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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日念佛結社의 成立과 그 役割


한 보 광*
(동국대학교 교수, 청계산 정토사 주지)


Ⅰ. 머 리 말

한국정토신앙의 특색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日數念佛이다. 이는 別時念佛  방법 중 하나이지만,  중국과 일본의
別時念佛은 念佛의 數字, 즉 염불의 회수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우
리 나라의 염불방법은 염불의 날자수인 일수, 즉 일정한 날자를 정
해두고 이 기간 동안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염불방
법은 중국과 일본의  정토신앙에서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나라의 각 사원에서는 연중행사의  하나로서 자리잡고
있다. 일년에도 수 차례에 걸쳐서  행해지는 염불기도는 대부분 날
자를 중심으로 정해져 있다.  단기간은 3일, 5일,  7일, 21일, 100일
등이 있으며, 장기로는 1,000일 혹은 万日念佛祈禱도 있다. 특히 이
와 같이 만일 동안을 정해 두고 장기간  행하는 염불을 万日念佛結
社라고 한다. 따라서 본 발표에서는  우리 나라의 日數念佛의 형태
중 하나인 万日念佛結社의 성립과정과 그 역할에  대하여 살펴보고
자 한다.
특히 염불결사의 시원인 廬山  慧遠의 백련결사를 하게  된 동기와
시대적인 배경에 대하여 검토해 보며, 소의경전으로 삼았던 『般舟
三昧經』에 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万日念佛結社의 연원
이라고 할 수 있는 日數念佛의 교리적 근거와 신앙방법에 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일수염불을 중시하는 경전으로는 『阿彌陀經』과
『般舟三昧經』을 들 수 있는데 이 경전에서 설하는 日數信仰에 관
해서 고찰하며, 후세의 정토교가들은  어떻게 수용하였는지에 관해
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 만일염불결사가 성립하게 된  사상적인 배경과
전개과정을 검토하며, 어떻게 신앙화  되었는지에 관해서도 살펴보
고자 한다. 그리고 만일염불결사의 役割에 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Ⅱ. 万日念佛結社의 成立과 展開

염불결사의 기원을 중국 廬山 慧遠(334-416)의 白蓮結社에 두고 있
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慧遠의  전기에 의하면1), 그는  21세
(354)에
道安의 문하에 출가하여 46세(379) 때  도안이 前秦王 符堅에 의해
장안으로 가기 전까지 25년  간 스승을 모시고  수행하였다. 이 때
도안은 般若學을 중심으로 제자들을 지도하였으므로 그도 반야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보여진다. 그는 51세(384) 때부터  여산에 들
어가서 東林寺를 건립하여 제자를 지도하였다.  그는 60세(393)부터
여산의 산문 밖을 나가지 않을  것을 결심하여 83세(416)의 나이로
입적할 때까지 30여 년 동안 이를 지켰다고 한다.
그 뒤 69세(402)에는 劉遺民 등 123인과 더불어 般若臺의 阿彌陀佛
像 앞에서 念佛結社를  결성하여 염불을  실천할 것을 서원하였다.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은 난세로서  대단히 복잡하였다. 402년 초에
는 桓玄이 東晋軍을 멸하고 스스로 太尉揚州牧이라고  칭하면서 연
호를 大亭으로 개원하였다.  그 이전부터  환현은 혜원에게 환속할
것을 권유하기도 한 바 있었으므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
다.2) 당시의 절대권력자였던 환현과의 갈등은 이 후에도  계속
되었으며, 환현은 僧尼의 沙汰를 엄명하여 불교를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징후는 이미 399년에 나타난  바 있었다. 東晋은 승려의 승
적을 긴급히 조사한 일이 있었으며 승단에서는 여기에 대해 반대의

上書를 桓玄에게 올리기도 하였다.3) 당시 불교가 융성했던 建康
불교계 일부는 계율생활을 무시하고 정권에 아부하면서  권력이나 명
예에 눈이 어두웠으며,  퇴폐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한편
서민들이 부역을 면제받고 생활의 안전을 위해  구도심이 없으면서
도 사원에 들어와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實弟인 慧持
가 建康에 있었으므로 그곳에 대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慧遠으
로서는 불교의 앞 날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권력을 장악한 환현은 승려를 왕권하에 두기 위해 승려들이
왕에게 예배하기를 강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王法과 佛法의 우위를
논함에 있어서 혜원은 한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으므로 갈등은 심
화되었고 404년에 혜원은  사문은 왕에게  예배할 수 없다고  하는
『沙門不敬王者論』을 저술하였다.4)
당시의 불교계는 승단의 계율의 문란과 정치권력에  아부하는 세속
적으로 출세지향적인 權僧들의 준동, 구도심이 없는 출가들의 양산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사회로부터 승단의
권위는 실추당하였으며, 새로운 권력을 장악한 환현은 민심을 수습
하기 위해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인 승단을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사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여 승려들은  강제로 환속 당하였으며,
사원은 파괴되었고, 재산은 몰수당하였다.
이러한 시대적인 현실 속에서 스스로의 반성과 교단의 자숙이 필요
함을 통감한 혜원은 신뢰를  회복하고 불법

