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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大藏經의 歷史 제1차
전자불전연구소 세미나발표문 목 차
1. 머리말 2. 初雕大藏經 2.1 北宋大藏經과 契丹大藏經의 고려 전래 2.2 雕造의 경위 2.3 初雕大藏經의 특성 3. 義天과 續藏經 4. 高麗再雕大藏經 4.1 對蒙抗爭과 大藏經雕板의 機緣 4.2 再雕大藏經의 특성 4.3 해인사의 移安과 보존 4.4 二重板과 補遺板에 대하여 5. 맺음말
1. 머리말
大藏이라는 말은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며, 三藏이라는 Tripit ka를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이는 經藏, 律藏, 論藏을 집대성한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북송 태조 때에 북송대장경을 처음으로 조조하였으며, 이러한 영향은 인근 국가에 미쳐 각국은 다투어 대장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대장경을 경쟁적으로 조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각국이 불교국가로서 부처님의 가피로 어려운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신앙적인 의미가 깃 들어 있다. 경전에서는 불교진리의 유포를 위해 사경공덕을 중시하고 있다. 四句偈 한 게송만이라도 보시하는 공덕이 많음을 수없이 설하고 있다. 그러므로 法布施 방법 중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경전을 인쇄하여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쇄술의 발달은 불교가 항상 주도적으로 담당하여 왔다. 따라서 전국민의 절대다수가 불교신자였던 당시로서는 국민의 의지력을 한곳으로 집중시키고 하나로 단결하기 위해서는 신앙적인 방법을 택하였다. 둘째는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와 强大國임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다. 문자로 정리된 자료로서는 가장 방대한 대장경을 조조한다는 것은 국가의 강력한 의지와 수많은 재원과 지식인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强國이란 군사적으로 강한 국방력을 지닌 것을 말하며, 大國이란 문화적으로 수준 높은 고급문화를 가지고 넓은 영토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강대국이란 정치적인 안정과 군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모든 것을 구비한 나라를 의미한다. 즉 강력한 국방력과 수준 높은 고급 문화민족을 말하므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국제적인 정세로 보아서는 한 국가에서 대장경을 보유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대장경을 조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중앙집권력과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재원과 문화적으로는 수많은 인재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조건을 구비한 나라는 자연히 국방력도 튼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장경을 조조할 수 있는 나라는 인근의 다른 나라들이 함부로 침입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은 오늘날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도 같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고려로서는 송과 글안, 몽고의 미묘한 국제관계 속에서 불심으로 국민의 단결력과 가피력 및 인근국가에 대한 국가적인 능력을 과시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중국에서 북송대장경이 조조되고 얼마 후 고려 현종 때에 글안병이 칩입해 왔다. 이를 방지하고 민족적인 긍지를 세우기 위해 76년간의 긴 세월에 걸쳐서 조조한 것이 초조대장경이었다. 그러나 고려가 대장경을 완성도 하기 전에 이미 글안에서는 완성하였으므로 민족적인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송대장경과 글안대장경의 신기술을 참고하여 새로운 대장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초조대장경이 완성되어 대구 부인사에 봉안하였으나 몽고병의 침입으로 소실되고 말았다. 몽고병들이 초조대장경과 황룡사 구층탑을 불태운 것은 국민의 정신적 지주이며, 신앙의 대상을 없애므로 국민정신을 혼란시키고 방황케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대장경이 갖는 상징적인 중요성을 자각한 고려조정은 강화도에서 전쟁을 하면서도 다시 대장경을 조조하였다. 이것이 현재 해인사에 보존되고 있는 八萬大藏經이다. 본론에서는 고려 대에 조조된 初雕大藏經과 의천의 續藏經 및 현재 해인사에 봉안되고 있는 再雕大藏經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을 직접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여 초조대장경 부분은 千惠鳳씨의 논문을 참고로 하였다. 한편 재조대장경 중 이중판과 보유판에 대해서는 徐首生씨의 논문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연구를 통하여 미래 사회의 대장경 조조의 방향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2. 初雕大藏經 2.1 北宋大藏經과 契丹大藏經의 고려 전래
고려에 있어서 최초로 대장경이 전래 된 설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은 北宋의 開寶勅板이 개판 된 이 후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북송의 勅板大藏經은 송나라 太祖가 開寶 4년(971)에 高品, 張從臣을 蜀의 益州로 파견하여 주조에 착수하여 12년 뒤인 太宗의 太平興國 8년(983)에 완성하여 진상하였다.(각주1) 그 분량은 480函, 5084卷, 1076部이다. 이러한 宋板이 고려에 도입된 경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중국의 사료인 『文獻通考』인데, 여기에 의하면 고려 成宗 8년(989)에 고려승인 如何가 대장경을 청하여서 하사하였다고 한다.(각주2) 그런데 『佛祖統紀』(각주3)와 『宋史』(각주4)에서는 端拱 2년(989)에 고려국왕이 대장경을 청구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에 대하여 고려 측의 사료에는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그 2년 뒤인 成宗 10년(991)에 印成大藏經을 수입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宋史』 「高麗傳」에 있다. 이에 의하면,
淳化 二年(991) 遣使 韓彦恭來貢 彦恭表述治意 求印佛經 詔以藏經幷御製秘藏詮 逍遙詠, 蓮華心輪賜之
라고 한다.(각주5) 즉 고려의 韓彦恭이 국왕의 사신으로 가서 대장경과 『御製秘藏詮』 및 『逍遙詠』, 『蓮華心輪』 등을 구해서 왔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高麗史』의 韓彦恭條에는,
彦恭秦請大藏經 帝賜藏經四百八十一函 凡二千五百卷 又賜御製秘藏詮 逍遙 蓮華心輪還
이라고 한다.(각주6) 이와 같이 한언공이 가져온 대장경이 481函, 2500卷이라고 한다. 이어서 同史의 成宗 世家10년 4월조에 의하면,
韓彦恭還自宋 獻大藏經 王迎入內殿 邀僧開讀
라고 한다.(각주7) 단지 函數와 卷數가 『開元釋敎錄』의 480帙 5048卷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를 뿐이다.(각주8) 그런데 아마도 이 권수에 대해서는 고려사 편찬이전의 傳寫의 잘못이나 혹은 여기에 기록된 권수만이 도입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하튼 고려에 대장경이 전래된 공식적인 기록은 성종 10년(991)에 한언공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후 顯宗 10년(1019) 11월에 崔元信이 東西女眞의 수령과 함께 중국에 들어가 中布 二千을 주고 佛經 一藏을 요청하여 받아왔다고 하는 기록이 『續自治通鑑長編』(각주9)에 보이며, 현종13년(1022)에 蔡忠順이 撰한 「玄化寺碑陰記」에 의하면,
