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통일이 되고 보니 현실의 불국토건설이라고 하는 그들의 소망은 완전히 사라졌 다. 그 반면, 오랜 전란에 의해 잃어버린 막대한 인적, 물적의 전쟁 자원의 보급, 戰死傷者의 대책, 민심의 수습, 도의심의 앙양 등 전 후의 후유증은 사회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혼란을 가져왔다. 이 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문무왕은 대사면을 결행하여 적극 적인 사회의 안정과 민심의 수습책을 강구하게 된다. 즉 『三國史 記』 卷六의 文武王九年條에 의하면, “總章 2年(669) 2月 21日 未明이전에 五逆罪·死罪 이외의 죄를 범하여 지금 감금된 자를 살펴 보아 죄의 대소를 논할 것 없이 모 두 내놓고, 그 전에 대면책을 한 이후에도 죄를 범하여 관직을 빼 앗긴 자들도 아울러 용서하며 옛날대로 복직하여 주고, 도둑질한 사람은 다만 그 몸만을 놓아주되 그만한 재물을 능히 변상할 수 없 는 자는 징수할 한계에 두지 말라. 또한 백성중 집이 빈한하여 남 의 곡식을 빌린 자로서 곡식이 잘 되지 않는 땅을 가진 자는 원 금·이자를 모두 갚지 않게 하되, 만약 곡식이 잘 되는 곳에 사는 자로서 금년에 곡식을 수확할 수 있으면 그 원금만 갚고 이자는 갚 지 않도록 하라. 이를 30日字로 기한을 정하여 곧 시행하여라.” 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인심의 수습을 위한 중요한 정책을 죄인의 방면과 빈한의 구제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죄인의 방면에는 모르긴 해도 전쟁포로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통일이 되던 해(668)에는 전사자를 위하여 대대적인 위령제를 지내기도 한다. 그런지 일 년 뒤에 대사면과 복 권을 단행한 것은 전후의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 다. 그러나 민심의 수습이란 결코 국왕의 권위나 정책적인 대사면 만으로 안정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보다 더 최선책은 모든 국민이 스스로 마음으로부터 安心할 수 있는 종교적인 귀의처의 제공에 있 을 것이다. 그 때문에 통일전에는 귀족중심의 불교를 통일후에는 일반서민에게도 개방하여 국민 스스로가 신봉하게끔 했다. 불교가 서민화 대중화함에 있어서 종래의 철학적이었던 三論·成實 등에 대한 연구보다는 실천적이며 신앙적인 미타정토신앙이 널리 믿어져 왔다. 또한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한 화랑들도 역사적인 사명을 완료하 였으므로 戰士團으로서의 의의가 희석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통일후에 오랫동안 평화가 지속되므로 국민들 사이에는 전쟁의 공 포심도 줄어들고, 사회의 기강도 나태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화랑도 도 戰士團의 結社組織보다는 歌舞組合的인 기능이 강조되어 향락적 인 생활에 흐르게 되었다. 따라서 신라말에는 花郞이라고 하는 말 의 의미가 男覡·巫夫·倡優·舞童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즉 초 기의 미륵신앙적인 면이 변질되었으며 후기에는 그것과는 전혀 무 관한 巫俗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와 같이 화랑의 본질적인 변화 에 의해 군사적인 임무의 상실과 함께 종교적인 세계의 추구도 상 실하게 되었다. 통일후의 신라사회는 현세적·진취적이었던 미륵신 앙보다는 내세적·은둔적인 미타정토신앙으로 변천하므로 불교 신 앙면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맞이 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종래 의 귀족불교에서 시민불교로 전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역사적 분기점에서 큰 역할을 한 위대한 인물이 바로 元曉라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정토교학의 발전에 공헌한 점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신앙 적인 실천면에 끼친 행적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원효는 삼국통 일의 후유증과 국민들에게 종교적인 귀의처를 제공하기 위하여 신 라불교를 대중화·서민화하는데 있어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으며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彌陀淨土信仰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