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율의 엄수와  실천수행불교의 필요성을 절감하였을  것이
다. 그는 이를 실천에 옳기기 위해 402년 7월에 劉遺民 등 123인의
道俗이 함께 하는 염불결사를 시행하였다. 유유민이 지은 結社文에
서는 三世因果應報와 無常觀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5)  여기서  
무상관이란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왕권을 중심으
로 하는 반란과 왕위쟁탈전으로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에서 오는 난
세야말로 그대로 무상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무상함에
도 불구하고 승단의 타락은 날로 더해만  갔다. 당시의 승려 중 일
부에서는 諸行無常과 최소한의 양심인 因果說조차도 믿지 않으므로
인하여 윤리적인 타락의 극치에 이르렀다. 승단에 대해서는 인과응
보를 믿지 않고 莫行莫食하고, 파계행을 일삼으며, 권력에 아부하여
세속적인 출세욕에 눈이 어두웠던 승려들에 대한  새로운 반성운동
이라고 보여진다. 최소한 승려라고  한다면 因果論과 無常觀만이라
도 철저히 믿고 실천한다고 하였더라면 佛敎沙汰는 없었을 것이다.
망해 가는 승단과 사회로부터  외면 당하는 승려에게는  반드시 그
인과응보가 오지 않을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즉 결사의 배경은
승단의 自淨노력과 참다운 불교정신의 회복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念佛三昧詩集序에서 실천  수행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무릇 三昧란 사고(思)를 오로지  하고 생각(想)을 고요하게  함이

다. 사고를 오로지 함이란 뜻을 하나로 하여 분별하지 않음이며, 생
각을 고요하게 함이란 氣는  텅 비우고 정신은  맑게 함이다. 氣를
비우면 지혜는 고요하여  그것을 비추고,  정신이 맑아지면 어떠한
깊고 미세한 도리에도 투철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라고 한다.6) 이는 단순한 칭명염불이 아니라 염불이야말로  禪
定三昧와 같음을 말하고 있으며, 아미타불에  마음을 專念할 것을 주장
한다. 또한 많은 삼매 중 염불삼매에 대하여 “수승한 공덕을 가지
고 있으면서도 실행하기 쉬운 것으로 염불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功高易進念佛爲先). 그가 주장하는 염불은 염불삼매에 들어서 부처
님을 친견하는 見佛三昧이다. 그는 道安의 문하에서 般若學과 禪에
대하여 지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므로 그의 사상의 저변에는 般若
空思想이 깔려 있다. 따라서 정토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이러한 범주
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見佛三昧는 『般舟三昧經』
을 중심으로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로는 견불삼매를 설하는
경전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반주삼매경』과 『관무량수경』이 있
지만, 『觀無量壽經』의 역경은 혜원  이후인 5세기 경에 이루어졌
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般舟三昧經』은 般若空思想을
저변으로 하면서 “現在諸佛悉在前立三昧”를 설하고 있다.
혜원이 염불결사를 하면서 소의경전으로  삼았던 『반주삼매경』은
발타화보살이 중심인데 그는 오계를 수지한 재가보살로서 부처님을
친견하는 원을 세웠다. 여기에는 재가자가  중심이 되지만 많은 비
구, 비구니, 우바세, 우바이 등 사부대중이 참여하여 서방정토의 아
미타불을 친견하는 수행을 행하게 된다.  따라서 혜원이 주창한 염
불결사에서는 출가자 중심의 교단이 아니라 사부대중이  함께 참여
하는 교단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증거로는 참여한 대중
123명 중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람으로는  결사문을 지은 劉
遺民이라고 하는 재가자이다. 물론 여기에는 친동생인 慧持를 비롯
하여 출가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가자들이 더 많은 것으
로 보여진다.
따라서 혜원이 『반주삼매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았다는 것은 출가
자를 우선으로 하는 당시의 승단 풍토와는 다른  새로운 교단의 조
직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가  『반주삼매경』에서 교리적인 근
거를 마련하고 이를 실지로 실천하기 위한 새로운 대승교단을 형성
한 것이 念佛結社인 것으로 생각된다.
『般舟三昧經』 제2行品에 의하면,  “어떻게 하여야 現在諸佛悉在
前立三昧를 얻을 수 있겠는가 하면 이와 같이 하여야 하느니라.
발타화여！ 비구, 비구니, 우바세, 우바이가 계를 온전히 지키고 홀
로 한 곳에 머물러서 마음으로 서방정토 아미타불을 염하되 마땅히
지금 현재 들은 바  대로 염해야 하느니라.  이 곳으로부터 천만억
불국토를 지나면 그 나라 이름이 서방정토극락세계(須摩提)라고 하
느니라. 아미타불은 그곳의 모든 보살  가운데에서 경을 설하고 계
시며, 대중들은 항상 아미타불을 염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예컨데 사람이 잠이 들어 꿈 속에서 온갖 금, 은, 보배를 보고 부
모, 형제, 처자, 친족,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다. 꿈을 깨어나서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하고 난 후 스스로 눈물을 흘리며 꿈속에
서 본 바를 생각하는 것과 같느니라.
이와 같느니라. 발타화보살이여！
어떤 사문이나 재가자가 서방 아미타부처님의 정토에  대한 이야기
를 듣고는 마땅히 그 곳의 부처님을 염하고 계를 어기지 말아야 하
느니라. 일심으로 염하기를 하루 밤낮이나  혹은 칠일 밤낮으로 하
면 칠일이 지난 후에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게 되는데  깨어 있을
적에 보지 못하면 꿈 속에서라도 친견하게 되느니라.”
라고 한다.7) 관념적인 법신부처님의 불신관이 아닌  현실적으로  
우
리들의 육안으로 부처님을 친견한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이
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신통이나 道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염불하므로 인하여 가능함을 제시하기 때문에  전문 수행자
가 아닌 일반 재가자들에게 큰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출가·재가
와 구분 없이 누구나 지계를 행하면서 일념으로 염불을 할 때 현재
서방정토에서 설법하고 계시는  아미타불로부터 직접 설법을  들을
수 있다고 설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 승단의 지계의 문란으로 사회
로부터 지탄받던 불교계에 새로운 계율 부흥운동의 촉매제가 될 수
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 한 곳에 머물면서 염불수행하는 것은 혜원
이 여산에 들어가 30여년을 산문 밖 출입을  삼갔다는 행적과도 일
맥상통한다. 따라서  혜원은 염불결사를  통하여 『반주삼매경』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다.
이상으로 혜원의 염불결사의 배경과 소의경전 등에  대하여 살펴보
았다. 그가 염불결사를 하게 된  시대적인 배경은 정치적으로 대단
히 복잡한 난세였으며, 사회적으로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
로 혼란한 불안정한 시기였다. 뿐만  아니라 승단도 계율이 문란해
지고 출가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세속적인 출세욕에 눈이 어두운
승려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지탄받았으며,  급기야는 불교사태라고
하는 법난을 당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식인들은 난을 피
하여 산간에 은둔하였으며, 이들은 산수  좋고 당대의 선지식이 주
석하는 여산으로 모여들었다. 혜원은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단
의 정비와 불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결사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염불결사는 중국·우리 나라·일본  등 대승불교국가에서는
급속히 전파되었으며, 새로운 수행공동체로서 정착되었다.  특히 혜
원의 결사정신인 교단의 정화와 수행승단의 모습 및 자정운동은 불
교계를 항상 새롭게 하였다. 그리고 혜원의 염불결사는 정토교의 3
대 계열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여러 가지  신앙형태가 도입되었지
만, 위정자들은 일찍부터 염불결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특히
신라에서는 法興王14년(527)에 국가로부터 불교가 공인되었는데, 그
다음 왕인 眞興王은 불교를 응용한  청년조직을 만들었다. 이를 잘
활용하므로 인하여 신라는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신라불교에  있어서 신앙결사의  형태로 이해 될