又於去庚申歲(顯宗十一年)內----兼以昨(顯宗十年)令差使 將紙墨價資 去入中華秦告事由 欲求大藏經 特蒙許 送金文一藏 却不收納將去價資物色 仍蒙宣送彩色有二千餘兩 充隨願 乃得於當寺 佛殿法堂眞殿 能如法彩盡裝飾
라고 한다.(각주10) 현종은 즉위하여 부모의 위패를 모시는 원찰로 법상종의 본찰인 玄化寺를 건립하였다. 왕 9년(1018)부터 12년(1021) 사이에 건립한 현화사에 대장경을 봉안하고 여기서 彫造하기 시작하였다. 왕 10년(1019)에 사신을 송나라에 파견하여 紙墨價를 가지고 가서 현화사의 창건 사유를 고하고 대장경 한질을 구해오게 하였다. 그런데 印本이 없어서 金泥藏經을 한질 주면서 예물로 가져간 물건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채색 2000여량을 구입해와서 현화사의 불전, 법당, 진전 등의 당우를 단청하였다고 한다. 또 『高麗史』 顯宗世家에 의하면 顯宗 13년(1022)의 5월에 韓祚가 송나라에 가서 돌아올 때 眞宗으로부터 『聖惠方陰陽二宅書』와 乾興曆과 함께 大藏經 한질을 하사 받아왔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각주11) 그는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원찰로 건립한 현화사에 송나라 대장경을 모시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대장경을 조조하려고 하는 원력을 세운 것이다. 碑陰記에 의하면,
又特命工人 彫造大般若經六百卷 幷三本華嚴經 金光明經 妙法蓮華經等 印板着於此寺 仍別立號爲般若經寶 永令印施十方
라고 한다.(각주12) 현종은 공인들로 하여금 『대반야경』 600부와 『화엄경』, 『금광명경』, 『묘법연화경』 등의 印板을 조조하여 현화사에 봉안케하고 인경하여 시방에 보시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인경과 대장경의 간행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하여 般若經寶라는 재단을 만들게 하였다. 고려 초조대장경을 간행한 현종은 불우하게 태어나 왕위계승 문제로 어릴 때부터 千秋太后의 미움을 받았으며, 강제로 12살 때는 법상종의 사찰인 崇敎寺에서 출가한 일이 있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불심이 남달랐던 현종은 2년(1011)년경부터 대장경을 조조하기 시작하여 宣宗 4년(1087)에 완성하게 되었다. 이를 高麗 初雕大藏經이라고 하며, 『高麗史』 「宣宗世家」에 의하면 선종 4년 2월에 開國寺에서 대장경의 완성을 慶讚하고 또 4월에는 歸法寺에서 경찬법회를 가졌다. 뒤에 대구 符仁寺로 移安하였으나 고종 19년(1232) 몽고의 병화로 인하여 소실되고 말았다. 다시 말하자면 북송장경의 고려전래에 대한 초기의 기록은 成宗, 顯宗의 년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런데 契丹 대장경의 전래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다. 북송의 開寶 대장경이 개판되어 고려에 전해졌으며, 이로 인하여 고려에도 대장경을 조조하기 시작하고 있을 무렵에 글안도 자극을 받았다. 글안에는 興宗(1031-1054) 때에 착수하여 道宗(1055-1100) 재위년간에 완성하였다고 보고 있지만 확실한 연대는 알 수 없으며, 전체의 분량은 579函이다. 글안 대장경은 고려 초조대장경이 조성되고 있는 도중에 전래되었지만, 글안장경은 초조대장경의 조조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저본으로 삼았다. 글안판이 고려에 전래된 경위에 대해서는 『遼史』의 「高麗傳」에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의하면,
淸寧八年(1062) 來貢 十二月以佛經一藏賜徽(文宗의 諱)
라고 하며,(각주13) 『高麗史』의 문종17년(1063) 3월조에 의하면,
契丹送大藏經 王備法駕 迎于西郊 라고 한다.(각주14) 遼에서는 문종 16년(1062)에 보내었으나 고려에 도착한 것은 문종17년(1063)에 도착하였다고 보여진다. 또 『遼史』의 「道宗本紀」에는 咸雍8년(1072) 12월에도 고려에 佛經一藏을 사사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있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遼史』의 「고려전」에나 『高麗史』의 「문종세가」조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淸寧八年 十二月」을 「咸雍八年 十二月」로 잘못 기록된 것이 아닌가 라고 여겨진다. 여기에 대해서는 문종 17년(1063)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각주15) 글안대장경의 구성에 대해서는 고려 元宗(1260-1274)과 忠烈王(1275-1308) 때에 있었던 승려 宓庵의 「丹本大藏經讚疎」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여기에 의하면,
雖九牛之一毛 尙千函而萬軸 故難於雕印莫廣流通 間或得而經營 例皆夫於精妙-----念慈大寶 來自異邦 秩簡部輕 紙薄字密 殆非人巧所成等-----
라고 하였다.(각주16) 그 소의 내용을 요약 한다면, 千函萬軸의 바다와 같이 많은 장경 가운데서 九牛一毛格의 적은 분량으로 그 부질이 간단하여 200函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종이도 엷으며 글자도 빽빽하여 千卷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정교함이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천상에서 제작한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전래되어 온 흔적이 보인다. 즉 肅宗 4년(1099)(각주17)과 睿宗 2년(1107)(각주18)의 기록도 남아 있다. 이상으로 미루어 볼 때 글안 대장경이 고려 초조대장경의 저본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2 雕造의 경위
다음으로는 고려 초조대장경의 조판 경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조판 연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현재 공인되고 있는 학설은 고종 24년(1237)에 再藏을 조성할 때 李奎報가 찬한 「大藏經板君臣祈告文」에 보이는 顯宗 2년(1011) 경의 설이 있다.
과거 현종 2년(1011)에 글안병이 대거 침입하여 현종은 남쪽으로 피난을 갔다. 글안병사들은 송악성에 주둔하여 퇴거치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임금과 신하들이 무상의 대원을 발하여 대장경을 조성할 것을 서원하여 조성하였더니 글안병사들이 스스로 물러갔다.
라고 한다.(각주19) 기고문에서는 현종 2년에 글안병이 침입하여 이를 부처님의 법력으로 퇴치키 위해 대장경 조성을 발원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때부터 대장경의 조조가 호국적인 발원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뒤에도 수많은 종류의 불경이 개판되었음은 「玄化寺碑陰記」에 나타나 있다.
이미 金鐘과 法鼓의 조성을 모두 마치고 군신들과 함께 예배하려 갔다. 종을 처보고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해하고 기뻐하였다. 임금께서는 친히 곡식 2000여 석을 하사하였으며, 여러 신하들이나 양반들도 각각 시주하였다. 특별히 金鐘寶라는 것을 세워 시행하였으며, 또 여러 宮院에서도 함께 큰 효심을 존중하여 각각 전답을 보시하여 받쳐 聖上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또 발심서원하기를 나라가 편안하고 종묘사직이 안녕하도록 축원하기 위하여 매년 춘 4월 8일에 주야 3일 동안 彌勒菩薩會를 세울 것을 명하였다. 또 양친의 천도를 위하여 매년 가을 7월 15일에 주야 3일 동안 彌陀佛會를 설립하도록 명하였다. 또한 공인들로 하여금 大般若經 600권과 더불어 三本華嚴經, 金光明經, 妙法蓮華經 등의 경전의 판본을 이 절에 조성하도록 하였으며 般若經寶를 설립하여 경전을 오래도록 시방에 보시할 것을 명하였다.