淨土理念과 經濟發展 장 원 종* (동국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佛敎가 建設하고자 念願하는 理想世界는 淨土이다. 우리가 살고 있 는 現實의 世界는 바르지 못하고 옳지 못한 것이 交滿되어 있는 非 理와 汚濁의 世界이다. 이같이 바람직하지 못한 現實을 완전히 克 服한 理想世界를 佛敎에서는 淨土라고 한다. 이를 다시 부연하면 生活이 豊饒하고 自然環境이 快適하며 모든 사람이 올바른 智慧와 慈悲를 發揮하는 世界로서 社會的으로 진정한 自由와 平等이 完全 하게 俱現되는 것이다. 그런데 現實과 世界는 淨土와는 거리가 먼 狀況에 놓여 있고 오늘날 生産力의 飛躍的인 發展을 가져온 高度 産業社會를 達成했음에도 不拘하고 아직도 人間은 淨土社會俱現에 必要한 初步的인 經濟問題 하나 마저도 제대로 解決하지 못하고 있 다. 特定企業과 階層에의 過度한 經濟力의 集中, 이로 因한 疏外階 層의 相對的 貧困과 아직도 殘存하는 絶對貧困層年例行事처럼 反 復·激化되는 勞使紛糾, 無節制한 工業化와 날로 破壞되는 自然· 生活環境, 過密都市化로 因한 갖가지 倂發的 諸問題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法律的 解決은 말 같이 쉽지 않고 資本主義經濟體制 그 自體의 構造的 改革 내지 再構成의 課題와 關聯되기 때문에 여 기서 詳論할 수 없는 관계로 本人은 다만 佛敎의 理念이 이같은 問 題의 解決에 큰 指針이 될 수 있다는 點을 强調하고 싶다. 一般的으로 佛敎는 賤財思想의 傾向이 많다고 理解되고 있고 財物 에 執着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佛敎聖典에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出家修行者에 대한 것이고 在家信徒에 대해서는 別個의 가르침이 있었다는 點을 看過해서는 안될 것이다. 出家修行團體를 뒷받침하고 經濟的 基盤이 되어 온 信徒들은 적극 적으로 世俗的인 財物을 尊重하고 熱心히 努力하여 蓄財할 것을 勸 奬하고 있다. 「善生子經」은 在家信徒들에게 『自己도 남도 괴롭히지 않고 正當 한 法에 의해 財産을 增大시키고 蓄積해야 한다』라고 하고 但 『不法에 의해 사는 것보다는 法에 따라 죽는 것이 낫다』라고 가 르치고 있다. 다시 말해서 在家信徒는 누구나 근면하게 生活에 從 事하고 禁慾的 精神에 의해 財를 蓄積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다. 이는 막스 베버(Max weber)가 그의 저서 「막스·프로테스탄 티즘의 倫理와 資本主義精神」에서 말한 基督敎의 經濟論理와 佛敎 의 經濟論理 사이에 現實的으로 아무런 差異가 없고 佛敎의 經濟倫 理도 곧 資本主義的 經濟倫理를 먼저 說破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 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같이 禁慾的 精神에 의해 蓄積한 財物을 어떻게 活 用하라고 佛敎가 가르치고 있는가. 「善生子經」에서 『收入의 1/4을 生活을 위해 使用하고 나머지 3/4은 農業이나 商業 등과 같은 生業에 充當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같은 規定은 오랫 동안 아시아의 佛敎圈에서 經濟管理에 대한 指導原理로서 傳承되어 나온 것이다. 收入의 1/4을 生活費로 使用하 고 나머지 3/4을 浪費하지 말고 生業을 더욱 擴大發展시키기 위한 資産으로 使用해야 한다고 함은 다시 말해서 利潤의 大部分을 蓄積 하여 (資本=資本蓄積) 生業의 擴大再生産을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 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思想은 또한 近代 西洋에 있어서 初期 資本主義의 倫理思 想과 극히 類似하다는 點을 알 수 있게 한다. 前述한 막스·베버가 西洋 近代初期에 있어서 「禁慾的 節約經濟(asketischer sparzwang)」에 의한 資本形成·蓄積을 强調한 것과 뜻을 같이 하 고 있는데, 原始佛敎의 古代社會에서 이미 西歐의 近代的 經濟倫理 觀이 展開되고 있었다는 事實은 극히 興味있고 주목되는 事實이라 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佛敎는 努力과 節約精神에 의해 富를 獲得해도 이를 혼자 獨 食해서는 안되며 인색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널리 布施(dana)할 것 을 强調하고 있다. 