수 있는 것으로는 불교의 전래 초기에 만들어진 花郞徒라고 생각된
다.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여러 가지 반론을 제기 할 수 있으나 필
자의 생각으로는 신앙결사의 형태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근거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논문으로  발표한 바가  있다.8) 화
랑도는 신라 진흥왕 37년(576)에 국가에서 彌勒下生信仰을 중심으로 결
성한 군대조직이다. 초기에는 靑年修練集團으로 시작하였으나 점차
확대되어 군대조직으로 개편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들은 승려를 중
심으로 하여 자문과  지도를 받았으며,  승려는 국가의 자문역할을
하였다. 특히 화랑도가 신앙결사의 형태라고  하는 단서 중 하나는
『三國史記』의 金庾信條에 의하면,

“公은 15세에 화랑이 되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며 모여들어
잘 복종하므로 그 무리를 龍華香徒라고 이름하였다.”

고 한다.9) 김유신의  화랑의 무리를 龍華香徒라고  하였다고 한다.
즉 龍華란 彌勒의 세계를 말하고  香徒란 불교의 結社를 의미한다.
향도가 보통명사로 사용될 경우에는 불교신자를 뜻하지만, 그 앞에
다른 명사가 붙어서 복합명사로 되었을 때는  신앙결사체를 의미한
다.10) 따라서 화랑도가  미륵신앙결사임을 의미하고   있다. 그
들은
신앙결사로서 수련하고 서원하였으며, 그  명칭도 사용하였다고 여
겨진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서원이었던  삼국통일을 이룩하는데 큰
역할을 주도적으로 담당하였다. 그들의  생사관은 종교적인 신념이
없이는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전쟁에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받쳤
다.
그 후에도 國家主導型의  신앙결사는 지속되었다. 『三國遺事』卷3
「五臺山五萬眞身」條에 의하면, 신라  聖德王은 705년에 五臺山에
서 眞如院을 開創하여 華嚴結社를 結成한 바가 있다. 이 때 성덕왕
은 몸소 五臺山에  가서 결사에  참석하였으며, 한편으로는 결사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의 세금으로 충당하도록  하였다. 이 결사의 목
적은 국왕의 장수와 국민의 안락 및 文武의 화평,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또 여기서는 해마다 백일간의 기도를 행한 百日華嚴結社
였으며, 날짜를 중요시하는  日數念佛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염불결사는 국가에  의해서 조직되었고 국가에서  유지경비를
모두 부담하는 國家主導型의 결사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民間主導型의 신앙결사 중 대표적인 것이  정토신앙의 형
태이다. 정토신앙의 형태를  크게 나누면  염불의 숫자를 중시하는
數量念佛과 일수를 중심으로 하는 日數念佛이 있는데 이 중에서 만
일염불결사는 일수염불의 형태에 속한다.  본 논문에서는 일수염불
의 성립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정토계 경전 중에서 日數
信仰을 중시하는 것으로는 『阿彌陀經』과 『般舟三昧經』을 들 수
있다. 물론 『無量壽經』이나 『觀無量壽經』에도  전혀 언급이 없
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 경전에서는  대단히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阿彌陀經』에 의하면,

“사리불이여！ 조그마한 선근이나  복덕의 인연으로는 저  세계에
가서 날 수 없느니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하루나 이틀 혹은 사흘 나흘 닷세 엿세 이랫  동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우되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
으면 그가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여러 거룩한 분들과 함께 그 사
람 앞에 나타날 것이다.”