고 한다.(각주20) 현화사는 현종 9년 6월에 考 인 獻貞王后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왕과 여러 신하 양반들이 시주하여 세운 절이다. 왕은 11년(1020)에 새로 종을 만들어 관료들과 함께 가서 타종을 하였으며, 金鐘寶라는 契 즉 재단을 세우도록 하였다. 그리고 종묘사직과 백성의 안녕을 위하여 매년 사월초파일에는 彌勒菩薩會를 주야 3일간 열도록 하였으며, 어머니의 천도를 위해 매년 칠월 백중절에는 彌陀佛會를 주야 3일간 열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장경판을 조성하게 하였는데 『대반야경』 600권과 『三本華嚴經』, 『金光明經』, 『妙法蓮華經』 등을 판각하여 현화사에 모시게 하였으며, 널리 인쇄하여 유포케 하고 般若經寶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이상과 같이 현종은 불우하게 생을 마친 어머니인 獻貞王后의 명복을 빌기 위해 玄化寺를 창건하였다. 이 현화사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현종 당시에는 개성에서 가장 대표되는 사찰로 만들었다. 그는 법상종의 崇敎寺에서 출가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현화사도 법상종의 사원으로 만들었다. 법상종에서는 주불이 미륵불이므로 중요한 사월초파일에 미륵보살회를 만들고, 백중절에 미타불회를 만든 것은 교리적으로도 어긋나지 않는다. 특히 그가 金鐘寶나 般若經寶 및 彌勒菩薩會 彌陀佛會를 개설한 것은 대단히 훌륭한 발상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寶나 會의 성격은 結社나 혹은 契의 의미이므로 오늘날 말하자면 재단의 설립과도 같다. 즉 그 모임이나 취지를 계속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재정과 인적인 자원이 필요하므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유지재단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단순히 조직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재단까지도 만들었으므로 그의 뜻이 오래도록 계승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池內宏氏는 李奎報의의 「기고문」의 설은 억측이라고 하면서 그 동기는 현종이 考 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현화사에서 대장경을 조조했다고 한다.(각주21) 그러면서 그는 대장경의 조조 기간을 현종 12년에서 선종 4년까지인 66년 설을 주장하고 있다.(각주22) 그런데 이러한 많은 분량의 대장경을 단순히 어머니인 考 만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하여 조성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고려조의 대학자인 이규보가 찬한 「군신기고문」을 억측이라고 하는 것은 池內宏의 잘못된 견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화사 비문에서도 "나라가 편안하고 사직이 안녕하기 위하여"라고 말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고비의 명복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단순히 이것만이 목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규보의 「기고문」에 나타난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60여년 이상의 긴 세월과 많은 비용을 감당하면서도 조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약한다면, 초조장경은 이규보의 설과 같이 송나라에서 조성한 북송판이 고려에 도입되어 크게 자극을 받고 있던 도중 현종 2년(1011)에 글안병이 대거 침입해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불심이 남달랐던 현종과 신하들은 대장경을 조성하므로 인하여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외침을 방지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고조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발원이 표면화되어 대장경의 조조를 착수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대작불사는 현종 20년(1029)에 이르러 많은 분량의 대장경이 조조되었으므로 이를 축하하기 위해 大藏道場을 會慶殿에 설하고 승려 一萬을 毬庭에서 공양하였다고 한다.(각주23) 즉 대장경의 조조의 성과에 대하여 국가적인 사업으로 시행하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大藏道場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성격규정이 명확히 되어 있지 않으나 문장으로 보아서 아마도 대장경 조조를 총괄하는 감독기관이나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현화사에 있었던 대장경 조성의 감독기관인 대장도량을 궁중인 회경전으로 옮겼다고 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초기의 대장경 조조는 단순히 불교적인 차원으로 현화사에서 감독 지원하였다고 한다면, 궁중으로 기관을 옮겨서 설치하였다고 하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장경 조조를 관장하였다고 보여지므로 이는 국가적인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초기에는 현종이 考 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서 시작했을 지도 모르나 얼마 있지 않아서 국가적인 사업으로 승화되었다고 보여지므로 池內宏씨의 李奎報의 「君臣祈告文」의 내용이 억측이라고 하는 주장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현종이 재위한 22년간에 약 5000軸 정도가 조조 되었으며, 德宗이 4년간 재위하였으며, 靖宗이 12년간 재위하였지만, 대장경의 조성에 대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그 뒤 文宗의 재위는 37년간인데 義天이 찬한 「代宣王諸宗敎藏彫印疎」에 의하면,
顯宗 때에 五千軸의 대장경을 조조하였으며, 文宗 대에 十萬頌의 경전을 조성하였다.
라고 한다.(각주24) 여기서 문종 대에 십만송의 경전을 조성하였다고 하여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추상적인 말로 표현하고 있다. 여하튼 간에 문종 대에도 다수의 대장경이 조성되었음은 사실인 것 같다. 특히 문종 대에 대장경의 조조가 활발하였다고 하는 것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문종 17년(1063)에 글안 대장경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義天이 撰한 「寄日本國諸法師求集敎藏疎」에서는,
智昇이 撰한 開元釋敎錄과 圓炤가 찬한 貞元續開元釋敎錄의 두 가지 목록에 기록되어 있는 경율론 등과 大宋新飜經論 총 6000여권이 이미 조조되어 印經의 施行을 마쳤으니----
라고 한다.(각주25) 여기서 말한 바와 같이 지승의 『개원석교록』과 원소의 『속개원석교록』 및 송나라에서 새로 번역된 것까지도 추가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초조장경의 분량은 약 6000여권에 해당되었다고 한다. 또 문종 37년(1083) 3월에는
태자에게 명하여 송나라로부터 보내온 대장경을 나가 맞이하여 開國寺에 봉안케 하고 大藏道場을 설치케 하였다.