佛敎의 理想으로서 慈悲의 德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도 와준다는 布施의 實踐에서 비로서 俱現된다는 點이 되풀이 强調되 고 있다. 특히 布施의 精神的 意味를 强調하여 布施하는 者는 天界 에 갈 수 있고 거기서 所願을 成就하여 즐거워 한다고 聖典은 가르 치고 있다. 끝으로 雇傭主와 被庸者와의 關係, 곧 勞使關係에 있어서 지켜야 할 倫理에 대해 佛敎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宗敎上으로는 東 西를 莫論하고 奴婢는 主人에게 奉仕하고 主人은 奴婢를 사랑하고 人間的인 處遇를 할것을 强調하고 있으나 現實의 歷史는 奴婢에 대 해 人間的인 處遇를 하지 않았으며 奴隸制度가 가장 典型的으로 發 展했던 古代希臘이나 로마의 경우 奴隸는 「말하는 동물」에 지나 지 않았고 人間的인 處遇는 고사하고 奴隸의 生死與奪權이 主人에 게 一方的으로 行使되면서 얼마나 苛酷한 人間虐待가 恣行되어 왔 는가는 익히 잘 알려져 있는 事實이다. 또 이 같은 傳統은 中世封 建時代에 이르러 古代社會의 奴隸主와 奴隸의 關係가 領主와 農奴 의 關係로 바뀌고 다시 近代資本主義時代에 이르러 資本家와 自由 勞動者의 關係로 바뀌어 古代奴隸時代보다는 勞使關係가 크게 改善 되어 나온 것은 事實이나 아직도 곳곳에 非人間的인 勞使關係가 廣 範하게 殘存하고 있음을 우리는 否認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勞使關係에 대해 佛敎는 어느 宗敎보다도 說得力있 게 그리고 明確하게 勞使關係의 올바른 方向을 提示해주고 있다는 點을 우리는 注目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佛敎에서는 雇傭主와 勞動者의 關係를 相互義務的인 奉仕關係로 把 握하고 있다는 點이 特異하다. 「善生子經」에서 主人은 奴婢에게 다섯가지 方法으로 『奉仕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① 그 能力에 따라 일을 시키고 ② 飮食과 給料를 주고 ③ 發病했 을 때는 看護를 해야 하며 ④ 맛있는 진미의 飮食은 나누어 먹고 ⑤ 適當한 때에 休息을 시킨다는 것이다. ①의 『能力에 따라 일을 시킨다』고 함은 男女老少를 區別하여 勞 動力을 適切히 配分하고 老弱者나 未成年의 少年少女에게 無理한 過重한 勞動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特히 ④의 『진미의 飮 食을 나누어 먹으라』는 것은 평소에 食事差別이 있어서는 안된다 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主人이 먹어보지 못했던 진귀한 飮食物을 얻었을 경우 奴婢를 멀리하여 혼자 먹지 말고 노비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뜻이다. 이는 飮食物을 통해 主人과 奴婢의 關係, 나아가서 오늘의 勞動關係가 어떤 關係로 맺어져야함을 象徵的으로 表現한 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곧 無分別의 平等主義的 關係를 端的 으로 나타낸 것이고, 이렇게 되면 一切의 勞使關係에 있어 利害對 立이나 摩擦的 葛藤은 스스로 解決되고 말 것이다. 그리고 ⑤의 『適當한 때에 休息을 시킨다』는 것은 ①의 遵則과 더불어 適正勞 動時間을 지키면서 勤勞者의 酷使를 嚴戒하라는 뜻으로 理解된다. 그리고 佛敎聖典은 前述한 바와 같이 雇傭主와 勞動者의 關係를 相 互奉仕의 關係로 把握하는데 그치지 않고 身分이 낮은 사람을 尊敬 하라고 거듭 强調하고 있음을 본다. 이 같은 理想은 階級的 身分關 係를 主要視하던 古代社會의 通念이나 倫理秩序와는 正反對의 것인 데, 佛敎가 일찌기 身分社會의 通念을 打破하려고 했던 點이 크게 注目된다. 이렇게 主人은 奴婢에게, 身分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게, 「奉 仕」하고 「尊敬」해야 된다고 하는 佛敎의 倫理觀은 오늘의 資本 主義社會에서 「勞使關係」가 어떤 方向으로 發展·定立되어야 하 는가를 옳게 提示해주고 있다. 以上에서 佛敎의 經濟와 그의 倫理觀의 一短을 소개했는데, 오늘의 資本主義가 그 自身의 體制的 온갖 葛藤·矛盾을 克服, 眞正 淨土 建設에 옳게 이바지 하려면 다시금 佛敎에서 始原的인 智慧와 倫理 를 되찾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