라고 한다.11) 중생들의 적은  선근이나 복덕으로는 도저히  왕
생할
수 없지만, 염불을 통해서 왕생이 가능함을  말한다. 그런데 염불하
는 방법에 있어서는 一日에서 七日까지 一心不亂하게  명호를 執持
할 것을 설하고 있다. 그랬을  때 아미타불이 임종시에 來迎한다고
하므로 日數念佛과 아미타불의 來迎을 연관시키고 있다. 따라서 부
처님의 내영은 바로 부처님을 친견하는 見佛과도  일맥상통하고 있
다. 즉 日數念佛로써 見佛이 가능하다고 설한다. 그러면서도 염불하
는 마음의 자세는 一心不亂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설은 『般舟三昧經』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
한 『般舟三昧經』 行品에서는,

“어떤 사문이나 재가자가 서방 아미타부처님의 정토에  대한 이야
기를 듣고는 마땅히 그 곳의 부처님을 염하고  계를 어기지 말아야
하느니라. 一心으로 염하기를  하루 밤낮이나  혹은 칠일 밤낮으로
하면 칠일이 지난 후에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게 되는데 깨어 있을
적에 보지 못하면 꿈 속에서라도 친견하게 되느니라.”

라고 한다.12) 여기서도 『아미타경』과 동일하게  一日乃至七日  
동안의 일심염불을 설하고 있다.  그런데 『아미타경』에서는 임종시
에 아미타불이  래영한다고 했지만,  『반주삼매경』에서는 현재에
아미타불을 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현재 즉 염불삼매 도중에
친견하지 못하면 꿈 속에서라도 가능하다고 하므로  견불삼매에 대
하여 분명히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반주삼매경』에서는
일수염불에 관하여 설하고 있다. 第3四事品에 의하면,

“보살아！ 또한 이 삼매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네  가지 법이 있느
니라.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하면, 첫째는 삼  개월 동안 彈指
間의 짧은 순간에라도 세간사를 생각해서는  안되며, 둘째는 삼 개
월 동안 탄지간의 짧은 순간에라도  눕거나 밖에 나가서는 안되며,
셋째는 삼 개월 동안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경행을 하되 잠시라
도 쉬거나 앉아서도 안되며, 넷째는  사람들을 위해서 경전을 해설
하되 세간 사람들에게 의복과 음식을 바라서는 안되니, 이를 네 가
지라고 하느니라.”

라고 한다.13) 여기서는 삼 개월 동안 쉬지 않고 오로지 부처님
만을 생각하며, 앉아서 염불하며,  서서 염불하며,  경행하면서 염불하며,
설법할 것을 설하고 있다. 삼 개월 동안이란 90일을  말하며, 이 동
안에 염불 이외의 다른 행을 하여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이를 적극
적으로 수용한 사람은 天台智剡 (538-597)이다. 그는  『摩訶止觀』
에서 “常行三昧에는 먼저 方法이 있고  다음에는 勸修가 있다. 방
법으로는 몸은 開遮가 있고, 입으로는 說默이  있으며, 뜻으로는 止
觀이 있는데 이 법은 般舟三昧經에서  나오며, 이를 번역하면 佛立
이 된다. ── 이 법을 행할  때는 악지식과 어리석은 사람과 친족
과 고향 사람들을 피하여  항상 홀로 머물면서  타인에게 구하거나
바람이 있어서는 아니되며, 항상 걸식을  하고 별청을 받아서도 않
된다. 도량을 장엄하고 모든 공양과 향과  감미로운 과일을 갖추며,
목욕을 하고 출입한 후는 옷을  갈아입으며, 오직 보시를 베풀어야
한다. 90일을 한 기로 하여 밝은 스승을 따라 내외의 계율을 잘 지
키며 능히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  삼매를 듣는 곳에서는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과 같이 해야지 싫어 하거나, 진심을 내거나, 장단의 견
해를 내어서는 안된다. 하물며 몸을 베어서라도 스승에게 공양해야
하거늘 다른 일에 있어서랴. ── 삼 개월 동안 정진을 성취했음에
도 불구하고 잠깐 사이 세간의  욕망을 생각하여 얻지 못하였거나,
삼 개월 동안 했음에도 불구하

고 잠깐 사이 눕거나 출입을 하여 얻
지 못하였거나, 삼 개월 동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행함에 휴식하면
얻지 못하며, 밥 먹는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을 위하여 경을 설하
되 의식을 바라면 얻지 못하느니라.”
婆娑偈에 말씀하시기를 “선지식을 가까이 하고 정진함에 게으르지
않으며, 지혜를 견고히  하며, 믿음에  있어 망령되게 동하지  말아
라”라고 한다. “입으로 說默者란 90일  동안 몸으로는 항상 휴식
함이 없으며, 90일 동안 입으로는  항상 아미타불의 명호를 부름에
쉬지 아니하며, 90일  동안 마음으로는  항상 아미타불을 염하기를
쉬지 않느니라”라고 한다.14) 여기서 智剡는 四種三昧 중  常行
三昧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가 설하는 상행삼
매의 출전은 『반주삼매경』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90일
동안 수행하는 방법에 대하여 『반주삼매경』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하므로 실지로 수행자들이 행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제시하고 있
다. 그러므로 90일 동안의  상행삼매의 수행방법은 『반주삼매경』
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미타경』과 『반주삼매경』에서는 날자에 의한 수행
법 즉 日數念佛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미타
경』의 각 주석서에서 “一日乃至七日間 一心不亂 稱名念佛”에 대
한 해석상의 차이가 있음은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이다.
중국의 道綽(562-645), 迦才(?~627~?)