고 한다.(각주26) 문종은 태자인 順宗을 보내어 대장경을 맞이하게 하였으며, 개국사에 봉안케하고 여기에 대장도량을 개설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해 7월에 문종이 승하하고 왕위를 순종이 계승하였으나 1년도 못되어 그도 승하하여 제2왕자인 宣宗에게 넘어간다. 여기서 말하는 송판 대장경은 『大覺國師文集』에 나오는 新譯經論이 도입되었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때 도입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초조대장경이 일단락 된 후에 수입되어 續刊되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보다는 문종 37년 3월에 도입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런데 문종은 그해 7월에 승하하고 왕위를 順宗이 계승하였으나 4개월만에 승하하여 제2왕자인 宣宗에게 넘어간다. 다음해에 제2왕자인 宣宗이 즉위하였다. 선종 4년(1087)에는,
2월 甲午日에 開國寺로 행차하여 大藏經의 조조를 경축하였으며, 3월 己未日에는 興王寺로 가서 大藏殿의 낙성을 경축하였으며, 4월 庚子日에는 歸法寺로 행차하여 대장전의 낙성을 경축하였다.
고 한다.(각주27) 즉 왕 4년에는 2월부터 4월에 이르기까지 3회에 걸처서 매월 대장경의 경축행사를 가졌다. 그리고 대장경을 완성하여 봉안한 대장전 낙성식도 가졌다. 이때 오랫동안 국가적인 사업으로 조성하였던 초조장경의 마무리 작업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初雕大藏經 雕造의 告訖이라고 한다. 이상과 같이 초조장경의 조조는 현종 2년(1011) 글안의 침입 때부터 선종 4년(1087)까지 약 76년간에 걸쳐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현종 2년(1011)에서 문종 17년(1063) 이전까지는 舊宋本 즉 開寶板을 저본으로 하였는데 이를 國前本이라고 하고 또 문종 17년 이후부터 선종 4년(1087) 이전까지는 契丹本을 저본으로 하였는데 이를 國後本이라고 한다.(각주28) 그러나 小野玄妙氏는 현종, 문종 때에 대장경 전질이 각각 한질씩 만들어졌다고 하여 초조대장경이 2회에 걸쳐서 조조 되었다는 설을 주장하지만,(각주29) 여기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각주30) 따라서 初雕大藏經은 76년의 오랜 기간 동안에 걸처서 天函에서 楚函에 이르기까지 570函이며, 총 6000여권으로 되었다고 생각된다.
2.3 初雕大藏經의 特性
초조대장경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본 경도의 南禪寺에 秘藏되어 있는 것만이 알려졌다. 여기에는 남선사의 『一切經目錄』에 실려있는 것 가운데서 刊行年代未詳의 麗本 505種이 있는데 이것이 초조대장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重要文化財指定書』에는 麗本의 초판으로 310帖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 약간만이 공개되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秘藏되어 공개되지않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일부를 千惠鳳氏가 조사 확인한 일이 있다.(각주31) 여기에 의하면,
御製秘藏詮 宋太宗撰 卷第1.6.7(車函).13(駕函) 4帖 御製逍遙詠 宋太宗撰 卷10(輕函) 1帖 菩提場所說一字頂輪王經 不空譯 卷第1.2.4.5(佐函) 4帖 佛說佛名經 菩提流支譯 卷第7(恃函) 1帖 佛名經 失譯 卷第10(漢函) 1帖 舍利弗阿毘曇論 曇摩 多, 曇摩耶舍共譯 卷第16-22(邙函) 7帖 婆沙論 迦 延子造 僧伽跋澄譯 卷第1-8(洛函) 9.10(浮函) 10帖
이상과 같이 남선사에서 초조장경(각주32)을 조사한 후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간주하였던 초장본을 국내에서 발견하는 수확을 올렸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불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국내에서 발견한 초장본에 대한 그의 연구보고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각주33)
御製秘藏詮 宋太宗撰 卷第6(車函) 1卷 大般若波羅密多經 玄 譯 卷第481(劒函) 1卷 摩訶般若波羅密經 鳩摩羅什譯 卷第16 (薑函) 1卷 道行般若經 支婁迦讖 卷第4(淡函) 1卷 大寶積經 實叉難陀譯 卷第59(鳥函) 91(始函) 2卷 大方等大集經 那連提耶舍譯 卷第49(有函) 1卷 佛說法集經 菩提流支譯 卷第1(器函) 1卷 大乘廣五 論 安慧菩薩造 地婆訶羅譯(則函) 1卷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雜事 義淨譯 卷第33(禮函) 1卷 阿毗達磨法 足論 大目乾連造 玄 譯 卷第8(兄函) 1卷 阿毘達磨品類足論 世友造 玄 譯 卷第16(交函) 1卷 衆事分阿毘曇論 世友造 求那跋陀羅, 菩提耶舍 共譯 卷第2(交函) 1卷 薩婆多毗尼毗婆沙 失譯人名 卷第1(猶函) 1卷
그가 국내에서 발견한 초장은 서지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初藏本과 再藏本의 차이점과 특성에 대해서는 다음 再雕大藏經 항목에서 다루고져 하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단지 서지학적인 측면에서 본 특성에 대하여 千惠鳳氏의 설을 요약하면,
"千惠鳳氏는 그 형태적인 면에서 현존의 初藏諸本과 「大宋開寶7年甲戌歲(974)奉勅雕造」의 刊記가 있는 南禪寺所藏의 開寶板 『佛本行集經』 卷第19 零本과 또 다른 것은 宋大觀2年(1108) 10月의 後印記錄의 하버드대학 포그미술박물관소장의 開寶板 「御製秘藏詮」 卷第13零本을 서로 대비한 것이다. 千氏의 설에 의하면, 서로 책의 서두에는 卷首題와 卷次, 函次가 반드시 세겨져 있고, 다음 行에는 造. 譯者名이 표시되어 있다. 본문은 各行이 대체로 14字로 되어 있다. 그리고 글자의 크기는 동일하며, 行數도 주로 23行(卷首葉은 22行)으로 되어 있다. 各張에는 張의 머리부분의 본문 밖에 題名이 있고, 卷, 丈, 函을 小字로 세겨진 형태는 일치한다. 그러나 文末에 조조의 刊記가 생략된 것이 다르다. 이것은 당시 미묘한 국제관계로서 국호사용에 문제성이 있었기 때문에 국호를 넣지 않고 간기를 생략하였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자주성을 세운 것으로 보여진다. 字 는 北宋本과 같이 方筆의 歐 가 기본이다. 宋本을 저본으로 한 版式은 유사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맹목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고 臨寫 등의 수단을 취하여 부분적으로 자주적인 보완과 수정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字 , 字數, 字位는 공통이지만, 版書의 구도내용과 판각의 기법에는 큰 차이가 있다. 宋本의 版畵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가운데 정적인 柔軟感이 있는데 비해, 初雕藏經은 선이 굵고 素拙하면서 동적이고 웅장하고 질긴감이(雄靭感) 있다."
