刊 行 辭

  본 연구원이 설립된지도 어느덧 몇 년이 흘렸습니다. 그 동안 못다한 용성선사의 행적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이를 한국 근현대 불교계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과 접목시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출간하게 된 {大覺思想} 제4집에서는 용성선사께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셨던 사원경제문제를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선사께서는 사원의 경제적인 자립 없이는 진정한 포교와 불교 본연의 자세를 가질 수 없다고 하였으며, 받는 불교에서 베푸는 불교를 주창하였습니다. 그래서 사원의 노동을 중요시하였으며, 禪農佛敎를 실천하였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출가자들은 法布施를 행하고 재가자들로터 재보시를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가르침과는 다릅니다. 즉 출가자들이 재가자들의 생계수단까지도 지원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선사께서는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광산업에 종사하시기도 하였으며, 농장에 많은 유실수를 심어서 생산력을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때로는 경전을 보급함에 있어서도 무상의 보시가 아니라 본격적인 영업망을 통하여 판매함으로써 경전 재발간의 재원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선사의 이러한 안목은 당시에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경제를 제외하고는 논의할 수 없게 되어있음은 물론 여기에는 종교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다른 종교에 비하여 불교는 특히 이 점에 대해 취약한 면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다종교 사회에서 유지해 나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 불교학계에서는 전문가가 부족한 편입니다. 교리적인 연구가나, 역사적인 연구가는 있으나 가장 현실적인 '현대 한국불교의 사원경제'를 전공하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종단에서나 동국대에서라도 이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여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사원경제연구소'(가칭)라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원의 경제적인 문제를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 같이 신도들에게만 의존하고 불공과 시식 등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발상일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본 논문집은 "백용성스님과 한국불교의 사원경제 문제"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교원대학교의 이병희 교수님의 [고려시대 사원의 재정운용]과 동국대학교 이봉춘 교수님의 [조선불교의 경제현실과 그 대응 활동], 본 연구원의 연구부장 김광식 박사님의 [백용성 스님과 일제하의 사찰재산·사찰령] 등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다루었으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이신 이언오 박사님의 [불교와 경제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기획 논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졸납이 지금까지 게재해 오던 [용성스님의 후반기의 생애(2)]를 최종 정리하였습니다.

  본 논문지에 옥고를 보내주신 교수님들과 학회 때에 토론에 참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기고 논문을 보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 감사 등 임원님들과 '如來藏' 출판사와 '광진문화사'의 임직원들, 본연구원의 연구부장인 김광식 박사와 한상희 사무장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2001년 11월

                           대각사상연구원장  한 보광 합장