 등은 七日  동안에 百万遍의
염불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염불의 숫자를 중시한 道綽의 저
술에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그의 제자인  迦才는 『淨土論』에
서 5회에 걸쳐 말하고  있다.15) 이러한 경향은 일본에서도  동
일하다. 일본의 源信(942-1017)은 『往生要集』에서 가재의  百万遍念佛
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16) 따라서  일본 정토신앙도  중국의  
도작이나 가재의 염불방법과 같이 염불의 숫자를  중시하는 경향이었던
것 같다. 源信이 염불의 숫자를  중시하는 신앙을 가졌다고 보이는
자료로는 大江臣房의  『續本朝往生傳』의  源信傳에 언급되어  있
다.17) 특히 일본에서는 수량염불이 성행하였으며, 百萬遍念佛이
실
천되기도 하였다. 이는 平安中期  이후로부터는 민간에 유행하였으
며 元弘 元年(1331) 7월에는 큰 지진과 재앙이 있었으므로 後醍 天
皇은 정토종 知恩寺의 第8世主인 善阿를 모셔다가 궁중에서 百萬遍
念佛을 하게 하므로 재앙을 퇴치하고  민심을 수습하였다. 그 보답
으로   京都의    知恩寺를   百万遍    知恩寺라고   하는    편액을    내렸다.18)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염불의 횟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
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아미타경』의 주석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람이 元曉(617-686)이다. 그는  『阿彌陀經
疏』에서 一日乃至七日 동안의 一心不亂 稱名염불의 방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아미타여래의 불가사의한 공덕으로 이루어진  명호이므로 一日乃
至七日者란 수승한 사람은 빨리 성취하고 하열한 사람은 늦게 성취
한다는 뜻이다. 또 聲王經에서 설하는 十日誦名者는 하열한 사람이
十日 내에 성취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혹은 一日 二日 등은 下品因
이 되며, 五日 六日 七日 염불하는 사람은 中品因이  되며, 乃至 十
日 成就者는 上品因이 된다.”

라고 한다.19) 여기서 원효는 일일에서 칠일 사이에 염불한 사람
중 날짜가 짧음에도 왕생하는 사람은 근기가 수승한  사람이고 칠일까
지 모두 채우는 사람은 근기가  하열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鼓音聲王陀羅尼經』20)에서  말하는 十日念佛者는   칠일보다
많으므로 근기가 하열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과
는 반대로 일수의 多少에  따라서 왕생의 계위가  다름을 소개하고
있다. 즉 1일에서 4일까지는 하품극락에 왕생하는 인이 되고, 5일에
서 7일까지는 중품극락의 인이 되며,  8일에서 10일을 채우면 상품
극락의 인이 된다고 설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설
에 대해서는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원효 자신의 설일
수도 있으며,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따라서 원효가 『阿彌陀經疏』에서 주장하는 일수가 많을  수록 상
위의 극락에 왕생한다고 하는 설은  대단히 새로운 학설이다. 여러
종류의 『아미타경』의 주석서가 있지만, 일수에 따라서 왕생의 계
위가 달라진다고 하는 학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므로 신
라에서 日數信仰의 교리적  근거는 여기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원효의 학설에 의해서 일수염불이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지
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원효도 일수가 적을 수록 一念이 되었다
고 보므로 근기가 수승하다고는 하였지만, 극락의 계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신라의 일수신앙의 연원을 원
효의 『아미타경소』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를 일수염불의 극치라
고 할 수 있는 만일염불의 교리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일수가 왜 万日이냐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료가
없다. 혜원이 여산에서 산문출입을 금한 것이  30여 년이지만, 그가
염불결사를 행한 기간은 15년 동안이다. 万日은 27년 5개월 동안이
지만, 이는 약 30여 년에 가깝다. 아마도 사람의  한 세대를 30년으
로    보아서   平生念佛,    長時念佛의    의미가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21)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民間에서 자발적으로 결사를 조직한  것으로는 이 보다 뒤
에 보인다. 자료에  의하면 景德王代(742-764)인  것으로 보이지만,
자료상으로 남아 있지는  않으나, 민간에서  형성된 것은 이전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万日念佛結社가 민간의
신자들에 의해서 결사된 것은 景德王代의 초기인데 『三國遺事』卷
5 「郁面婢念佛西昇」條에 의하면,