라고 평한다.(각주34) 이러한 평가는 그의 주관적인 견해라고 볼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초조대장경에 대한 연구가 빈약했던 우리나라 대장경연구사에 있어서는 중요한 성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초조대장경판의 간기에 국호가 생략된 것에 대하여 그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당시의 국제적인 상황이 미묘하여 함부로 우리의 국호를 상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하여 민족의 주체성도 없이 당시 송나라나 글안의 간기를 사용할 수도 없어 고려의 간기를 생략한 것 같다. 이는 고려의 자주성을 내세우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비명 같은 곳에서는 「有宋高麗國」(각주35)이나 「太宋高麗國」(각주36)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초조장경에서는 이와 같은 부끄러운 간기보다는 차라리 생략하는 편이 민족의 자주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 같다. 이상으로 초조장경의 현존본이 희귀하기 때문에 천혜봉씨의 설을 인용하여 소개하였다.
3. 義天과 續藏經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은 고려 文宗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름은 煦이고, 字는 義天이며, 諡號는 大覺國師이다. 11살에 부모의 뜻에 따라 景德國師에게 출가하였으며, 문종 21년(1067)에 祐世라는 호를 받았다. 그는 선종 2년에 제자인 壽介와 함께 송나라로 가서 다음 해인 1086년 6월에 귀국했다. 그가 송나라에 머문 것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왕자라는 신분으로 인하여 50여명의 고승을 만났으며, 章疏 3000여부를 가지고 귀국하였다. 특히 그는 송에서 有誠, 淨源, 善聰에게 華嚴을 배웠고, 從諫에게는 天台敎學과 天台禪을, 元炤, 擇其에게는 戒律과 淨土을, 宋本, 了元, 懷璉에게는 禪을, 天吉祥에게는 梵學 등을 배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문종 때 12년에 걸쳐서 건립한 興王寺에 敎藏都監을 설치하고 그가 수집해 온 章疏를 중심으로 高麗續藏經을 간행하였다. 그 목록이 『新編諸宗敎藏總錄』 3권이다.(각주37) 여기에 대하여 『海東有本現行錄』 혹은 『義天目錄』 『義天錄』이라고도 한다. 이 작업은 의천이 37세 때인 大安 6년 즉 宣宗 7년(1090)에서 그의 입적 때인 47세 즉 肅宗 6년(1101)까지 약 10년 동안 계속되었다고 보여진다. 『總錄』의 서문에 의하면,
내가 일찍부터 경론을 갖추었으나 章疏 가운데는 혹 없어진 것도 있었으며, 유통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문득 智昇公의 호법의 뜻을 본받아 敎迹을 찾기 위하여 많은 곳을 순방하였다. 하나도 버리지 않고 힘써 모으기를 근 20여년 하였다.
라고 한다.(각주38) 그는 모든 經論을 수집하였으나 章疏 가운데는 없어진 것도 있고 모어지 못한 것도 있어서 고금의 疎 을 모집하여 大集錄을 편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의지를 가지게 된 것은 지승이 편찬한 『開元釋敎錄』에 영향을 받았으며, 수집기간이 약 20여 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상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總錄 卷上에는 經의 章疏 561部 2586卷, 中卷에는 律의 章疏 142部 467卷, 下卷에는 論의 章疏 307部 1687卷으로서 도합 1010部 4740卷 이지만, 그 중에서 전부 산실 되고 현존본은 오직 10여부만 남아 있을 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다. ① 唐大薦寺故主飜經大德法藏和尙傳 崔致遠 1卷 ② 大乘阿毗達磨雜集論疎 玄範 16卷 重修本 卷13 卷14殘存 ③ 大方廣佛華嚴經隨疎演義 澄觀 40卷 原刊本 卷4下 卷5上 卷5下 ④ 貞元新譯華嚴經疎 澄觀 10卷 ⑤ 妙法蓮華經撰述 慧淨 10卷 ⑥ 金剛般若經 羅什譯 1卷 ⑦ 金剛般若經略疎 智儼 1卷 ⑧ 大方廣佛華嚴經談玄決擇 鮮演 6卷 ⑨ 地持論義記 慧遠 10卷 卷5下 ⑩ 金剛般若經疎開玄 公哲 6卷 ⑪ 大般涅槃經疎 法寶 15卷 ⑫ 妙法蓮華經觀世音菩薩普門品三玄圓贊斜文 思孝 1卷 重修本 ⑬ 釋摩訶衍論贊玄疎 法悟 5卷 高野山重修版 卷5 記 ⑭ 釋摩訶衍論通玄 志福 4卷 高野山重修版 등이다.
4. 高麗再雕大藏經 4.1 對蒙抗爭과 大藏經雕板의 緣起
고려에 몽고가 침입하기 시작한 것은 고종 18년(1231)부터이며, 이듬해까지 2차에 걸쳐서 있었다. 1차 침입 때 고려는 몽고와 화친을 맺었지만, 당시 최고의 권신이었던 崔怡의 주도하에 江華島로 천도하여 항쟁을 전개하였다. 이로부터 고려는 몽고의 재침입을 받아 약 30년간 항쟁을 계속하였다. 2차 침입 당시 몽고의 주장은 撤禮塔이었다. 2차 壬辰年(1232)의 상황에 대한 기록으로 『元史』의 洪福源條에 의하면,
壬辰年 가을 8월에 太宗은 다시 撤禮塔을 보내 병사들을 인솔하여 침입케 하였으며 洪福源도 그 부대에 함께 따라갔다. 힘을 합하여 고려를 공격하고 王京의 仁城에 이르러 撤里塔이 화살을 맞아 죽고 병사들은 철수하였으나 홍복원만이 남아 주둔하였다.