淨土社會 具現을 위한 社會科學에서의 問題提起 (발표요지 요약) 한 상 범* (동국대학교 법과대학장) 1. 고대농경사회에서 제시된 가르침`-`진리를 산업사회에서 어떻게 구현하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은 영원한 진리이지만 그것을 당대 사회에서 구현 하는데는 현사회가 안고 있는 무거운 문제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있 어야 하고 그로부터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예를 들면 직업윤리에 관한 것도 고대 신분제 농업사회에서 가르치 신 뜻을 현대 산업사회에서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2. 사회과학과 불교 사회과학이라고 할 땐 일부에서는 마르크스의 이론체계를 주로 하 여 생각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본래 의미의 사회과학으로서 말한 다. 사회과학적 성찰을 통해 사회문제로 나타난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 으로서 종교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 쪵예 : 선과 정신분석, 사회복지와 불교의 구휼정신과 제도의 계승, 사회병리와 불교에서 본 사회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 법제도와 불 교의 자비 사상, 노사의 갈등과 자본제적 경쟁 논리에 대한 불교적 조명과 그 갈등에 대한 완화책의 모색등 3.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들 (1) 생명경시와 법제 정치제도에 대한 비판적 검토 사형제도, 인종말살 인종격리 차별, 핵전쟁의 계획과 준비, 인종 종 파간의 갈등과 살륙전(아이레, 아랍, 인도 등) (2) 정신의 빈곤과 공허 사회병리 정신병리, 인간의 객체화와 이기주의의 추구, 물량적 능률 주의와 인간존재의 행방(회사인간), 쾌락 소비풍조의 사회구조와 인 간의 자기회복 (3) 사회복지와 인간의 자비 보살정신 물량적 복지의 한계, 인간관 계에 있어서 애착과 갈등의 자비를 통한 해결 (4) 첨단과학과 생명에 대한 외경감 상실 인공수정아, 낙태와 인구조절의 무모성, 생태계에 대한 바른 인식 |
南北統一을 위한 이데올로기의 克服과 緣起論的 不二論 정 태 혁* (한국정토학회 회장·동국대학교 대우교수) 南北統一의 문제가 최근에 와서 한창 꽃피우고 있으나, 본인은 이 미 1979년에 이 날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할 것 을 제안한 바 있다.(1979. 통일원세미나에서) 그러나 南北統一문제는 政治·經濟·軍事的인 차원에서만으로는 해 결할 수 없는 것이고, 宗敎人·哲學者가 관여해야만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北쪽의 마르크스·레닌主義와 南쪽의 自由民主主義는 價 値觀의 문제이며, 思想的 理念의 문제가 깊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南北문제는 뿌리를 이루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克服이 先 行되어야 한다. 오늘날 수 많은 統一論議는 한 마디로 말해서 價値觀의 혼란을 뜻 한다. 따라서 北쪽의 主體思想에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統一論 議를 정리해야 하며, 그것은 南北의 民族이 共有할 수 있는 價値觀 을 創出하는데 있다. 곧 民族大和合의 理念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 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 오늘날 연일 보도되고 發表되는 統一論議는 政府 및 在野·宗敎界 할 것 없이 봇물이 터진 듯이 쏟아지고 있어, 그의 實과 虛가 드러 나고 있다. 이 중에서 나는 政治圈이 아닌 宗敎界 및 學界의 주장에 注目하여 왔다. 먼저 개신교의 진보세력들이 종합한 통일론이라고 하는 것으로 한 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선언이 있었다(2. 29). 이 선언은 思 想·理念을 초월한 民族的 大團結을 추구하면서 南北韓 긴장완화와 平和증진을 위한 方案이라고 하면서 지엽적인 문제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原則으로 내세운 것은 理念이나 思想을 초 월하고 평화협정을 맺자는 것이 제1차적인 것이다. 또한 佛敎界에서도 약간의 意見이 나왔는데, 몇몇 학자에 의해서 南北韓民族의 同質性 회복에 의한 民族團結의 總和정신으로 統一을 지향하자는 것(玄覺스님)과, 元曉의 和諍思想에 의한 民族化合을 외 치는 것(金知見)이 있었다. 기독교에서와 불교에서의 이러한 의견은 지극히 原色的이요 상식적 인 원칙을 말했을 뿐, 오늘날에 뿌리 깊이 박힌 이데올로기의 克服 을 생각하지 않은 소박한 의견이다. 또한 統一敎에서는 勝共을 위한 새로운 統一論理로서 共産主義이데 올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에 代置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여 이 른바 授受法的 唯一論이라는 것을 내걸고 세계에 선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또 다른 면이 있으니, 오늘날 한국의 젊은 층 에서 가장 관심을 쏟고 있을 뿐만 아니라 크게 매력을 느끼고 同調 하는 듯이 보이는 것이 金日成主體思想이라고 알려지고 있다.