“景德王의 시대에 康州(지금의 晋州이다. 그런데 剛州라고도  하므
로, 이럴 경우는 順安 즉 榮州를 뜻하기도 한다)의 신자  수 십명이
마음을 서방정토에 태어날 것을 원하여 주의  경계지역에 彌陀寺를
세워 万日을 기약하고 계를 맺었다(約万日爲契). 이  때 阿干貴珍의
집에 郁面이라고 하는 여자종이 있었는데,  주인을 따라 절에 가서
밖의 뜰에 서서 스님들과 함께 염불을 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22) 이러한 기록은  신라 景德王代(742-764)
인 8세기 경에 康州(晋州) 혹은 剛州(順安) 지역의 신자들에  의해 민간
에서 염불결사가 성립되었다고 하는 중요한 설화이다. 여기서 문제
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는   만일염불결사의 발생지역이다.
『三國遺事』의 편자인 一然은 두  가지 설을 모두  기록하고 있는
데, 康州는 남부지방으로 지금의 진주에 해당되며, 剛州는 중부지방
으로 順安 즉 지금의 영주지역를 말한다. 이 왕생설화의 내용를 분
석해 보면, 당시는 신라의 남부지방과 중부지방 및 북부지방 등 전
국적으로 만일염불결사가 행하여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 이 彌陀
寺의 건립자는 민간의 善士라고 하였으므로 재가 信者를 말하고 있
다. 그러므로 일반 신도들에 의해서  사원이 건립되었고 그들을 중
심으로 관리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님들과 같이 염불을 하
였다고 하므로 여기에는 스님들도 동참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주
도세력은 일반신도들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서방극락세계에 왕생
하기 위하여 万日間의 念佛契를 결성했다고  한다. 이 설화에서 주
목을 끄는 것은 “万日爲契”라고 하는 부분이다. 万日이라고 하면,
그 햇수로는 약 28년 간이다. 즉 27년 5개월 이상이다. 28년 간이라
고 하면 인간의 일생에 가까운 기간이다.  즉 일생동안의 염불이며,
평생염불이고, 長時念佛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만일염불결사의 방법은 중국이나 혹은  일본의 정토신앙
결사에서는 보이지 않으며, 한국정토신앙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신앙결사 형태이다. 그 중에서도 『三國遺事』의 「郁面婢念佛西昇
條」가 자료로서는 최초에 속한다. 그  후로 한국의 신앙결사는 여
러 가지 형태로 전개되었다. 예를 들면, 結社, 香徒, 埋香, 寶 및 契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시대별로 형성된 만일염불결사의 전개과
정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라에서는 8세기 경에 전국적인 규
모의 만일염불결사가 행해진 듯하다. 그 특색은 남부의 진주지방은
재가자 중심의 결사이며, 중부 영주의  浮石寺 부근과 북부의 金剛
山 乾鳳寺에서는 출가자 중심의 결사가 조직되었던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염불결사는 고려시대에도 계승되었다. 즉 고려의 成宗
元年(982)에 成梵에 의해 包山에서 万日彌陀道場을 개창한 일이 있
다. 『三國遺事』卷5 「包山二聖條」에 의하면,

“太平興國 7年 壬午年에 승려인 成梵이 처음으로 이 절에 와서 살
면서 万日彌陀道場을 열었다.  그는 부지런히  정근하기를 50여 년
하였다. 그러는 가운데 불가사의한  일이 여러 번 일어났다.  그 때
현풍에 사는 신자 20여명이 매년 결사하여 香木을  구해서 절에 받
쳤다. 그들은 항상 산에 들어가 향나무를 채취하여 그것을 잘 자르
고 깨끗하게 씻어 상자 위에 두었다.  그런데 그 나무가 밤에 빛을
발하여 마치 촛불과 같았다. 이러한 일로 인하여 이 지방 사람들은
香徒들에게 돈을 시주하고, 빛을 받은 해로써 기념하여 하례하였다.
이것은 二聖(觀機와 道成)의 靈感에 의한 것이며, 산신의 도움이 있
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23) 즉  고려 성종 원년(982)에   成梵이 包
山의 道成庵에서 万日念佛道場을 개설하였다. 그런데  이 포산에서는 일
찍 신라시대부터 觀機와 道成이라고 하는 두 성인이 염불수행한 적
이 있는 곳이다. 成梵은 万日을 기약하여  염불했는데, 그보다도 더
길게 50여 년을 염불했다. 50여 년간이라고 하는 것은 일수로는 万
日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범은 1회가 끝난 뒤
다시 계속하여 2회째  만일염불결사를 행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염불결사 중에 불가사의한 일이 종종 일어났다. 그 중의 하나
로써 香徒들이 香木을 보시한 일에  관한 것이다. 현풍지방의 신자
20여 명이 불전에 올릴 향을 보시하기 위하여  매년 결사를 조직했
다고 한다. 그러므로 만일염불결사 중에 출가자인 성범은 염불수행
에 전념하였고, 재가자들은  물질적인 보시를 담당하였던  것 같다.
따라서 염불결사의 구성원들에 따라 그 역할도 달랐던 것 같다.
또, 『高麗史』卷10 宣宗 9年(1092)6月條에 의하면,24)  王太后가  
白洲의 見佛寺에서 天台宗의 禮懺法을 약 一万日間  행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천태종의 예참법이지만, 만일염불결사의 한 형
태에 속한다. 또 肅宗  6年(1101)에는 남녀승니가 모여서  万佛會를
결성하여 민가를 희사하여  寺院으로 만들었으므로 국법으로  이를
금지한 적도 있었다.25) 한편,  成宗 9年(1131) 6月에는  萬佛香