고 한다.(각주39) 임진년 침입 때에 철례탑이 군대를 인솔하여 경기도지방까지 남하하였다. 그때의 상황에 대하여 『高麗史』에서는 수원성 부근에서 승려인 金允候에 의해 철례탑이 전사했다고 한다. 그러면 대구 팔공산에 안치해 두었던 初雕大藏經은 철례탑의 잔병들이 영남지방을 남하하면서 소실한 것으로 생각된다.(각주40) 같은 해(1232)에 몽고군들은 경주까지 내려가서 黃龍寺의 구층탑도 불질렀다. 이와 같이 국민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신앙의 대상이었던 대장경과 호국탑이 적의 손에 의해 소실되므로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방황하기 시작하였고 민심은 흉흉하기 그지없었다. 이로 인하여 대몽항쟁의 와중에서도 대장경의 조판을 착수하기 시작한 것은 고종 22년(1236) 이다. 『高麗史』의 高宗 38년조에 의하면,
임금께서 백관들을 거느리고 서문 밖에 있는 대장경판당으로 行香하였다. 현종 때의 판본이 임진년 몽고병에 의해 소실되었으므로 왕과 군신들은 다시 大藏都監을 세울 것을 발원한 후 16년이 걸러서 이를 완성하였다. 고 한다.(각주41) 여기에 의하면, 고종 38년에 완성한 대장경은 16년이 걸려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시작은 고종 23부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규보의 「大藏刻板君臣祈告文」을 보면,
국왕은 태자, 공후근친, 문무백관 등과 함께 목욕재계하고 허공계와 시방삼세의 무량제불보살님과 천제석, 33천과 일체호법영관님들께 나라가 환란을 당하였음을 고하옵니다. 몽고의 잔당들은 그 성품이 폭악무도하기가 말로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무지몽매하기가 금수와도 같은데 어찌 천하에 존경하는 불법이 있음을 알겠습니까? 무릇 경전과 불상과 범서를 불태웠고 부인사에 모신 대장경의 판본까지도 불태워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오호라 수년동안 쌓아온 공덕이 하루만에 재로 변하였으며, 나라의 큰 보배를 잃었습니다. 재불과 천중의 대자비심으로 참으려고 하여도 가히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보니 제자들의 지혜가 미천하고 아는 것이 부족하여 일찍이 나라를 지킬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능히 불법을 외호할 힘이 부족하여 큰 보배를 잃고 재로 변하게 하였습니다. 진실로 제자 등은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음을 참회합니다. 그런데 금구옥설은 본래 생기고 없어짐이 없는 것인데 어리석은 자들의 근기에 따라 이루어지고 훼손됨이 있습니다. 훼손되었으며 다시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하물며 나라에서 불법을 숭상하면서도 당장에 편안함만 생각하여 불가하다고 고집하며, 큰 보배가 없는데도 어찌 大役事를 염려하여 다시 만들기를 꺼리겠습니까? 지금 재상과 문무백관 등은 다함께 큰 발원을 세워 이미 대장경을 담당할 관청을 설치하였으며, 더하여 경전을 편찬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대장경의 처음 시작은 현종 2년에 하였습니다. 글안병들이 내침하여 현종께서는 남쪽으로 피난하였으나 글안병들이 송악성에서 퇴거치 않아 군신들이 무상의 보리심을 발하여 대장경의 판본을 조조할 것을 발원하였습니다. 그런 후에 글안병은 스스로 물러났으므로 그 전후로 하여 대장경을 완성한 것이 첫 번째입니다. 군신이 함께 발원하여 글안병도 물리쳤는데 어찌 지금이라고 하여 그러하지 못하겠습니까? 오로지 부처님과 하늘에 청하오니 저희들의 뜻을 보살펴주소서. 진실로 정성을 다하고 조상님전에 부끄러움이 없이 발원하오니 제불보살님과 성현 및 33천은 간절한 저희들의 기원을 헤아려 주시어 신통력을 발하여 미풍양속을 더럽게 하는 오랑케들의 자취를 거두고 멀리 물러가도록 하고 우리나라로 하여금 다시는 제후국이 되지 않도록 창과 방패를 실어 거두게하고 나라의 안팎이 편안하게 하며, 모후와 태자와 백성들이 모두 만수무강하며 三韓이 길이 길이 만세토록 하옵소서. 제자들이 다시 노력하여 불법을 보호하며 불은을 만분의 일이라도 갚고자하오니 저희들의 간절한 기원을 감응하여 주시기를 업드려 비옵니다.
라고 한다.(각주42) 여기서는 몽고의 잔인성과 어리석음을 부처님과 하늘에 호소하면서 현종 2년에 글안병이 침입하였을 때 초조대장경의 조조로 물리친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몽고병들의 침입으로 대구 부인사에 봉안하였던 대장경이 소실되어 국가의 큰 보배를 잃어버렸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대장경을 조조하는 것은 막대한 경비와 오랜 시일이 소요되는 대역사이므로 일시적으로는 망설이게 되기도 하였음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난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제기하여 몽고병들을 부처님과 호법신중의 가피로 퇴치코자 재조대장경의 조성을 발원하고 있다. 물론 몽고군의 퇴치 이외에도 국가의 평안과 왕실의 안녕 母后의 수명장원을 기원하고 있다. 이 불사는 江華島에 大藏都監을 설치하고 진주의 南海지방에도 分司大藏都監을 설치하였다. 먼저 高麗初雕本과 北宋本 및 契丹本 등을 수집하여 守其의 주도하에 편집 교정하여 『高麗國新雕大藏校正別錄』 30권을 편찬하였다. 실지로 판각은 고종 25년(1238)부터 경판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고종 34년(1247)에 이르기까지 판각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후에 경판을 강화도에 모아서 총 정리한 것이 고종 38년(1251) 9월이다. 그래서 16년에 걸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불사는 총 5111種이고 6850卷이며 총 경판수는 81137板이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지금은 해인사의 藏經閣에 보존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4.2 再雕大藏經의 特性
재조대장경은 북송대장경, 글안대장경, 초조대장경을 참고하여 판각하였기 때문에 각 대장경의 장점을 취하고 있다. 여러 가지 특성이 있지만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初藏에는 각 卷, 張, 函次 표시가 各張의 頭에 「御製秘藏詮 卷 第一 第二 幅車」라든가 혹은 「御製秘藏詮 卷 第一十四丈實」이라고 판각했지만, 再藏에서는 말미에 「秘藏詮 卷 第十三 第十四張駕」라고 표시하고 있다. 즉 題名과 張次의 차이로는 초조는 "丈" "幅"의 글자를 사용하지만, 재장에서는 "張"자만을 사용하고 있다. 둘째는 초장은 文末에 卷尾題로서 끝내고 刊記와 函次 표시가 없으나, 재장은 권 제6을 보면 「丁未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라고 하는 刊記와 卷, 張, 函次의 표시가 있음이 다르다. 셋째는 초장에는 刀刻術이 재장보다 세련되었다. 넷째는 재장은 세계 유일의 현존판본이므로 북송대장경이나 글안대장경 및 초조대장경의 내용을 고찰하는데 큰 참고가 되고 있다. 특히 守其의 『校正別錄』에 의해 그 정확도가 어느 대장경보다도 우수하다. 다셋째는 濟函 이하에는 새로운 문헌이 入藏되어 있기 때문에 문헌학적으로도 내용상 그 가치가 대단히 높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의 특색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코자 한다.(각주43)
4.3 해인사의 移安과 보존
현재의 고려대장경은 경남 해인사에 보존되어 있다. 그러면 재조대장경이 언제 해인사로 이안되었을까? 여기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전해지고 있지 않지만, 『太祖實錄』의 7년 5월조에 의하면,
병진년 용산강으로 가서 대장경판을 강화도 선원사로부터 날랐다. 무오년 비올 때 대장으로 하여금 대원 2000인에게 명하여 대장경판을 지천사로 날랐다.
라는(각주44) 기록이 보이며, 또 定宗實錄에도,
경상도 감사에게 명하여 해인사의 인경하는 승려들에게 공양케 하였으며, 태상왕인 태조께서 私財를 내어서 대장경판을 인경하였다. 동북면에서 콩을 510石이나 모아서 端吉兩州의 창고에 보관하였으며, 해인사 인근의 여러 고을에서 쌀로 바꾸었다.