(최근 世宗硏究所세미나에서 조사 결과 지적됨) 그런데 본인은 이미 1979년에 統一院 주최 「北韓의 宗敎」세미나 에서 이것을 우려하였다. 金日成은 한국사회에서 主體思想論議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하여 마르크스·레닌主義에 代置된 새로운 時代 의 代表的인 思想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미 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金日成은 일찌기 統一論議에 이 것을 활용할 준비를 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에 대한 비판을 한 바가 있다. 말할 것도 없이 主體思想이란 마르크스·레닌主義思想에 主體思想 이란 탈을 바꿔 씌운 것으로 唯物論的 世界觀과 思惟方式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北韓宗敎참조). 이에 본인은 이데올로기의 克服을 위해서는 金日成主體思想과 統一敎의 授受法的 唯一論을 批判하면 서 緣起論的 不二論의 입장에 서서 새로운 指導理念을 내 놓는 다.(1979년에 이미 發表했다. 共産主義와 宗敎) 主體思想은 唯物論的 世界觀과 唯物辨證法的 論理를 가지고 있으며 自由民主主義 및 授受法的 唯一論은 唯心論的 世界觀과 唯心辨證法 的 論理를 가지고 있다. 이들 두 理念은 人類救濟의 논리가 될 수 없다. 이들은 理論的으로 矛盾된 論理를 가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現實的으로도 실천을 통해서 그 矛盾이 지적되었다. 矛盾은 對立의 矛盾을 되풀이 할 뿐, 진정한 뜻에서 絶對的·平和的인 理念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唯物이나 唯心의 辨證法은 正·反·合의 否定의 否定이 무한히 連續되는 파괴의 논리이며, 後者는 正·反·合의 肯 定的 主體(正)의 授受法的(反) 唯一(合)이라고 하는 것이니(「原理 諸論」참조), 하나의 관념의 戱論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諸法의 中道的 實相(正)은 緣起의 道理에 의해서(轉) 새로운 價値의 창조(成)를 하고 있는 것이다.(拙著, 「共産主義와 宗敎」, p.288) 萬 象의 實相은 찰나에 生滅을 거듭하면서 因果가 自體를 얻고 있는 것이다. 所執分別로 인하여 存在하는 實相(正)은 分別의 緣生이니 刹那에 生하고 滅하여(轉) 因의 刹那에 다른 果를 自體로써 얻은 分別의 假托을 멀리하여 無分別의 세계로 가려고 하는 것(成)이 萬 有의 實相이다. 이러한 正·轉·成은 時間的으로는 다른 것 같으나 眞實로는 正이 곧 轉이요, 轉이 곧 成이니 正과 轉과 成은 다르면 서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生이 곧 死, 死가 곧 生이요 너와 내가 다르면서 다르지 않고, 一切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서 一切가 있 다. 이는 곧 구제의 논리인 것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南과 北이 둘 이면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否定이 곧 肯定이요, 否定과 肯定이 동시에 있으면서도 둘을 다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서 理念도 초월될 수 있고 이데올로기가 克服된다.(1981. 12. 「佛敎 思想과 共産主義의 論理對比」참조) 이것이 緣起論的 不二論이다. 佛敎가 지향하는 理想的인 世界가 淨土라고 하면, 이 淨土는 物質 과 정신이 宗敎的으로 淨化되어 絶對價値를 지님으로써 얻어지는 세계요, 諸佛의 무량한 知慧의 本願力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實踐되 니, 여기에서는 現實과 理想이 둘이 아닌 세계의 具現이다. 이러한 世界는 바로 佛陀正覺의 具現이다. 佛敎는 淨土의 建立을 목표로 하는 宗敎이다. 釋尊의 人格을 中心으로 하여 그의 感化로써 淨土를 建立하고자 한 것이 佛敎敎團이었고 그 뒤에는 六波羅蜜의 실천으로 自他의 救濟 가 이루어졌으며 다시 衆生의 根本誓願을 發하여 彌陀의 本願力에 攝受됨으로써 淨土往生이 이루어지게 된다. 南北統一의 民族的 念願이 올바르게 發해져서 佛敎的 理念에 의해 이데올로기가 克服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아침에 햇빛이 나타나 면 어둠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