徒의
신행행위와 집회를 금지하라고  하는 상소문을  올린 적도 있었다.
따라서 고려시대에는 민간에서 만일염불결사가 널리 유행하여 민가
를 사원으로 헌납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적인 폐
단을 국법으로 금지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뒤 조선시대에는  涵虛得通(1376-1433)의 念佛香社가  있었으며,
또 『世宗實錄』에 의하면, 世宗31年(1449)에는  유생들이 국법으로
염불향도를 금지하라고 하는 상소문을 5회에 걸쳐서 올리기도 하였
지만, 세종은 염불향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지 않고 그들을 옹호
하였다. 이 밖에도  念佛契, 同甲契  등이 있으며, 17∼8세기경에는
山中에서 염불결사가 성행했던 것 같다. 그러나 본격적인 만일염불
결사는 18세기경의 蓮潭有一(1720-1799)의 『林下錄』卷3 「蓮池万
日會序」에서 보이고 있다. 蓮池万日結社는 1772년 경 方丈山의 靈
源에서 性空禪師의 발원에 의해 조직된 결사이다. 여기에서는 당시
의 선지식인 선사, 강사 등 100여 명의  출가자도 동참했다. 그들은
悲心, 願心, 廣大心의 三心을 발원하고, 염불방법도 念佛, 禮佛, 供養
佛의 三佛에 대하여 수행 정진하고자 하는 내용을 結社의 규약으로
정하였다. 또 염불의 일수도 만일을 기약했다. 따라서 이 결사는 조
선시대의  만일염불결사 중  완벽한 자료로서 중요시 되고  있
다.26)19세기 경에는 만일염불결사가 보다 더 체계화되고  지속

적으로 계승된 곳이 乾鳳寺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건봉사는 오늘날 한국
에 있어서 만일염불결사의 근본도량으로  보아야 하며, 정토신앙의
대표적인 사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절의 창건연기
에서는 신라의「郁面婢念佛西昇」條의 설화를 假託하고 있지만, 신
뢰할 만한 현존  자료로서는 1802년  聳虛碩旻이 처음으로 보인다.
그 뒤 1851년에는  碧梧侑聰에 의해  개설되었으며, 또 1881년에는
萬化寬俊이 개설했고, 1908년에는 錦岩宜重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
러한 건봉사의 만일염불결사는 욱면비 때를 제1차로 하여 錦岩宜重
를 5차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를 계승하기 위해 1998년 8월 6일에
는 건봉사의 주지 海藏스님과 동산반야회의 김재일회장  및 소납이
중심이 되어 제6차  전국염불만일결사를 시작하였다.  여기에는 약
2500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하였다.27)
이 외에도 1848년에는 金剛山 新溪寺의 普光庵에서  爰有鷲峯에 의
해 결사되어 六時念佛을 행하였다. 또 1858년에는 전남 美黃寺에서
靈虛義玄에 의해 결성되어 高聲念佛을  중심으로 실천하였다. 따라
서 최근세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의 각  사원에서는 만일염불결사
가 결성되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였다.

Ⅲ. 万日念佛結社의 役割

이와 같은 만일염불결사는 한국불교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하였
을까? 여기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간략히 살펴보면,
첫째는 宗敎的인 역할이다.  世親은 『往生論』에서  女人, 根缺者,
二乘의 往生에 대하여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라에서는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여자 노비이며, 천인인 郁面婢의 往生에 대
하여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설화를 분석해 보면,
염불결사는 신라시대의 귀족화된  불교를 서민을 위한  대중불교로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한편 교단의 부패와
승려의 기강문란 등에 대한 새로운 反省과 自覺 및 自淨運動으로서
신앙결사가 조직되었다. 특히 기성교단은  부패했다고 하더라도 개
인적으로 일부의 승려들은 출가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자각하여 청정
한 승풍을 진작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의해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었
다. 이러한 만일염불결사는 도시를 떠나 깊은 산중에서 형성되었으
며, 또 확고한 의지와  원력을 담은 結社文과 엄격한  淸規, 철저한
수행 등 평생신앙의 동지로서 서원을 가짐으로 가입이 가능하였다.
한편 결사의 조직으로는 반드시  會主, 社主, 혹은 盟主  라고 하는
결사체의 대표자가 있는데 그는  결사의 정신적인 지주  및 結衆의
신행를 지도하는 책임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결사체는 佛敎信仰回
復運動이며, 信仰共同責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經濟的인 역할이다. 만일염불결사에서는  結衆을 두 가지의
소임으로 분류한다. 즉

修行組織과 後援組織으로  나눈다. 수행조직
은 會主가 관장하지만, 후원조직의 관리는 化主가 담당한다. 일반적
으로 후원은 재가자가 중심이 되며,  그들은 가정생활을 하면서 신
행활동과 사원의 경제적인 지원를 담당한다. 물론 출가자도 만일염
불결사의 후원을 한 적도 있으며, 수행과 후원을 겸하여 실천한 예
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수행은 출가자, 후원은 재가
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출가자는 수행에 재가자
는 후원에 역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을 뿐이다. 후원자들은 수행자
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 및 공양물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아
가서 사탑의 건립, 보수, 유지, 관리, 당우의  건립과 새로운 불사의
경제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사원의 檀越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사원의 경제적인 어려
움과 불사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일염불결사를  결성하는 경
우도 있었다. 이러한  면에서는 오늘날  勸善文에 동참하는 것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셋째는 社會的인 역할이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의 崇儒抑佛政策에
의해 국가로부터 불교가 탄압 받아 교단이 위축되거나 법난을 당할
때 秘密信仰結社運動의 하나로서 전개되기도 하였다. 때로는 이 때
반국가적인 운동이 전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가가 위
기상황에 처해 어려움을 겪을 때 국란을 물리치기 위해 호국불교운
동의 일환으로 전개되기도 하며, 민중의 계몽운동에 동참하기도 한

다. 특히 최근세에 일어난 우리  나라의 만일염불결사는 식민지 치
하에서 민족독립운동에도 깊이 개입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각시대
의 상황에 따라 사회의 개혁과 변혁을 주도적으로 인도한 종교운동
이라고 할 수 있다.