라고 한다.(각주45) 이러한 기록은 해인사에 이안된 대장경의 유래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강화도에서 해인사로 옮긴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강화도는 바다 속에 있는 섬이므로 항상 외침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심이 깊었던 태조는 산 속 깊은 오지인 해인사를 택하였다. 이는 태조 6년(1398)에 이안한 것으로 보인다. 해인사에 있는 대장경의 보존실태에 대하여 池內宏氏의 보고서가 있다.
해인사에는 현재 약 33間에 달하는 藏經閣이라고 하는 건물이 두 채 있다. 이 두 동의 건물의 내부에는 5층 횃대가 있어 배열하도록 되어 있다. 각판의 크기는 縱으로 8寸 내외이고, 橫으로는 2尺 2-3寸이며, 두께는 8-9分 내지 1寸 22分이고 양끝은 비뚤게 붙여있다. 그리고 사면에는 銅이나 금속으로 고정시키고 있으며, 전체에는 얇은 옻칠을 하였으며, 목재는 후박나무로 되어 있다. 중량은 약 700 에서 1貫 정도이며, 刻面은 대개 縱으로는 7寸 4-5分, 橫으로는 1尺 5-6寸이고, 天地의 경계선이 있을 뿐 罫線은 없다. 크기 5-6令의 문자를 23行 14字로 배열하여 양면으로 새기고 있다. 그 한 단에 가는 글자로서 經名, 卷次, 丁數로 千字文을 번호로 한 函, 數를 표시하고, 바깥 측 즉 小口에도 동일하게 새기고 있다. 그렇지만 속에는 板本 및 刻面의 寸法, 行數, 字詰, 文字의 대소 등이 다른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輪郭幷에 罫線이 있는 것, 한 면만이 새겨져 있는 것, 한 면에 두 줄로 새겨져 있는 것 등도 있다.
고 한다.(각주46) 이외에도 補板과 二重, 三重板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자 한다. 여하튼 이와 같이 소중한 대장경이 외침과 전쟁이 빈번했던 우리 나라에서 완전하게 보존되고 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4.4 二重板과 補遺板에 대하여
① 二重板 현재 해인사의 장경각에 봉안되어 있는 八萬大藏經에는 正藏(再雕大藏經)과 副藏(補遺大藏經)으로 크게 둘로 나누어져 있다. 전자는 모두 『大藏目錄』(高宗板)에 등재되어 있지만, 후자는 대장목록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 대해 徐首生氏가 1954년과 1968년, 1976년의 3회에 걸쳐서 조사한 연구보고서가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다. 그의 조사에 의하면,
총 81332板 가운데 正藏은 78500板이며, 副藏은 2740板 이다. 이 81332판 중에는 92판이 이중판 이다. 그 내용은, 高麗 高宗板(高宗朝 雕造板)------------------52판 朝鮮板(新雕板)-----------------------------16판 乙卯板(新雕板)(日帝 大正4年 1915年 雕造)-------7판 丁卯板(新雕板)(日帝 昭和12年 1937年 雕造)------17판 총 93판 이 이중판 중에는 補遺板도 한 장 들어 있는데 이는 『集古今佛道論衡』이다. 이러한 이중판 이 생기게 된 원인을 분석해 보면 각기 다르다. 고려 고종판이 중복되게 된 것은 강화의 本司와 남해의 分司에서 서로 착오를 일으켜 조조하였다고 보여진다. 조선판이 생기게 된 원인은 印經할 때 缺板이라고 속단하였으므로 새로 조성하여 삽입시킨 것이다. 乙卯板은 1915년에 印經할 때에 18판이 부족하므로 결판이라고 오인하여 寺內總督이 새로 조성하여 삽입했지만, 이 가운데 7판이 寺刊本 東板殿의 雜板에서 발견되었다. 丁卯板은 1937년 高橋亨씨의 지도하에 2부를 인경할 때 마멸 훼손된 판을 새로 보완하여 입장시킨 것이 17판이다.
이상과 같다. 서수생씨 이후에도 여러 학자들의 논문과 조사가 있었으나 고려대장경연구로 일생을 바쳐온 그의 연구성과가 돋보이기 때문에 소개하였다.(각주47)
② 補遺板 補遺板 이라고 하는 것은 대장경목록에 삽입되지 않은 副藏을 말한다. 부장은 현재 해인사에 보존하고 있는 재조대장경을 조조하여 고종 35년(1248)에 목록을 완성한 후 2년 뒤인 庚戌年(1250)과 辛亥年(1251) 2년간에 걸쳐서 새로 조성하여 正藏의 末尾에 入藏시킨 것을 말한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宗鏡錄』 100권---------------------祿函에서 茂函까지------延壽集 『證道歌事實』 3권--------------------庭函----------------連禪師撰 『金剛三昧經論』 3권------------------庭函-----------------元曉述 『法界圖記叢髓錄』 4권----------------庭函 『祖堂集』 20권----------------------曠函, 遠函 『大藏一覽集』 10권------------------ 函 『禪門拈頌集』 30권------------------邈函에서 峀函----------慧諶述 『大方廣華嚴經搜玄分齋通智方軌』 5권---杳函---------智儼述 『十句章圓通記』 2권-----------------冥函------------------均如述 『釋華嚴旨歸章圓通 』 2권------------冥函-----------------均如述 『華嚴經三寶章圓通記』 2권------------冥函-----------------均如述 『釋華嚴經敎分記圓通 』 10권---------治函------------------均如說 『禮念彌陀道場懺法』 10권------------本函------------------王子成 『慈悲道場懺法』 10권----------------於函----------------梁諸大法師撰集 『華嚴經探玄記』 20권----------------農函, 務函-------------法藏述 『高麗大藏經補遺目錄』------------------------------------希函 등의 17종류이다. 이를 총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총 경의 종류-------------------17종 총 경의 권수-------------------238권 총 경판의 수량-----------------2740판 총 張의 수량-------------------6343張 총 單張의 수량-----------------117板 이상 보유판의 조조 연대상으로 볼 때 甲辰年(고종 31년, 1244), 丙午年(고종 33년, 1246), 丁未年(고종 34년, 1247), 戊申年(고종 35년, 1248), 辛亥年(고종 38년, 1251)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후인 조선전기에 조조된 것으로는 『禮念彌陀道場懺法』과 『慈悲道場懺法』이 첨가되었다. 또 조선말 乙丑年(1865)에 『補遺目錄』을 편찬했는데 壯雄이 기록하고, 希一이 글을 써서 보충하였다. 그 후에 丁丑板(1937)은 일본의 불교학자인 高橋亨이 복원하여 새로 보충한 것이다.