Ⅳ. 맺 음 말

이상과 같이 우리 나라 정토신앙의 특색 중 하나인 만일염불결사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러한 결사운동은  한국만의 독특한 정토신앙
형태이다. 그 역사는 8세기 경부터 오늘날까지 계승되어 오며, 전국
의 각 사원에서 행하여진 전국적인 운동이다. 그 역할도 각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종교적으로는 自覺과 自淨 및
反省運動이며, 경제적으로는 사원의 든든한 후원단체이며, 사회적으
로는 국난의 극복 및 민중의 귀의처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만
일염불결사는 우리 나라 특유의  일수염불형태이며, 현재에도 살아
서 실천되고 있는 정토신앙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종교운동이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가? 라고 하
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종교
적이며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전개될 수 있는 신행형태  중 하나가
만일염불결사운동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崇儒排佛政策으로 법난을 만난 이후 500년이 지
난 오늘날까지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현실을  볼 때 새
로운 만일염불결사운동이 일어나지 않으면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이미 自淨의  능력을 상실한 불교계의  부패, 승단기강의
문란, 출가자 정신의  상실, 세속적인 출세욕에  눈이 어두운 權僧,
名字僧들의 파렴치, 불법을 훼멸시키는 獅子身中의 蟲과도 같은 존
재, 因果說을 믿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는 非佛法者  등 이루 말로
서 형언하기 조차도 어려운 현시점에서 과연  한국불교는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인가? 한 마디로  대단히 부정적이며, 비관적이 아닐 수
없다. 어디에도 기대와 희망의 구석이  보이지 않는 현재의 한국불
교 상황에 새로운 불퇴전의 신앙심으로 재기하지 않으면 않될 것이
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전국 각  사원과 방방곳곳에서 염불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목탁소리가 쉬지 않을  만일염불결사운동이 절
실히 요망되는 때이다.


각주

1) 慧皎撰 『高僧傳』 卷6 (大正藏, 50, 361,上)
    木村英一編集 『慧遠硏究』 (創文社, 昭和56)

2) 『弘明集』 卷11「廬山慧遠法師答桓玄勸罷道書」(大正藏, 52, 75,上)

3) 京邑沙門 等「支道林法師與桓玄論州符求沙門名籍書」『弘明集』 卷12  (大正藏, 52, 85, 下)

4) 慧遠「沙門不敬王者論」『弘明集』 卷5 (大正藏, 52, 29, 下)

5) 『出三藏記集』 卷15 「慧遠法師傳」 (大正藏, 55, 109, 下)
    夫緣化之理旣明 卽三世之傳顯矣 遷感之數旣符  卽善惡之報必矣 推交臂之潛淪 悟無常之斯切 審三報之相催 知 趣之難拔

6) 慧遠 「念佛三昧詩集序」『廣弘明集』 卷30 (大正藏, 52, 351, 中)

7) 『般舟三昧經』卷上 「第2行品」 (大正藏, 13, 905, 上)

8) 拙論 「信仰結社의 成立背景에 관한 硏究」 『佛敎學報』 29집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1992) pp.301-326.

9) 『三國史記』 卷41 列傳 第1 金庾信條

10)拙論 「信仰結社의 類型과 그 役割」 『佛敎學報』 30輯 (東國大 佛敎文化硏究院, 1993) p.171.

11) 『阿彌陀經』 (大正藏, 12, 347, 中)

12) 『般舟三昧經』 卷上 (大正藏, 13, 905, 上)

13) 『般舟三昧經』 卷上 (大正藏, 13, 906, 上)

14) 智剡 『摩訶止觀』 卷2 上 (大正藏, 46, 12, 上-中)

15) 迦才 『淨土論』 3卷 (大正藏, 47)
    卷上(89, 中), 卷中(92, 下), 卷下(102, 中), 卷下(102, 下), 卷下(102, 下)

16) 源信述 『往生要集』 卷中 (大正藏, 84, 67, 下)
     “又綽禪師依小阿彌陀經七日念佛檢得百万遍”

17) 『續本朝往生傳』 (淨土宗全書, 17, 23)
    生前所修行法 今略錄之念佛二十九臆(億)----奉念大呪百万遍   千手呪七十万遍 尊勝呪三 十万遍 幷阿彌陀, 不動, 光明 佛眼等呪少少也

18) 『民間念佛信仰の硏究』  百萬遍念佛緣起  (佛敎大學編, 隆文館,   昭和 41) p.560.

19) 元曉 『阿彌陀經疏』 (大正藏, 37, 350, 上)

20) 『鼓音聲王陀羅尼經』 (大正藏, 12, 352, 中)

21) 拙論「念佛의 實踐方法에 關한 硏究」『韓國佛敎學』 第11輯  (韓國佛敎學會, 1986)  p.278.

22) 『三國遺事』 卷5 郁面婢念佛西昇條 (大正藏, 49, 1012, 上)

23) 上同 「包山二聖條」 (大正藏, 49, 1016, 中)

24) 『高麗史』 卷10 宣宗9年 6月條

25) 『高麗史』 卷85 志 卷39 刑法2 禁令條

26) 拙論 「朝鮮時代의 万日念佛結社」 『佛敎學報』 32輯 (東國大  佛敎文化硏究院, 1995)   pp.165-193.

27) 拙論 「乾鳳寺의  万日念佛結社」『佛敎學報』 33輯 (東國大  佛敎文化硏究院, 1996) pp.7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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