5. 맺음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려시대에는 3차에 걸쳐서 대장경의 조조가 있었으나 중요시 하는 것은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고려시대에 대장경을 조조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불심에 의한 외침을 퇴치코자하는 신앙적인 이유와 강대국으로서의 국력의 과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한다면, 불교국가로서의 문화민족의 긍지라고도 할 수 있다. 초조대장경은 북송판의 도입으로 顯宗 2년(1011)부터 宣宗 4년(1087)까지로 약 76년간에 걸쳐서 조조되었다. 그런데 초기의 文宗 17년(1063)까지 북송판을 중심으로 한 것을 國前本이라고 하고, 그 후 宣宗 4년(1087)까지 글안판을 저본으로 한 것을 國後本이라고 한다. 초조대장경의 특징은 여러 가지 있으나 북송판과 글안판을 저본으로 하였기 때문에 두 대장경의 장점을 참고로 하였으므로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초조대장경은 당시의 국제관계가 미묘했으므로 刊記를 새기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 이는 국가적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의천은 북송판과 글안판 및 초조판에 들어가지 않고 누락된 章疏를 모아서 宣宗 7년(1090)부터 肅宗 6년(1101)까지 10년간에 걸쳐서 續藏經을 조조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이 중요한 초조대장경이 몽고난으로 소실되었으므로 국가적으로 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신심 깊은 국민들의 정신적인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종은 강화도로 천도하여 전쟁의 와중에도 대장경의 조조를 발원하였다. 재조대장경은 북송판과 글안판 및 초조판을 참고로 하고, 대조하여 오자와 탈자 등을 교정하여 정확성에 역점을 두었다. 高宗 25년(1238)에 시작하여 高宗 38년(1251) 동안 16간에 걸쳐서 완성하였으며, 여기에는 국왕, 대신, 승속, 남녀, 노소 등 모든 고려국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정성이 모아진 대작불사였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잔악한 몽고난에도 30여년간 항쟁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신적인 국민의 의지력이 모아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재조대장경의 특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세계에서 유일의 현존본이며, 그 정확성을 말 할 수 있다. 현재 해인사에 봉안하고 있는 재조대장경은 正藏과 副藏으로 구분하는데 副藏에는 二重板과 補遺板이 있다. 특히 보유판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祖堂集』 등의 희귀자료가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고려대장경의 중요성에 대하여 단순히 문화재적인 가치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새로운 대장경의 조조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 각주모음 1) 志磐撰 『佛祖統紀』 권43 (大正藏, 49, 396, 上) 勅高品張從信 往益州 雕大藏經板 太平興國八年---成都先奉太祖勅造大藏經板成進上 (398, 下) 2) 馬端臨 『文獻通考』 卷三二五.四 裔 高麗 3) 志磐撰 『佛祖統紀』 권43 (大正藏, 49, 400, 下) " 高麗國王治遣使 乞賜大藏經幷御 製佛乘文集詔給之" 4) 『宋史』 권487 高麗傳 端拱 2年 5) 『宋史』 권487 高麗傳 淳化 2년 6) 『高麗史』 권93 列傳 권제6 韓彦恭條 7) 『高麗史』 권3 「世家」 권3 成宗 辛卯10년 夏 4월 8) 智昇 『開元釋敎錄』 권19(重出) 入藏錄上之上 (大正藏, 55, 700, 下) 9) 『續資治通鑑長編』 권94, 11월조 10) 「玄化寺碑陰記」 『朝鮮金石總覽』 권상 P 247 11) 『高麗史』 권4 世家 권4 顯宗 壬戌 13년 5월조 12) 「玄化寺碑陰記」 『朝鮮金石總覽』 卷上 P 249 13) 『遼史』 권151, 「高麗傳」 淸寧8년 12월조 14) 『高麗史』 권8 「世家」 권8 文宗 癸卯 17년 3월조 15) 千惠鳳 「初雕大藏經의 現存本과 그 特性」 『大同文化硏究』 제11집 P 173 16) 宓庵 「丹本大藏經讚疎」 『東文選』 권112 17) 『高麗史』 권11 「世家」 권11 肅宗 4년 夏 4월 丁亥條 18) 『高麗史』 권12 「世家」 권12 睿宗2년 庚寅條 19) 李奎報 『東國李相國集』 권25 「大藏刻板君臣祈告文」 昔顯宗2年 契丹主大擧兵來征顯祖南行避難 丹兵猶屯松岳城不退 於是乃與 君臣 發無上大願 誓刻成大藏經板本 然後丹兵自退 20) 「玄化寺碑陰記」 『朝鮮金石總覽』 卷上 P247 21) 池內宏 「高麗朝の大藏經」(上) 『東洋學報』 13卷3 P326 22) 上同(下) 14卷 P92 23) 『高麗史』 권5 世家 권5 顯宗 己巳 20년 夏 4월조 24) 義天 『大覺國師文集』 권15 「代宣王諸宗敎藏彫印疎」 (韓佛全, 4-553, 中) "顯祖則彫五千軸之秘藏 文考乃鏤十萬頌之契經" 25) 義天 『大覺國師文集』 권14 「寄日本國諸法師求集敎藏疎」 (韓佛全, 4-552, 上) "其開元釋敎錄 智昇所撰 貞元續開元釋敎錄 圓炤所撰 兩本所收經律論等 泊大宋新 飜經論 總六千來卷 已彫( ) 施行訖 自古聖" 26) 『高麗史』 권9 世家권9 文宗 癸亥37년 3월조 "命太子 迎來宋朝大藏經 置于開國寺仍設道場" 27) 고려사 권9 세가 권9 문종 계해37년 28) 千惠鳳 「初雕大藏經의 現存本과 그 特性」 『大同文化硏究』 제11집 P175 29) 小野玄妙 「高麗祐世僧統義天の大藏經板雕造の事蹟」 『東洋哲學』18編2 (明治44년 1월) 30) 妻木直良 「三たび高麗大藏經雕造を論ず」 『新佛敎』12卷 4年(明治44年 4月) 31) 千惠鳳 前揭書 P180 32) 上同 33) 上同 34) 上同 35) 開城 玄化寺碑 『朝鮮金石總覽』 卷上 P241 "有宋高麗國靈鷲山新創大慈恩玄化寺碑銘" 36) 開城 柳邦憲墓誌 朝鮮金石總覽 卷上 P265 "太宋高麗國故內史令謚貞簡公墓誌" 37) 義天 『新編諸宗敎藏總錄』 3권 (大正藏, 55, 1165, 中) 38) 上同 39) 『元史』 권154 洪福源傳 40) 池內宏 「高麗朝の大藏經に關する一,二の補正」 『東洋學報』 卷14 P555 41) 『高麗史』 高宗 38년 9월조 "幸城西門外大藏經板堂 率百官行香 顯宗時板本 於壬辰蒙兵 王與群臣 更願立都監 十六 年而功畢" 42) 『東國李相國集』 권25 「大藏刻板君臣祈告文」 43) 千惠鳳 前揭書 P182 44) 『太祖實錄』권14 7년 5월조 45) 『定宗實錄』권1 元年 正月條 46) 池內宏 「高麗朝の大藏經」(下) 『東洋學報』 권14 P101 47) 徐首生 「八萬大藏經板硏究」 『韓國學報』 (1977년간)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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